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방식도 바꿀 수 있는 블록체인 기술

  • 동아닷컴
  • 입력 2020년 3월 6일 21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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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신속하고 긴밀하게 연결됨에 따라, 기업이나 개인이 국경이나 지역, 시간대, 채널 등을 뛰어 넘어 교류하고 거래할 수 있는 기회도 늘어나고 있다. 상호 거래가 원활하게 이뤄지려면, 능동적 관리, 특히 최소 비용으로 위험성은 낮추고 비효율성을 없애는 단계가 필요하다.

블록체인과 같은 '분산원장기술(Distributed ledger technology)'은 거래 과정을 단순화하고, 전 세계 여러 이해관계자들과 효율적이면서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게 한다. 또한 별도의 중앙관리자나 중앙저장소 또는 중개기관 없이 진행된다. 여기서 거래란 예를 들어, 농장 데이터부터 은행업무, 계약에 따른 거래 데이터 등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블록체인 기술은 각 이해관계자가 네트워크를 통한 모든 거래에 대한 데이터베이스(원장)을 보관하는 P2P 네트워크를 구축해 구현된다. '블록'으로 프로그래밍된 거래 내역은 암호화 해시를 이용해 서로 연결된 '체인'을 형성한다. 암호화되어 서로 연결된 블록들은 데이터 접근이 가능한 이해관계자가 볼 수 있는 공통 정보로 이뤄진 기본 데이터 레이어를 형성한다. 이로써 신뢰성 높은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새로운 방식이 제공된다.

블록체인은 분산원장기술의 일종이다<출처=게티이미지뱅크>
블록체인은 분산원장기술의 일종이다<출처=게티이미지뱅크>

현재로서는 기존 기술을 이용해 확장 가능한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란 매우 복잡하고 관리하기도 쉽지 않다.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각 네트워크 구성원이 직접 하드웨어를 준비하고 소프트웨어를 설치한 뒤, 접근 제어를 위한 인증서를 생성, 관리하고, 네트워킹 요소들을 구성해야 한다.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실행되면 인프라를 계속 모니터링하고, 거래 요청 증가, 새로운 구성원의 네트워크 가입 및 탈퇴 등 변동사항에도 적응해야 한다.

아마존웹서비스(AWS)로 구축된 블록체인 기술은 이러한 조건과 문제를 해결하고, 다양한 산업에 걸쳐 새로운 사업 추진 방식을 구현할 수 있다.

농민들은 농작물을 심어 수확하기까지 각 단계에서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한다. 라이선스 데이터, 예를 들어 어떤 농작물을 심을지, 묘목을 몇 개 심을지 등 농민의 지적재산권에 해당될 데이터는 익명으로 제 3자에 판매될 수 있으며, 농업분야에 전 세계 농가에 실시간 인사이트를 제공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정작 농민들은 이 농작물 데이터로 어떻게 수익을 올릴 수 있는지 모른다.

글로벌 농업 데이터 기업인 '팜모바일(Farmobile)'은 AWS에 구축된 블록체인 기반 거래소를 활용한다. 팜모바일 솔루션에는 계정 만들기, 생성, 확인, 제안 실행, 디지털 자산 전송 등이 들어있으며, 농민들은 팜모바일 솔루션을 통해 승인된 구매자에게 데이터를 허가할 수 있다. 농장 식별정보는 완전히 익명으로 유지되며, 1회 사용가능한 라이선스를 판매할 수 있다. 또한 농학자, 농업장비 생산업체, 소매업체 등 잠재적인 데이터 구매자의 정보를 모두 확인할 수 있으면서, 제안을 거절할 수도 있다.

팜모바일은 전 세계 농민들이 농작물 데이터를 좀더 가치 있는 상품으로 만들 수 있도록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AWS 블록체인 거래소를 구축함으로써 자사의 성장 잠재력을 강화하고, 사업을 빠르게 확장하면서 높은 안전성과 컴플라이언스 기준을 보장하게 되리라 기대하고 있다.

팜모바일은 AWS 블록체인 기술로 농작물 데이터를 관리한다<출처=팜모바일>
팜모바일은 AWS 블록체인 기술로 농작물 데이터를 관리한다<출처=팜모바일>
국내에서는 수제 맥주 회사인 '카브루(Kabrew)'가 지난 2019년 12월 미국 라스베가스에 열린 'AWS 리인벤트 2019(re:Invent)' 행사에서 '아마존 매니지드 블록체인(Amazon Managed Blockchain)' 기반의 공급망 관리 시스템 시범과제 결과와 데모를 선보였다.

카브루는 이를 토대로 향후 수제 맥주의 품질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소(온도 등)를 제조부터 유통까지 모든 과정의 가시성을 높여 통합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클라우드와 연계된 사물인터넷 및 머신러닝 기술까지 적용하여 고객 서비스를 고도화함과 동시에 경영 효율화까지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블록체인 기술의 또 다른 사례는 필리핀 금융부문이다. 필리핀의 여러 지방은행은 대형 은행 수준의 자원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지방은행이 성장하거나 생존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때문에 지방에 거주하는 대다수 필리핀인이 은행 서비스를 제대로 혹은 아예 이용하지 못하기도 한다.

아마존 QLDB<출처=아마존웹서비스>
아마존 QLDB<출처=아마존웹서비스>
블록체인 기술 도입의 선구주자인 '유니온뱅크(UnionBank)'는 이를 해결할 블록체인 솔루션을 구축하려 AWS 파트너인 콘센시스(ConsenSys)와 협력했다. 새로 개발된 블록체인 기반 솔루션은 기존 은행 인프라와 중개기관에 의존할 필요 없이, 자국 내 결제가 가능한 비용 효율적인 탈 중앙, 준 실시간 네트워크를 생성했다.

또한,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 기술을 위한 콘센시스의 칼레이도(Kaleido)를 AWS에서 활용함에 따라, 유니온뱅크는 블록체인 솔루션을 맨 처음부터 구축할 때 필요한 비용과 시간, 노력을 줄일 수 있었다. 새롭게 도입된 블록체인 솔루션으로 지방 은행은 더 이상 사무 부서의 결제내역을 일일이 처리하지 않아도 된다. 블록체인 기술은 은행 접근성과 포용성을 높이고, 미래의 은행 업무를 지속하도록 지원한다.

또 다른 사례는 석유/가스 산업에서 찾을 수 있다. 석유/가스 공급망을 통해 자원을 이동하는 데에는 토지 소유자, 정부, 석유 및 가스 업체, 감독관, 금융기관 등 여러 이해관계자가 관여한다. 석유 채굴자와 석유가 채굴되는 토지의 소유자 사이에서 진행돼야 하는 중요한 사업 단계가 있다. 사용료 거래대금 확인 작업은 시간이 많이 들고 직접 처리해야 하며, 모든 이해관계자가 계약 조건에 사전에 합의해야 한다. 그러나, 계약 당사자들이 계약 조건을 서로 다르게 해석해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잦다.

캐나다의 기술 제공업체인 '길드원(GuildOne)'은 이에 사용료 계약서 거래를 비용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처리할 방법을 고민했다. 이후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계약 조건을 복제하고 합의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했고, 분쟁 발생 가능성을 줄여 계약서 관련 행정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길드원은 블록체인 기술로 계약 조건을 복제/합의할 수 있다<출처=길드원>
길드원은 블록체인 기술로 계약 조건을 복제/합의할 수 있다<출처=길드원>
사용료 원장을 만들고 이해관계자 사이의 엄격한 개인정보/보안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길드원은 사업과 장수를 목적으로 개발된 블록체인인 R3의 코르다(Corda)를 AWS 상에서 사용하기로 했다. 길드원은 석유/가스 업계가 사용료 원장 솔루션을 채택하는데 있어 보안성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블록체인 솔루션은 이처럼 상호 거래를 단순화하고 효율성을 높여, 기업이나 개인이 전 세계에 걸쳐 사업을 추진하는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다. 이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확장 가능성이 보장된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와 제휴하면서, 동시에 외부 공격으로부터 자사 시스템을 보호하는 사이버 보안 제어 및 표준을 확보해야 한다.

아마존 매니지드 블록체인은 인기 오픈 소스 프레임워크인 하이퍼레저 패브릭(Hyperledger Fabric)과 이더리움(Ethereum)을 사용해, 확장 가능한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간편하게 생성하고 관리하는 완전관리형 서비스다. 또한 네트워크 생성에 필요한 간접비를 없애고, 수 많은 거래를 처리하는 대량의 애플리케이션을 지원하도록 자동으로 확장된다. 인증서를 관리해 고객들이 네트워크에 새로운 멤버를 쉽게 초청할 수도 있다.

글 / 아마존웹서비스 사업개발 담당 김선수
정리 / 동아닷컴 IT전문 김영우 기자 peng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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