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채널톡'을 운영하는 조이코퍼레이션(대표: 최시원)이 50억 원 규모의 프리-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다. KB인베스트먼트,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라구나인베스트먼트 등이 참여했으며, 누적 투자유치 금액은 총 118억 원에 달한다.
2010년 설립한 조이코퍼레이션의 성장을 이끈 것은 채널톡이다. 지난 2017년 채널톡 유료 서비스를 정식 선보인 뒤 불과 1년 만인 2018년 5배 성장했고, 다시 1년 뒤인 2019년에는 3배 성장을 달성했다.
채널톡은 상담, 마케팅, 팀메신저를 통합한 올인원 비즈니스 메신저다. 일종의 '온라인 점원' 역할을 하는 고객 상담 채팅 서비스라고 설명할 수 있다. 사용자가 앱이나 웹 서비스 하단의 동그란 채팅 버튼을 클릭하면, 사업자와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서비스다.
예를 들어보자. 인터넷 쇼핑으로 바지를 구매하려는 사용자가 나에게 잘 맞는지 궁금하다. 이때 동그란 버튼을 누르고, 바지를 판매하는 업체 담당자에게 바로 질문할 수 있다. 질문을 받은 업체 담당자는 사용자가 보고 있는 바지의 자세한 정보를 전달한다. 메신저를 이용해 채팅한다는 측면에서, 사용방법은 카카오톡과 비슷하다.
얼핏 단순해 보이는 서비스이지만, 현재 조이코퍼레이션의 채널톡을 사용하고 있는 기업 수만 2만 5,000곳 이상이다. 채널톡을 도입한 기업이 긍정적인 효과를 얻었다는 사례도 들려온다. 이에 채널톡을 서비스하고 있는 조이코퍼레이션의 최시원 대표를 만나 직접 이야기를 나눴다.
채널톡, 올인원 비즈니스 메신저라는 의미
IT동아: 만나서 반갑다. 먼저 채널톡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부탁드린다.
최시원 대표(이하 최 대표): 웹(인터넷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업체가 서비스를 이용하고자 하는 고객과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돕는 B2B SaaS 서비스다. 우리는 내부적으로 올인원 비즈니스 메신저라고 소개한다.
('올인원 비즈니스 메신저?'라는 반문에)
메신저를 활용해 비즈니스 활동을 돕는 서비스라고 생각하면 된다. 인터넷으로 옷을 판매하는 사업자가 홈페이지를 방문한 고객들을 관리하고, 매출 증대와 마케팅 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돕는 올인원 서비스다. 쉽게 얘기해 채팅 상담 서비스다. 다만, 단순하게 채팅할 수 있는 시스템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업체에게 도움될 수 있는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IT동아: 채팅, 메신저 기반의 B2B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인가.
최 대표: 몇 가지 사례를 언급하는 게 좋겠다(웃음). 아마존에서 골전도 이어폰 분야 1위 판매 업체인 '애프터샥'은 채널톡을 도입한 뒤, 월 매출이 2,000만 원 이상 늘어났다. 셀프 네일아트 브랜드 '데싱디바'도 채널톡을 도입해 회원가입한 고객이 실제로 구매하는 구매전환율을 50%까지 끌어올렸다. 커피 전문점 '파스쿠찌'는 가맹점 오픈을 고민하는 예비 점주들 채널톡으로 소통하기 시작하면서 가맹점 관련 상담 문의는 주당 평균 2.5배 증가했다.
우리가 해결하고자 하는 것은 온라인 비즈니스 세일즈(영업)과 마케팅의 효율 개선이다. 오프라인 매장의 경우, 방문 고객 중 약 30~50%가 실제 구매한다. 반면, 온라인 홈페이지 방문자는 오프라인과 달리 사람과 대면하는 직접적인 교류가 없어 방문자 중 98%는 구매 없이 이탈하고 돌아오지 않는다.
IT동아: 음… 맞다. 실제로 인터넷 쇼핑할 때는 대부분 마음에 드는 제품을 장바구니에 담거나 홈페이지 주소를 저장해 두고, 다른 곳을 둘러보기 마련이다.
최 대표: 그걸 해결하고 싶었다. 어떻게 하면 바로 나가는 고객을 붙잡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고객이 지속적으로 방문하고, 제품을 구매하게 만들 수 있을까? 아마 모든 인터넷 사업자의 고민일 것이다.
채널톡은 고객이 사이트에 들어왔을 때 각 고객에게 최적화한 실시간 채팅을 돕는다. 또한, 고객 데이터를 쉽게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해 리텐션(retention) 마케팅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고객과 소통한다?
IT동아: A라는 온라인 사업자가 B라는 고객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채널톡이라는 뜻인가.
최 대표: 맞다. 사실 채널톡은 우리 조이코퍼레이션이 사용하기 위해 개발했었다. 초기 우리의 사업모델은 직접 개발한 센서를 이용,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하는 고객의 행동 데이터를 분석하는 '워크인사이트' 솔루션이었다. 때문에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업체에게 워크인사이트를 설명해야만 했다.
하지만,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한 스타트업이 전국의 오프라인 매장을 직접 다니면서 영업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리고 기존에 없던 것을 설명하는 것도 어려웠고. 이 부분을 직접 해결하고자 만든 것이 채널톡이었다. 매번 전화로 설명하기 어려웠고, 이메일로 소통하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즉, 우리의 고객사와 소통하기 위한 방법으로 채팅을 선택했던 것이다.
IT동아: B2B 기술 스타트업의 경우, 솔루션을 판매한 뒤에도 계속 고객사와 소통하며 문제를 해결해줘야 하는데 이를 채팅으로 해결하고자 했던 것인가.
최 대표: 맞다. 정확하다. 처음에는 우리가 원하는 채팅 기능을 제공하는 해외 서비스를 도입했다. 그런데, 생각하지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해외 채팅 상담 서비스는 별도로 설치하는 프로그램 방식이었는데, 고객사가 설치하는 것 자체를 귀찮아하더라. 그리고 우리 내부에서 각 고객사를 관리하는 전문 인력을 각각 배치해야 했다. 하지만, 당시 우리 인력은 30명 정도였고, 각자 담당 업무만으로도 벅찼다. 고객사가 요구하는 실시간 채팅 상담에 시간을 할애하기 어려웠다. 다들 영업하고, 개발하고, 회의하고… 너무 바빴다.
뭔가 없을까? 우리 고객사와 보다 원활하게 상담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한데.
여기서 시작한 것이 채널톡이다. 2017년 클로즈베타 버전으로 개발했고,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우리 고객사와 실시간으로, 빠르게,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IT동아: 스스로에게 필요한 것을 개발한 셈이다.
최 대표: 사용하면서 필요한 기능을 계속 붙여 나갔다. 먼저 별도로 프로그램을 설치할 필요 없이 바로 웹 또는 앱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적용했다. 그리고 우리 고객사의 요청은 대부분 기술적인 질문이다. 때문에 답변할 수 있는 인력이 우리 내부에도 한정적일 수밖에 없었다.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콜센터도 마찬가지 아닌가. 전문적인 답변을 요구하는 질문은 담당자와 연결하기 전까지 기다려야만 한다.
이 부분을 바꿨다. 상담사 한 명과 1:1로 대화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전체 직원과 소통할 수 있도록 고쳤다. 즉, 고객사 질문은 우리 직원 모두에게 던져진다. 그리고 답변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응대한다. 채널톡으로 연결되는 채널도 다양화했다. 카카오톡, 슬랙, 잔디, 전화, 이메일 등 업무 용도로 사용하는 다양한 앱을 채널톡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연결했다.
IT동아: 정리하자면, 고객사는 1명이 질문했지만, 답변은 조이코퍼레이션 30명이 할 수 있다는 뜻인가.
최 대표: 맞다. 그렇게 하나씩 적용했다. 언제 어디에서나 우리 고객사와 우리가 대화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게 채널톡의 시작이었다.
기술 스타트업, 고객과 소통하며 함께 성장합니다
IT동아: 1명의 고객과 전체 직원이 대화한다는 것. 전문 상담사 1명이 더 나을 수도 있지 않을까.
최 대표: 많이 고민했다. 채널톡이 추구하는 바는 전문 상담사가 존재하는 콜센터와는 사뭇 다르다. 우리에게는 전문 상담사가 없다. 정확하게 얘기하자면, 전문 콜센터를 운영할 여력이 안된다. B2B 기술 스타트업이라는 특성상 다수의 일반인과 상담하는 콜센터와는 상담 의뢰가 들어오는 조건 자체가 다르다. 전문적이고 특수한 경우가 많다.
어떤 경우에는 아직 우리가 제공하지 않는 것을 업데이트해달라는 요청도 들어온다. 현재 구현되지 않은 기능이거나, 새로운 기능을 추가해 줄 수 없는지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 개발 관련 질문에 영업 담당자가 답변할 수는 없잖은가. 때문에 우리 모두가 함께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해야 했다.
첨언하자면, 우리도 전문가가 아니다. 우리도 모르는 것이 많다. 그래서 고객사와 커피 한잔하듯 편하게 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 스스로 열심히 해결 방법을 찾아 답변할 수 있었다. 상담하고 있는 내가 모르는 분야를 묻는다면? 동료를 불러야 한다. 그렇게 채널톡을 하나씩 완성했다.
IT동아: 그렇게 개발한 채널톡을 이제 유료로 제공하기 시작한 것이고.
최 대표: 자연스럽게 우리의 새로운 B2B 모델로 들어왔다. 우리에게 필요로 했듯, 채널톡을 필요로 하는 고객사들이 나타났다. 주로 스타트업들이다. 직원 수가 5명에서 100명 사이인 기업들. 우리처럼 구성원 전체가 고객과 끊임없이 대화하고, 소통하고, 상담해야 하는 기업에게 채널톡은 유용한 서비스였다. 사실 모든 비즈니스의 핵심은 고객과의 만남이다.
고객과의 만남을 어떻게 유지하고, 다음 만남을 어떻게 이어가야 할지, 고객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지, 고객이 원하는 것을 어떻게 해결해줘야 할지…. 이 모든 것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채널톡이다.
고객에게 먼저 질문을 던질 수는 없을까?
IT동아: 어떤 의미인지 잘 알겠다. 아, 채널톡을 활용한 마케팅 기능도 추가했다고 들었는데.
최 대표: 생각을 바꿨다. 고객과의 만남에서 '시작'의 주체를 바꿔보면 어떨까? 상담의 시작은 대부분 고객이 먼저 시작한다. 고객이 질문하고, 그에 대한 답변을 해야 하는 것이 상담이다. '이건 가능한가요?', '어떤 기능이 되나요?', '취소하고 싶은데', '환불받을 수 있나요?' 등등. 그런데, 고객에게 먼저 질문할 수는 없을까?
(먼저 질문한다?)
인터넷 쇼핑몰을 처음 방문한 고객이 있다고 가정하자. 몇 가지 제품을 살펴보더니, 이 고객이 회원 가입을 시작했다. 그리고 다시 회원 가입 전에 살펴본 제품을 살피기 시작한다. 이때 상담사가 먼저 질문한다. "혹시 제품에 대해 제가 설명해 드려고 괜찮을까요?"라고.
IT동아: …오프라인 매장에 문을 열고 들어온 손님에게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듯이?
최 대표: 비슷하다(웃음). 이렇게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일주일 전에 방문한 고객에게 이런 인사말을 전한다. "다시 찾아와 주셨네요. 천천히 둘러보세요. 궁금하신 점 있으시면 물어보시고요"라고. 각 고객 정보를 채널톡과 연동하고, 실시간으로 질문하고 답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문자, 이메일, 홈페이지 팝업 등으로 마케팅할 수 있는 기능도 갖췄다. 공지사항을 전달하거나, 신제품 출시 소식을 알릴 수 있고, 재방문한 고객에게 10% 쿠폰을 제공할 수도 있다. 고객 정보를 담은 고객 관리를 바탕으로 마케팅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
IT동아: 올인원 비즈니스 메신저라고 소개하는 이유를 알 것 같다. 마지막으로 바람이 있다면.
최 대표: 처음에는 실시간 채팅 기능으로 시작했지만, 우리의 고객사가 원하는 기능을 추가하면서 지금의 채널톡으로 발전했다. 마케팅, 팀메신저, 고객관리 등… 필요한 기능이라고 판단되면 하나의 제품으로 완성해 바로 업데이트하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일본, 영국, 미국, 홍콩, 인도네시아 등 22개국)에서 채널톡 솔루션을 도입했다. 특히, 일본 시장 반응은 폭발적이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4개월간 채널톡을 도입한 일본 기업 수는 전년 동기 대비 8배 상승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절정에 달했던 3월과 4월 사이 신규 가입 기업은 1.5배 가량 증가했다.
현재 채널톡 전체 매출 중 10%는 해외에서 발생한다. 내년 해외 매출 비중은 20%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객이 답'이라는 철학으로 시작해 지금까지 왔다. 채널톡은 앞으로도 우리가 원하는 서비스가 아닌,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면서 서비스하고 싶다. 우리나라 전체 웹사이트 수는 약 40만 개로 추정된다. 40만 웹사이트에 전화보다 채널톡을 먼저 사용하길 희망한다. 앞으로도 우리 채널톡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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