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은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이다.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파킨슨병 환자 또한 증가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치매 환자도 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치료할 약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김종현 고려대 구로병원 신경외과 교수(49)는 “그래도 뇌를 자극하는 장비들이 업그레이드되고 있어 희망이 없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뇌에 전기 자극을 주는 뇌심부자극술로 환자들을 치료한다. 특히 약물 치료에 효과가 없는 파킨슨병과 난치성 뇌전증 치료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뇌의 문제로 인해 나타나는 이상운동질환이나 경련 등에도 뇌심부자극술을 포함한 최신 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김 교수는 영상 기술이 발전하고 인공지능 기술이 접목되면서 뇌질환 치료의 정확도가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김 교수는 “뇌수술의 부작용은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치명적일 수 있는데, 이런 부작용이 없는 장비가 많이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뇌질환자의 삶의 질도 앞으로는 좋아질 것이라고 김 교수는 말했다. 이를테면 뇌에 자극을 주기 위한 장치를 몸 안에 삽입해야 하는 뇌질환자도 있다. 보통은 직경 5cm 크기인 반구 모양의 장치를 가슴에 삽입한다. 이 때문에 몸을 움직일 때마다 불편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 이 장치가 점점 소형화하고 있다. 이미 두피 밑에 직접 삽입할 정도로 작은 장치가 개발되고 있다. 김 교수는 뇌심부자극술이 다양한 질환에 응용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 교수는 “투렛증후군(신체 일부분을 반복적으로 움직이거나 이상한 소리를 내는 병)이나 강박장애를 비롯해 약물로 치료가 잘 안 되는 정신질환 치료에 이미 일정 부분 적용되고 있다”며 “다만 아직까지는 모든 정신질환의 정식 치료법으로 완벽하게 입증된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 “막힌 뇌혈관 우회 연결술도 보편화 눈앞”
윤원기 신경외과 교수
뇌혈관질환 수술은 상당히 난도가 높다. 조금만 실수를 해도 다른 혈관을 건드리거나 신경을 다치게 할 수 있다. 이 경우 또 다른 심각한 뇌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의료계에서는 뇌혈관질환 수술을 ‘아트’라고 한다.
윤원기 고려대 구로병원 신경외과 교수(44)는 이런 수술이 미래에는 훨씬 쉬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영상 장비나 인공지능, 로봇 덕분에 웬만한 숙련도만 있으면 수술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다는 것.
윤 교수는 최소한의 절개만으로 뇌혈관질환을 수술하는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막힌 뇌혈관에 다른 혈관을 끌어다 연결함으로써 혈액을 흐르게 해 신경 손상을 막는 수술에도 능하다. 이 모든 고난도 수술이 앞으로는 ‘보통’ 수준의 수술이 된다는 이야기다.
윤 교수는 환자를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도 24시간 이상으로 연장될 것으로 내다봤다. 2, 3년 이내에 세밀한 수술이 가능해짐으로써 막힌 혈관을 거의 대부분 안전하게 뚫을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앞으로는 미리 질병을 예측해 대처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윤 교수는 말했다. 이미 일부에서는 이와 관련해 유전자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
이 연구가 어느 정도 이뤄지면 뇌동맥류와 같은 뇌혈관질환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조작해 발병 자체를 막을 수도 있다. 윤 교수는 대략 10년 후에는 이런 유전자 조작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뇌혈관질환은 고지혈증, 비만 등 다른 질병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윤 교수는 “의학 기술이 아무리 발달한 미래라고 하더라도 질병을 예방하기 위한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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