“코로나 ‘실시간 검사법’ 빠르면 3시간에도 가능”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27일 03시 00분


[톡투 건강 핫클릭]코로나19 진단검사

권계철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이사장(왼쪽)과 이혁민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이사가 코로나19 진단검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권계철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이사장(왼쪽)과 이혁민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이사가 코로나19 진단검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면서 진단검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대한진단검사의학회는 코로나19 진단검사 분량을 하루 1만5000건 이상 늘릴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유럽의 의료 전문가들도 국내 진단검사의 속도와 양에 놀랄 정도. 코로나19 검체를 어떻게 채취하고 이후 검사 과정은 어떤지 자세히 알아봤다. 권계철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이사장(충남대 의대 교수)과 이혁민 대한진단검사의학회 감염관리이사(연세대 의대 교수)가 도움말을 줬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는 어떤 일을 하는가.

“검체를 검사하고 해석하는 의사들이 주축이 돼 만든 학회다. 혈액검사를 받으면 콜레스테롤, 간 기능 등의 수치들이 나오는데 이를 전문적으로 해석한다. 코로나19의 경우 의심환자의 가래나 비인두 검체로 검사를 하는데 이 과정을 본 학회가 주관한다.”

―의심환자 검사량이 1만 건이 넘는데 제대로 할 수 있나.

“유전자 검사 인증기관 77곳이 하루 1만∼1만5000건을 진행하고 있다. 환자 수가 급증하고 있어 검사 의료기관 수도 늘리고 있다. 앞으로 검사를 못 받아 지체되는 사례는 별로 없을 것이다.”

―검사는 어떻게 진행되나.

“지금 코로나19에 대해 시행되는 검사법은 실시간(RT·Real-time) PCR 검사법이다. 코로나바이러스 유전자를 원래의 개수보다 수백만 배로 증폭해 양을 확인하는 검사다. 다른 검사법에 비해 정확도가 매우 높다.”

―검체 채취는 어떻게 하나.

“크게 상기도 비인두 부위와 하기도에 각각 묻어 있는 가래를 이용한다. 감염 초기에는 주로 비인두 부위를 채취한다. 면봉을 콧속에 넣어 목 뒤 부분인 비인두 세포를 채취한다. 면봉이 주는 자극으로 인해 환자들이 목을 뒤로 빼는 경우가 많다. 그 순간을 참아 줘야 정확한 검사를 할 수 있다. 폐렴으로 진행된 환자는 가래를 확보해 검사한다. 코로나19는 전파력이 강하고 위험성도 높아 의료진은 우주복 비슷한 방역복을 입는다. 이 옷을 입고 벗고 소독하기까지 거의 1시간이 걸린다.”

―간혹 음성에서 양성으로 결과가 바뀌는 이유는….

“병원체가 몸에 들어온다고 해서 바로 감염되는 것은 아니다. 바이러스는 몸에 들어와 자기가 살기 적절한 부위에 가서 증식한다. 늘어난 바이러스 양이 많아지면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 시점에 검사해야 양성 판정이 나온다. 바이러스 양이 적거나 바이러스가 없는 부위에서 검체를 채취하면 음성이 나올 수 있다. 반대로 양성에서 음성으로 바뀌는 경우도 있다. 이는 환자가 약물 또는 면역력에 의해 치료된 상태다. 일종의 자가 치유인 셈이다. 만약 음성이 나온 의심환자가 증상이 계속 악화되면 재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치료를 마쳤는데도 다시 양성이 나오는 이유는….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다. 워낙 많은 검사를 하다 보니 부적절한 검체 채취로 오류가 생길 수 있다. 재감염도 상정할 수 있다. 코로나19는 유전자 변이가 심해 재감염이 생길 수 있다. 환자의 면역력 약화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코로나19가 박멸됐다고 하여 퇴원했는데 이후 면역력이 떨어져 바이러스가 다시 번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치료 이후에도 1, 2주 정도는 조심하는 게 좋다.”

―진단검사를 6시간보다 더 단축할 순 없나.

“사실 6시간은 굉장히 보수적으로 잡은 시간이다. 빠르면 3시간도 가능하다. 다른 진단키트들은 임상평가가 충분히 이뤄지지 못했다. 학회와 질병관리본부가 임상 성능을 평가한 뒤 실제 의료기관에서 평가를 거쳐야 한다. 현재까지는 RT-PCR가 가장 정확도가 높은 검사법으로 평가된다. 30분이나 1시간 내에 결과가 나오는 검사법은 유전자 증폭 방식이 아닌 신속검사법이어서 정확도가 떨어진다. 현장에서 밤낮 일하는 의료진을 믿어줄 필요가 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코로나19#코로나 진단검사#대한진단검사의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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