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낮 12시 35분(한국 시간) 우주탐사선 ‘솔라 오비터’가 태양 표면과 7700만 km 떨어진 곳에 도달했다. 유럽우주국(ESA) 제공
사상 최초로 태양 남극과 북극을 동시에 관측할 우주탐사선 ‘솔라 오비터’가 15일 처음으로 이 탐사선의 현재 궤도에서 가장 태양과 가까운 근일점에 도착했다. 솔라 오비터는 앞으로 약 3년에 걸쳐 궤도를 수정하며 태양에 더욱 가까이 접근할 예정이다.
유럽우주국(ESA)은 15일 낮 12시 35분(한국시간) 솔라 오비터가 태양 표면과의 거리를 7700만 km 이내로 좁혔다고 발표했다.
솔라 오비터는 태양에서 가까운 주변 궤도를 돌며 태양 표면과 방출 물질을 관측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플레어’로 대표되는 태양 표면에서 일어나는 각종 폭발 활동과 자기장 변화, 표면 폭발 과정에서 생성되는 전자와 이온 등 입자를 관측한다.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ESA가 함께 개발한 이 탐사선은 올 2월 초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아틀라스5 로켓에 실려 우주로 향했다.
솔라 오비터는 여러 차례 행성의 중력도움(플라이바이)을 받아 궤도를 수정하며 목표한 임무 궤도에 접근하고 있다. 2021년 11월까지 금성을 두 차례, 지구를 한 차례 스쳐 지나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수성보다 안쪽 궤도인 4200만 km까지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태양과 수성 간 거리의 4분의 3이자 태양 지름의 약 60배 거리에 해당한다.
솔라 오비터는 2030년까지 7년간 태양을 관측하는 임무를 맡았다. 이 기간에 7차례의 플라이바이를 더 거치며 태양 적도면과 최대 33도 기울어진 상태에서 태양을 관측한다.
과학자들은 솔라 오비터가 본격적으로 활동을 개시하면 태양 북극과 남극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들 지역을 관측하면 11년으로 알려진 태양의 활동 주기를 정확히 알아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위성 교란이나 통신에 영향을 주는 태양풍 및 태양 입자도 분석해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지금까지 펄펄 끓는 태양계 안쪽 깊숙이 들어간 태양 탐사선은 5개 이른다. NASA와 독일 우주국은 1967년 헬리오스 1호를, 1974년엔 헬리오스 2호를 각각 쏘아 올렸다. NASA는 별도로 1973년 매리너 10호를 발사한 데 이어 2004년 수성 탐사선 메신저를 보냈다. NASA는 또 2018년에는 파커 솔라 프로브를 쏘아 올렸다. 파커 솔라 프로브는 태양 지름의 10배에 해당하는 거리까지 접근할 예정인데 이는 인류가 만든 물체 가운데 가장 태양 가까이 접근한 것이다.
솔라 오비터는 그보다 멀리 떨어져 태양을 관측하지만 태양 방출 입자가 만드는 ‘태양풍’과 자기장, 입자를 관측하는 각종 최신 과학장비 10가지가 실려 있다. 태양 코로나(태양 바깥쪽 대기에 있는 가스층)를 관측하기 위한 영상 촬영 장치와 극자외선 및 엑스선 촬영 장비 등 영상 장비도 실려 있다.
솔라 오비터에는 또 파커 솔라 프로브에는 없는 초고해상도 망원경이 달려 있다. 태양에서 나오는 뜨거운 열을 막는 열 차폐 기술이 적용돼 태양을 직접 촬영할 수 있다. 대니얼 뮬러 ESA 솔라 오비터 프로젝트 책임자는 “솔라 오비터 망원경은 NASA의 태양활동관측위성(SDO)과 함께 최고 수준의 해상도를 자랑한다”며 “지구 근처 궤도에서 찍는 것보다 해상도가 2배 더 높은 사진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솔라 오비터는 실제로 이날 근일점에 도착해 태양을 처음으로 촬영했다. 뮬러 책임자는 “이 사진은 인류 역사상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서 촬영한 사진”이라며 “이미지 전송과 보정 과정을 거쳐 7월 중 공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솔라 오비터는 내년 초 다음 근일점에 접근하고 같은 해 11월부터 정식 관측에 들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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