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집에만 있다 보니 분리불안이 심해지는 것 같아요. 잠깐 쓰레기를 버리러 나가거나 화장실에 가는 것도 못 가게 해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아이가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분리불안 장애를 우려하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불안 증상이 있는 아이들을 보면 기질적으로 예민할 뿐만 아니라 부모가 자녀를 과잉보호하는 경향이 있다. 우선 불안 증상이 코로나19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인지부터 살펴봐야 한다. 일시적인 증상이라면 아래 순서로 아이의 불안을 달래주면 된다. 아동의 불안이 증폭되면 감정에 압도돼 오히려 코로나19 이야기를 회피하려고 한다. 불안한 감정이 일반적이라고 안심시켜 주고 구체적으로 질문하고 함께 공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예컨대 “코로나19 때문에 엄마는 많이 불안한데 너도 불안하지 않니?” “바이러스에 감염될까봐 너도 엄마, 아빠처럼 걱정이 돼서 안 떨어지려고 했구나”라는 식으로 대화한다.
두 번째 단계로 아이가 객관적으로 판단해 불안을 잘 다스릴 수 있도록 한다. 완치된 사례나 지병이 없으면 치사율이 높지 않다는 점, 우리나라는 의료체계가 잘 갖춰진 점, 안전수칙만 잘 지키면 감염을 막을 수 있다는 점 등을 알려준다. 불안한 아이는 스스로를 믿지 못하기에 “다 괜찮아질 거야, 아무 일 없을 거야”처럼 막연하게 달래는 건 도움이 안 된다. 세 번째 단계는 불안 증상을 보이지 않을 때 칭찬이나 물질적 보상을 해주고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을 했을 땐 무시한다.
마지막으로 불안 정도를 수치화해서 질문한다. 척도 질문은 아이에 대한 관심과 자기 불안의 변화를 명확하게 인식하도록 도와준다. 즉, “불안점수를 0∼100점 중 너의 불안은 몇 점이니?”라고 물은 뒤 수치를 낮추기 위한 행동을 같이 생각하고 실천하도록 지지한다. 만약 행동이 여전하다면 분리불안 장애 증상을 체크해보자.
예컨대 △36개월 이후에도 분리에 대한 불안이 계속되면서 언제 어디서든 엄마를 따라다니거나 매달리는 행위 △엄마랑 떨어지기 싫어 학교에 가거나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게 어려운 경우 △사고(길 잃기, 납치, 사고, 질병 등)가 발생해 중요한 애착 대상(주로 엄마)과 분리될까 과도하게 걱정하는 행위 △중요한 애착대상이 사고로 숨질까봐 지속적으로 걱정하는 행위 △분리를 주제로 악몽을 꾸는 행위 등이다.
이런 증상이 △아동과 청소년의 경우 최소 4주 이상, 성인은 전형적으로 6개월 이상 지속되고 △중요한 애착 대상과 분리되는 상황 또는 분리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반복적으로 과도한 고통을 경험하며 △두통, 복통, 구토와 같은 증상을 반복적으로 보이면 분리불안 장애를 의심할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전문의와 상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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