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판정을 받으면 환자의 대부분은 극심한 공포에 빠진다. 박경화 고려대 안암병원 종양혈액내과 교수는 바로 이 공포심부터 극복해야 치료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병을 고치는 의사의 실력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잖게 투병 의지도 중요하다는 뜻이다. 현재 암 투병 중이기도 한 박 교수에게 ‘슬기로운 환자 생활’을 들어봤다. 박 교수는 크게 세 가지를 강조했다.
①현재를 받아들이고, 나를 사랑하라
박 교수는 “슬기로운 투병의 첫 번째 단계는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을 그 자체로 받아들여야 투병 의지가 강해지고, 해결책도 찾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박 교수는 “암뿐 아니라 모든 중증 질환에서 긍정적 마인드를 가진 환자들의 치료 효과가 좋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암 환자들을 보면 가족을 지나치게 신경 쓰거나 직장에 집착하는 경향이 강한 사람이 의외로 많다”고 말했다. 자기 자신을 돌보지 않을수록 암에 걸릴 확률도 높아진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지금이라도 자신을 인정하는 것이 치료에 도움이 된다.
②가족과의 소통-리셋 노력해야
환자 홀로 암을 극복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의사가 이끌고 가족 혹은 지인이 밀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이런 점 때문에 박 교수는 환자 진료를 할 때에도 가급적 가족을 동반하도록 한다. 박 교수는 “소통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사랑받는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는데, 암 치료에 정말 좋은 약이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인생을 리셋(reset)하려는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마음 관리가 중요하단다. 예민할수록 암에 걸리기도 쉽고, 암 환자들 또한 실제로 예민하다. 박 교수는 “화를 줄이고 일과 돈 욕심을 줄여야 암의 재발 확률을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③적절한 체중 유지와 운동이 필수
암 재발을 막는 비법을 묻는 환자들에게 박 교수는 “그런 특효약은 없다”며 “올바른 식습관과 규칙적 운동이 정답”이라고 말한다. 특히 유방암 같은 여성 암의 경우 대사 질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반드시 적절한 운동을 해 줘야 한다.
운동을 시도했다가 포기하는 환자가 적잖다. 박 교수는 “굳이 헬스클럽에서 전문적 트레이닝을 받지 않아도 된다. 매일 언제든 할 수 있는 운동을 구체적으로 하라”고 조언했다.
박 교수는 계단을 이용하거나 쉬는 시간에 운동장에서 산책을 한다. 몇 년 전부터 휴대전화에 만보기 애플리케이션을 깔아놓고 체크한다. 지난해 1년 동안 매일 평균 9800보를 걸었다. 박 교수는 “반짝 하는 운동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하는 운동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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