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바이오’ 새 역사 쓴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26일 03시 00분


국내 제약업체, 매출액 10% 이상 R&D 집중 투자
희귀질환치료제 등 글로벌 혁신 신약 개발에 총력

한국이 최근 의약 바이오 강국으로 주목받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비교적 방역과 진료에 앞서 나가면서 한국의 의료시스템과 제약·바이오 산업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국내 주요 제약업체들은 코로나19 사태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신약 개발에 매진해 K방역에 이은 K바이오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앞세우고 있다. 연구개발(R&D)에 중점을 두고 까다로운 신약 개발에 나서거나 새로운 시장을 찾아 나서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신약개발, 멈출 수 없다”
종근당은 지난해 매출액 대비 13%인 1300억 원 이상을 R&D에 투자한 데 이어 올해 역시 1500억 원 이상 투자를 목표로 글로벌 혁신 신약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R&D에 대한 투자는 일부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새로운 기전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CKD-508’이 영국 규제당국(MHRA)으로부터 임상 1상을 승인받았다.

또 항암이중항체 ‘CKD-702’가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전임상 결과를 발표하며 새로운 기전의 바이오 신약 후보로 주목을 받았다. AACR는 매년 80여 개국에서 2만5000명 이상의 연구자, 임상의, 보건산업 종사자 등 전문가들이 참여해 암 연구에 대한 최신 의견을 공유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암 연구 학술행사다.

1926년 설립해 100년 기업을 향해 달리고 있는 유한양행은 R&D를 가장 중요한 핵심 역량으로 꼽으며 지속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2018년과 2019년에 걸쳐 폐암치료신약물질인 ‘레이저티닙’을 비롯해 총 3조5000억 원(계약금 및 마일스톤 총합) 규모의 글로벌 기술수출 실적을 4건 체결해 화제를 모았다. 또 지난 5월 말 열린 미국임상암학회(ASCO) 연례학술행사에서 레이저티닙의 임상 1, 2상에 대한 포스터 발표로 효과와 안전성을 다시 한번 확인해 글로벌 신약으로서의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유한양행 이정희 사장은 취임 초기부터 “신약개발은 오랜 시간과 많은 투자가 선행되지만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우리의 소명”이라며 “미래의 희망이 된다는 굳건한 믿음을 가지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R&D를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의지를 밝혀왔다.

일동제약은 매년 매출액의 10% 이상을 R&D에 투자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일동제약그룹 내 계열사로 개발중심바이오벤처(NRDO) 형태의 신약개발 전문기업인 아이디언스를 설립하고, 임상시험 전략컨설팅 회사인 애임스바이오사이언스의 지분을 인수해 계열사로 편입시켰다. 일동제약 측은 “그룹 차원에서 전략적 협업을 가능토록 하여 글로벌신약개발을 향한 큰 그림을 그려나가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대웅제약은 ‘난치성 질환 치료제 개발을 통해 인류의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R&D 비전 아래 신약 연구개발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특히 섬유증 치료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등 효과적인 치료제가 없는 희귀 난치성 질환에 대한 세계 최초 신약 개발을 위해 전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대웅제약은 PRS(Prolyl-tRNA synthetase) 단백질의 작용을 감소시켜 과도한 콜라겐 생성을 억제하는 신규 기전의 섬유증 치료제 ‘DWN12088’을 개발 중이다.

혁신으로 환자를 돕는다
GC녹십자엠에스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진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다양한 업체와 협력하며 진단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최근 진단기기 전문 업체 3곳과 코로나19 진단키트 관련 업무협약을 맺었다. 협력 업체들과 진단키트를 공동 개발함과 동시에 기존 키트를 위탁생산하고, 해외 판로 개척을 지원해준다는 전략이다. 현재 GC녹십자엠에스는 진캐스트, 엠모니터, 젠바디와의 협력으로 실시간 유전자증폭(RT-qPCR), 등온증폭기술(LAMP)이 적용된 현장진단(POCT), 신속진단의 일종인 항체진단 등 코로나19 관련 통합 진단 플랫폼을 구축했다.

R&D 혁신으로 환자를 돕는 기술도 속속 나오고 있다. 의료기기 업체 JW메디칼은 암 여성질환 1위인 유방암 진단율을 높여주는 프리미엄 3차원(3D) 유방촬영기를 도입하며 여성 건강 증진에 앞장서고 있다. 최근 디지털 방식 3D 유방촬영기 ‘3디멘전스’와 조직검사 전용 유방촬영장치인 ‘어펌 프론 바이옵시 시스템’을 새롭게 출시하는 등 국내 사업 인프라를 강화하고 있다.

정맥순환장애개선제 ‘센시아’를 판매 중인 동국제약은 다양한 생활 캠페인을 통해 질환 극복에 나서고 있다. 정맥순환장애 개념과 증상 및 다리 건강 관리에 대한 필요성을 전달하기 위해 ‘정맥순환장애 바로 알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원데이 클래스, 걷기 페스티벌, 체조영상 제작, 미디어 행사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진행 중이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bio의약#제약#프론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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