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2020] 라인게임즈 이제는 ‘가능성’을 결과로 보여줄 때

  • 동아닷컴
  • 입력 2020년 3월 19일 13시 59분


대형 MMORPG 경쟁에 묻혀 화제가 되지는 않았지만, 2019년 라인게임즈는 타 게임사 못 지 않은 바쁜 한 해를 보냈다. 비록 선보인 게임은 엑소스 히어로즈 등 3종에 불과하지만, 다수의 개발사에 지분 투자와 스튜디오를 설립하는 등 미래를 위한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지난 2018년 8월 출범한 라인게임즈는 1세대 카카오게임으로 손꼽히는 '드래곤플라이트'의 큰 흥행으로 이름값을 높인 '넥스트플로어'의 주식 51%를 '라인 주식회사'가 인수해 설립된 회사다.

라인게임즈(출처=게임동아)
라인게임즈(출처=게임동아)

일본에서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라인과 넥스트플로어의 만남은 당시 게임시장에 큰 이슈가 되었다. 더욱이 '크리스탈하츠', ‘엘브리사’, '데스티니 차일드' 등의 게임 퍼블리싱에서도 역량을 키워온 넥스트플로어인 만큼 일본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놓을 수 있다는 기대를 함께 받았던 것이 사실.

현재 라인게임즈가 가장 주력으로 진행 중인 사업은 ‘얼라이언스’로 불리는 게임 퍼블리싱이다. 개발사가 게임을 만들고, 퍼블리셔가 게임을 유통하던 기존의 방식과 달리 이 얼라이언스는 개발사의 지분투자를 시작으로 개발과 기획 등 전방위 협력 관계를 추구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실제로 라인게임즈는 출범 이후 엔플게임즈의 주식 1만 8,777주를 40억원, 하운드13의 주식 3만 390주를 30억원에 라인 네이버 게임투자 조합을 통해 인수하는 등 매우 공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여기에 게임 스타트업 '5민랩', 엑소스 히어로즈의 개발사 우주, 나노인터렉티브, 락스퀘어, 모빌팩토리 등 퍼블리싱을 맡은 개발사들의 투자를 지속적으로 단행하며, 현재 20여 곳의 개발사들과 얼라이언스를 구축하고 있다.

베리드 스타즈 스크린샷(출처=게임동아)
베리드 스타즈 스크린샷(출처=게임동아)

이 얼라이언스를 바탕으로 한 2020년 게임 라인업도 주목할 만하다. '검은방', '회색도시' 등을 제작하며, 밀실 어드벤처의 붐을 일으킨 진승호 디렉터의 신작 '베리드 스타즈'가 플레이스테이션4(PS4) 및 PS 비타 그리고 닌텐도 스위치 버전으로 출시된다. 서바이벌 어드벤처 장르를 표방한 이 게임은 서바이벌 오디션에서 발생한 붕괴사고로 고립된 캐릭터들이 생존을 위해 펼치는 다양한 스토리를 ‘커뮤니케이션’ 기반의 키워드로 담아냈으며, 이를 통해 진실에 다가서는 ‘어드벤처’의 재미를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대항해시대 오리진 이미지(출처=게임동아)
대항해시대 오리진 이미지(출처=게임동아)

코에이테크모게임즈와 함께 개발 중인 오픈월드 MMORPG ‘대항해시대 오리진’도 연내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추억의 명작 게임으로 손꼽히는 대항해시대2의 IP를 모바일게임 그대로 옮긴 이 게임은 받는 ‘대항해시대2’를 최신 트렌드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전 세계 200곳 이상의 항구 및 1,000명 이상의 등장 캐릭터를 최신 언리얼엔진4를 활용한 세련된 그래픽을 통해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라인게임즈 측은 대항해시대2 출시 30주년인 2020년을 글로벌 서비스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으며, 연내 스팀(Steam) 등 멀티 플랫폼으로 발매될 계획이다.

슈퍼스트링 이미지(출처=게임동아)
슈퍼스트링 이미지(출처=게임동아)

여기에 ‘신석기녀’와 ‘테러맨’, ‘신암행어사’ 등 와이랩 유명 웹툰 IP를 활용한 모바일 RPG ‘슈퍼스트링’이 금년 하반기 출시 목표로 개발이 진행 중이다. 이 게임은 팬들에게 친숙한 웹툰 캐릭터를 3D 모델링으로 재해석해 새로운 세계관에 기반한 독특한 스토리와 화려한 3D 그래픽으로 표현한 박진감 넘치는 전투 등이 특징이다.

또한 ‘엑소스 히어로즈’의 개발사 ‘우주’에서 개발 중인 모바일 TCG ‘레이브닉스: 더 카드 마스터’도 금년 중 론칭을 목표로 추가 개발이 진행 중이며, 서바이벌 MOBA 장르로 개발 중인 ‘로얄 크라운’도 모바일 및 PC를 버전의 멀티 플랫폼으로, 올해 상반기 중 글로벌 소프트론칭을 시작한다.

여기에 창세기전IP를 ESA(구 소프트맥스)로부터 완전 인수한 이후 최초로 선보이는 창세기전의 신작 ‘창세기전2 리메이크(가칭)’도 준비중이다. 닌텐도 스위치 버전으로 개발 중인 이 게임은 최신 언리얼엔진4를 기반으로, 라인게임즈 내부 개발 스튜디오를 통해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이처럼 라인게임즈는 2020년 모바일, 콘솔, PC을 아우르는 약 8종의 이르는 게임 라인업을 통해 자신들의 가능성을 올 한 해 완전히 발현시킨다는 계획이다.

라인게임즈 차이나조이 현장 부스(출처=게임동아)
라인게임즈 차이나조이 현장 부스(출처=게임동아)

글로벌 시장 진출 시도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아직 한한령의 여파로 인해 판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지만, 중국 지사를 이미 설립할 정도로 라인게임즈는 중국 진출에 매우 적극적이다. 국내 게임사의 참여가 저조했던 지난 ‘2019 차이나조이’서 BTB관에 참가한 라인게임즈는 중국 현지 퍼블리셔와 개발사들과 접촉한 바 있다.

아직 한한령의 여파로 외자 판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진출 시기는 아직 알 수 없지만, 공동 개발부터 파트너십을 비롯해 이해관계가 맞을 경우 별도의 투자 혹은 계약을 진행하는 등 중국 시장에 대비하기 위한 다양한 진출 방안을 모색한다는 것이 이들의 전략이다.

일본 시장의 경우 현지 법인 ‘스테아즈’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만큼 중요 글로벌 서비스 국가로 서비스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라인게임즈는 ‘퍼스트 서머너’를 비롯해 ‘크로스 크로니클’이 일본 서비스를 진행 중이며, 이 데이터와 현지 시장 분석을 통해 향후 자사의 게임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일본 시장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엑소스 히어로즈 간담회 현장(출처=게임동아)
엑소스 히어로즈 간담회 현장(출처=게임동아)

이처럼 라인게임즈는 모바일 시장을 넘어 PC, 콘솔 등 플랫폼에 다변화와 다수의 개발사들과 협업을 통한 다채로운 게임 라인업 그리고 글로벌 진출 전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전략을 준비 중이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듯이 라인게임즈의 불안요소도 함께 존재한다.

가장 두드러진 부분은 게임 라인업의 불규칙한 출시로, 지난 2018년 진행한 게임 라인업 발표회 당시 2019년 약 6종의 게임을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중 실제로 출시된 게임은 ‘퍼스트 어벤저’, '어드벤처 인 위즈빌' 그리고 ‘액소스히어로즈’ 3종에 불과하다.

여기에 2019년 출시된 3종의 게임 중 ‘퍼스트 서머너’와 '어드벤처 인 위즈빌'은 실험적인 시도가 강했던 작품이었으며, 실제로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작품은 ‘엑소스 히어로즈’ 단 하나에 불과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비록 ‘퍼스트 서머너’가 대만 인기게임 순위 1위에 올랐고, 수집형 RPG 장르로 개발된 ‘엑소스 히어로즈’가 매출 상위권을 기록했지만, 한번 궤도에 오르면 오랜 시간 순위를 유지하는 수집형 RPG 장르임에도 ‘엑소스 히어로즈’는 다양한 이슈 속에 순위 변동폭이 심한 것이 사실.

이러한 현상은 지금은 별도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는 데스티니 차일드나 ‘크로스 크로니클’ 등 시프트업 시절부터 서비스됐던 게임과도 유사한 패턴이다. 독특한 콘텐츠와 시스템으로 초반 이슈 몰이는 성공하지만, 이 성적을 유지하는 뒷심이 부족하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것은 라인게임즈에게도 중요한 문제로 다가온다. 2019년 라인게임즈의 직원수는 약 300여명. 여기에 전략적 투자 혹은 스튜디오 분사 방식으로 얼라이언스를 구축 중인 20여개 업체까지 더하면 대략 800여 명에 가까운 인력이 라인게임즈와 함께하고 있는 상황이다.

라인게임즈 김민규 대표(출처=게임동아)
라인게임즈 김민규 대표(출처=게임동아)

이는 국내에서 상위권으로 분류되는 거대 게임사와도 견줄 만한 규모다. 때문에 만약 2020년 역시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라인게임즈가 추구하는 얼라이언스 역시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는 ‘대항해시대 오리진’, ‘슈퍼스트링스’, 베리스 스타즈 등 매출 부분에서 큰 기대를 받는 작품이 다수 출시되는 2020년 라인게임즈가 풀어야 할 숙제로 손꼽힌다.

이처럼 2020년은 라인게임즈에게 그 동안 자신들에게 불안요소로 지적된 부분을 한번에 털어낼 수 있는 해이자, 2년간 준비한 자신들이 잠재력을 폭발시킬 수 있는 기회의 해이기도 하다. 다수의 게임사들이 모바일에 집중하거나, 온라인 IP를 통한 사업에 집중할 때. 라인게임즈는 콘솔과 PC 라인업 그리고 명작 게임 IP를 활용한 신작에 이르기까지 기존 게임사들과는 다른 행보를 걸어왔다.

다양성이 없어지고, 허리가 없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국내 게임산업에서 독특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라인게임즈가 게임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앞으로의 모습이 궁금해진다.

동아닷컴 게임전문 조영준 기자 zoroast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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