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타게 기다렸던 ‘아이’가 태어났다. 산모도, 아이도 건강하다는 말에 안도하기도 잠시. 초보 부모에게 신생아 케어는 전쟁과 같다. 신생아는 말로 자신의 상태를 표현할 수 없기 때문에 오로지 추측에 의해 보살펴야 한다. 이럴 때일수록 부모의 세심한 관찰이 아이의 건강을 좌우할 수 있다.
태아는 탯줄을 통해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 받는다. 출산 후에는 배꼽에 연결되어 있는 탯줄이 떨어지기 마련. 그 시기는 출생 후 짧으면 3일, 길면 2달까지로 보고되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생후 14~15일 전후에 탯줄이 떨어진다.
경희의료원 소아외과 장혜경 교수는 “탯줄이 배꼽에 오랫동안 남아 있을 경우, 감염의 우려와 함께 만성적인 출혈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3~4주가 지나도 떨어지지 않는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탯줄이 떨어졌다면, 배꼽 관리가 중요하다. 진물이 심하게 나고 배꼽 주변이 붉게 부어오르는 등 배꼽 감염의 우려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탯줄이 떨어진 후 일부조직이 배꼽에 남아 문제가 되기도 한다. 이를 ‘배꼽육아종’이라고 한다.
배꼽육아종은 육아 조직을 제거해주면 된다. 육아조직과 정상 피부 사이를 실로 묶어 혈액을 차단한 후 자연스레 떨어지도록 하는 방법과 지혈용액으로 육아조직을 소작하여 없어지게 하는 방법이 있다.
장 교수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배꼽육아종이나 제대염 외에도 배꼽과 연관된 선천적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며 “아기를 만질 때는 손 소독은 필수이며, 배꼽 청결과 함께 기저귀를 갈거나 목욕을 시킬 때 이상이 없는지 기간을 두고 관찰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아무 이유 없이 아기가 울고 보챈다면, 특히 온몸에 힘을 주다 멈추기를 반복, 지쳐 운다면 변비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가장 흔한 신생아의 변비 원인은 ‘선천성 거대결장’이다. 5000명 중 1명꼴로 발생하는 선천적 질환으로 복부팽만과 녹색구토를 유발한다.
장 교수는 선천성 거대결장에 대해 “태아의 발달 과정에서 장에 분포해야 하는 신경절세포가 장의 말단 부위까지 분포하지 않아 장운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나타나는 장 폐쇄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정상적인 신생아는 출생 후, 1~2일 내에 태변을 배출한다. 하지만, 선천성 거대결장이 있다면, 태변 배출은 늦어진다. 복부팽만이 심해 수유 진행이 어렵고 구토가 지속된다면, 병원에 방문해봐야 한다. 해당 질환은 수술만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장 교수는 “항문 안쪽을 통해 대장에 접근해 비정상적인 장을 절제하고 정상적인 대장과 항문 조직을 연결해야 한다”며 “최근 소아 복강경 수술이 보편화됨에 따라 잘라내야 하는 대장의 길이가 길더라도 복강경을 이용하여 항문을 통해 수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수술 방법은 절제해야 하는 장의 길이에 따라 상이하다. 수술 후 초기에는 대변을 지리는 증상이 있을 수 있으나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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