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집밥의 필수요건은 무엇일까. 신선한 식재료와 풍부한 영양소, 식재료 간의 조화 등이 있는데 이를 모두 충족하는 것이 있다. 바로 ‘아보카도 오일’이다. 일반적으로 ‘오일’이라고 하면 식용유만을 떠올리던 시대는 지났다. 최근 송로버섯으로 만든 트러플 오일은 몇 방울만 뿌려도 음식의 풍미가 달라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을 정도다. 더 이상 오일은 단순히 볶고 튀기는 용도에 그치지 않고 요리의 향과 맛, 그리고 영양가를 결정짓는 필수 요소로 자리 잡게 됐다. 그 선두에 바로 아보카도 오일이 있다.
‘과일계의 보석’ 아보카도, 오일로 먹으면 효과적
아보카도 오일은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오일로 꼽힌다. 혈관 건강을 지키는 동시에 요리의 영양가를 한껏 높여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바로 아보카도 원과의 풍부한 영양에 있다. 아보카도는 ‘세상에서 가장 영양가 높은 과일’로 꼽힌다. 기네스북에 오를 정도다. 미국농무성(USDA)에 따르면 아보카도 100g당 열량은 160Cal로, 섬유질과 지방산이 많고 11종의 비타민, 14종의 미네랄이 함유돼 있다. 과일류로는 드물게 지방이 많아 ‘과일계의 버터’ ‘숲 속의 버터’라고 불린다. 아보카도의 맛과 질감이 유독 부드러운 이유다.
아보카도에서 주목해야 할 영양소는 이러한 지방이다. 흔히 지방이라고 하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인식이 강하다. 각종 성인병과 비만의 주범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지방류 자체를 기피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하지만 지방은 우리 몸의 주요 에너지원으로 세포 재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무조건 섭취를 피할 수 없다. 기왕이면 건강한 지방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보카도의 풍부한 지방은 일명 ‘좋은 지방’ ‘착한 지방’으로 불리는 불포화지방산이다. 주로 식물성 기름과 생선·견과류에 함유된 불포화지방산은 체내 좋은 콜레스테롤(HDL콜레스테롤)의 수치는 높이고 나쁜 콜레스테롤(LDL콜레스테롤)이 혈관에 쌓이는 것을 막는다. 혈액 내 동맥경화를 촉진하는 물질을 간으로 옮겨 심혈관질환을 예방한다.
한마디로 아보카도는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과일이자 혈관에 좋은 과일’로 통하며 아보카도는 당분 함량이 약 1%에 불과해 당뇨병 환자를 위한 높은 에너지 음식으로도 추천된다. 이런 아보카도는 오일의 형태로 먹을 때 더욱 효과적이다. 아보카도 속 핵심 영양성분인 불포화지방산을 10g 보충하려면 아보카도 원과는 100g을 섭취해야 하는 반면 오일로는 1큰술(15mg)만으로 쉽고 간편하게 보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불포화지방산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위나 장이 좋지 않은 사람들도 부담 없이 오일의 형태 그대로 섭취 가능하다. 아보카도 오일의 전체 지방산 중 87.9%가량이 불포화지방산에 속한다. 이러한 불포화지방산은 체내 합성이 불가능하며 외부에서 반드시 섭취해야 하는 필수지방산이다.
볶음·튀김 요리에 적격, 채소의 영양소 흡수 높여
아보카도 오일은 여러 식재료와 어울리면서 영양소의 체내 흡수를 돕는다는 장점이 있다. 2005년 영양저널(The Journal of Nutrition)에 실린 연구결과에 따르면 당근·양상추·시금치 같은 샐러드(220g)를 아보카도 오일(24g)과 함께 먹었을 때 이들 채소의 미세영양소인 베타카로틴의 체내 흡수율이 그냥 먹었을 때보다 15.3배 높았다. 연구팀은 아보카도 오일의 불포화지방산이 베타카로틴과 결합해 체내 지방에 잘 전달되면서 소화흡수율을 높인다고 봤다. 항산화 기능이 풍부한 베타카로틴은 체내에서 기름에 녹는 지용성 비타민A로 전환된다. 비타민A는 눈·피부 건강을 보호하고 면역력을 높이는 영양소다.
같은 연구에서 아보카도 오일은 알파카로틴과 루테인의 체내 흡수율도 각각 7.2배, 5.1배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파카로틴과 루테인도 베타카로틴처럼 항산화 작용을 하는 카로티노이드의 한 종류다. 각각 강력한 항암작용을 하고 눈 건강에 유용한 영양소로 알려져 있다.
아보카도의 또 다른 장점은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샐러드는 물론이고 볶음·구이·튀김 등에도 활용이 가능하다. 바로 높은 발연점 때문이다. 발연점은 기름을 가열했을 때 연기가 나는 온도를 뜻한다. 발연점을 고려하지 않고 아무 오일을 튀김·구이에 활용했다가는 연기와 함께 각종 유해물질이 발생해 인체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요리 시 발생하는 공기 중 유해물질은 여성 폐암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대한폐암학회에 따르면 오랜 기간 요리하며 주방 미세먼지에 노출된 50, 60대 중년 여성이 폐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
아보카도 오일은 발연점이 271도로 콩기름 241도, 올리브오일 190도, 코코넛 오일 177도 보다 높다. 구이, 튀김 요리에 적용해도 타지 않고 미세먼지도 발생시키지 않아 안전하고 건강한 음식 섭취가 가능하다. 대중적인 올리브유는 발연점이 낮아 볶음이나 튀김 요리에 사용하지 못하고 샐러드용으로만 사용할 수 있는 한계점이 있다.
아보카도 오일 제품을 선택할 때는 우선 아보카도 품종을 따져보는 것이 좋다. 아보카도 최대 생산지이자 원산지인 멕시코 HASS 품종이 우수하다. 아보카도 오일의 등급은 엑스트라 버진, 버진, 퓨어, 블렌드로 나뉜다. 그중 엑스트라 버진을 고르도록 한다. 엑스트라 버진은 최상급의 아보카도 원과를 맨 처음 압착한 오일을 뜻한다. 깨끗한 녹색을 띠는 것이 특징이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저렴한 퓨어 등급의 오일은 화학적 정제를 한 오일에 엑스트라 버진을 섞은 노란빛의 혼합 오일로 과일의 품질이 보장되지 않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아보카도 오일을 보관할 때는 직사광선을 피해 서늘하고 건조한 장소에 상온 보관하는 것이 좋다. 햇빛에 노출될 경우 산패현상이 발생해 변질될 수 있다.
■ Tip 1 ‘건강한 홈쿡’ 위한 아보카도 오일 활용법
○ 샐러드드레싱 아보카도 오일을 채소와 함께 먹으면 채소만 먹었을 때보다 몸에 좋은 항산화 성분의 흡수율이 5∼15배까지 증가한다. 레몬 한 개를 짜서 섞어주면 아보카도 오일의 느끼한 맛을 잡아주고 비타민C를 보충해주는 장점이 있다. 비타민A가 풍부한 파프리카와 함께 섭취하면 항산화 효과도 배가 된다.
○ 튀김요리 아보카도 오일은 발연점(271도)이 높아 튀김 요리에도 잘 어울린다. 영양소 파괴가 적고 유해물질이 적게 발생한다.
○ 볶음요리 아보카도 오일에는 몸에 좋은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반면 몸에 나쁜 콜레스테롤, 트랜스지방, 나트륨은 0%이다. 콜레스테롤 수치와 혈관 질환이 걱정된다면 볶음 요리에도 아보카도 오일을 사용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