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가 알려주는 ‘슬기로운 약국 사용법’
넘쳐나는 건강 정보… 약국서 내게 맞는 영양제 추천받길
약물 오남용 줄이기 위해선 약 이름 아닌 증상 얘기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젊은 층에서는 스스로 건강을 관리를 하는 ‘셀프 메디케이션(Self-Medication)’이 트렌드로 떠올랐다.
셀프 메디케이션은 ‘스스로 건강을 지키자’는 거다. 하지만 개인이 알아서 선택하기에는 건강 관련 제품이 너무 많다. 셀프 의료기기, 각종 홈트레이닝 기구와 종합비타민, 유산균, 오메가3, 프로폴리스, 마그네슘 등 영양제 성분도 다양해 무엇을 골라야 할지 혼란스럽다. 약사 강유진 씨는 “약에 관한 궁금증이 생기면 동네약국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며 ‘슬기로운 약국 사용법’을 귀띔해줬다.
선택이 어렵다면 약국을 찾아라
약사는 의료 종사자다. 우리나라는 질환에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면허를 발급한다. 의료인은 건강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애써야 한다.
셀프 메디케이션 시대라지만 건강 관련 신제품이 넘쳐나는 때에 나에게 필요한 제품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일례로 면역력과 장 건강에 좋다는 유산균만 해도 균 종류가 수만 가지다. 유산균 제품을 판매하는 업체도 대형 제약사부터 신생 벤처기업까지 수백 곳이다. 유산균은 특히 원료가 중요하다. 균주 몇 가지만 넣고 프로바이오틱스라고 과대광고를 하는 곳도 적지 않다.
영양제나 건강기능식품은 부원료도 중요하다. 하지만 소비자가 이런 부가적인 성분까지 세심하게 따지기가 어렵다. 강 씨는 “요즘에는 워낙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인터넷에 올라오는 글이나 광고를 보고 이것저것 구입해서 섭취한다”며 “한 젊은 분은 영양제를 한 번에 10알씩 먹는다고 해 놀란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너무 과하게 먹는 거 같아서 왜 약국에 와서 물어보지 않았냐’고 했더니 ‘미안해서’라고 했다. 분명 약국보다 온라인으로 저렴하게 구입한 것은 맞는데 진단을 통한 합리적인 소비가 아니니까 그게 참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약사는 약료(약값)를 가장 잘 알고 있으면서 영양소 전문가다. 선택이 어렵다면 약사에게 조언을 구해보자.
증상을 먼저 말하는 것이 유리하다
콧물이나 기침이 나면 무조건 감기라고 생각하고 종합감기약을 찾는다. 음식을 먹고 체하면 소화제 성분을 따지지 않고 익숙한 이름의 소화제를 먹는다. 두통이 생기면 광고에서 봤던 두통약을 먹는다. 많은 사람이 자신의 증상과 약의 효능, 성분을 꼼꼼하게 따져보지 않은 채 약을 복용한다. 의약품의 오남용이나 부작용이 걱정되는 부분이다.
머리가 지끈거리고 컨디션이 안 좋을 때 습관적으로 액상 종합감기약을 먹는다면 약에 함유된 항히스타민제, 기침이나 가래약 등 불필요한 약물까지 복용하는 전형적인 약물 오남용 사례가 된다. 기름진 음식을 먹고 체했을 때는 지방을 분해하는 소화 효소가 다량으로 들어 있는 소화제를 먹어야 효과가 더 좋다. 평소 위장 장애가 있거나 자주 음주를 하는 사람이 두통약을 복용해야 한다면 성분을 따져보고 선택해야 부작용을 피할 수 있다.
약사에게 자신의 증상을 말하면 부작용은 줄이고 효과는 높일 수 있는 적절한 약을 복용할 수 있다.
단골 약국을 만들어라
약을 먹다가 불편함을 느낄 때 쉽게 물어볼 수 있는 곳이 단골 약국이다.
병원에서 병을 진단하면 ‘질병분류기호’가 적힌 처방전을 받아서 약국에 간다. 꾸준히 이용하는 약국이 있다면 자신의 병력 리스트나 처방약 데이터가 약국에 쌓인다. 만성질환으로 평소 복용해야 하는 약이 있다면 데이터 등을 토대로 일반 약이나 다른 약을 구입할 때 약사는 약물의 상호작용을 가려내 적합한 약물을 추천할 수 있다.
복약지도를 제대로 해주는 약국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의사가 약을 처방한 의도를 파악하고 약사는 환자에게 정확한 복용법을 알려준다. 이때 환자의 복용도는 올라간다. 강 씨는 “단골 약국을 만들 때는 복약지도와 상담을 자세하게 해주는 약사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약사는 건강 제너럴리스트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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