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해도 살 안빠지면 쿠싱증후군 의심봐해야

  • 뉴시스
  • 입력 2020년 8월 24일 10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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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르티솔 호르몬 과잉 분비가 원인
얼굴·복부에 집중된 중심성 비만이 특징
방치하면 심혈관질환·골다공증·우울증까지

현대인의 영원한 숙제는 ‘다이어트’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우리는 언제나 비만과의 전쟁 속에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다이어트를 해도 살이 빠지지 않는다면 ‘쿠싱증후군’에 걸렸을 수 있다.

24일 고대구로병원에 따르면 쿠싱증후군은 부신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과잉분비 될 때 나타나는 질환이다.

양쪽 신장 위에 위치하고 있는 부신은 생명 유지에 중요한 호르몬 분비를 담당하는데, 그 중 부신피질에서 분비하는 대표적인 호르몬이 코르티솔이다.

코르티솔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신체를 안정시키고 대처 능력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코르티솔 호르몬이 과다 분비되면 심장이 빨리 뛰어 혈압이 높아지고 콜레스테롤에도 영향을 줘 살이 찌게 된다. 그 뿐 아니라 뼈를 구성하는 세포에게도 악영향을 줘 골절의 위험도 높아진다.

코르티솔이 정상 이상의 농도로 분비되거나 과다해지면 쿠싱증후군이 나타나게 된다. 과도하게 분비되는 코르티솔로 인해 우리 몸은 호르몬 불균형이 생기고 피부질환·당뇨·고혈압·다모증 등의 다양한 합병증이 생기게 된다. 여성은 여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쿠싱증후군에 걸릴 확률이 남성보다 8배나 높다.

쿠싱증후군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뇌하수체나 부신피질·폐·췌장 등과 같이 우리 몸의 호르몬 분비를 담당하는 기관에 종양이 생겼을 때다. 양성 혹은 악성 종양에서 부신피질자극 호르몬을 과다하게 분비해 코르티솔이 정상보다 과도하게 분비된다.

두 번째 원인은 스테로이드 성분의 약물을 과하게 복용했을 때다. 스테로이드제는 부기·열감·피부 염증뿐 아니라 관절염·아토피·피부염·천식 등 매우 광범위한 질환에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스테로이드 성분은 코르티솔 호르몬과 화학구조가 매우 유사하기 때문에 몸에 들어온 스테로이드제를 코르티솔로 착각하게 되면 쿠싱증후군이 생기게 된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도 쿠싱증후군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흔히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라고 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쿠싱증후군의 주요 증상은 비만이다. 특히 지방의 분포가 얼굴과 목에 집중돼 월상안(달덩이 얼굴) 형태를 나타내고 비정상적으로 복부와 목에 지방이 축적된다. 반면 팔다리는 가늘어지면서 중심성 비만을 보이게 된다.

얼굴이 붉고 피부가 얇은 것도 쿠싱증후군의 특징이다. 혈압과 혈당의 상승, 골다공증, 골절과 같은 신체 변화가 동반된다. 여성의 경우 월경 장애가 있을 수 있다. 이 외에도 여드름·자주색 선조·다모증 등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근력의 저하, 성욕의 감퇴, 우울증이나 수면장애 등의 증상도 나타날 수 있고 심한 경우 정신병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쿠싱증후군에 걸렸다면 원인이 되는 코르티솔 호르몬을 조절해야 한다. 뇌하수체나 부신에 생긴 종양으로 인한 쿠싱증후군의 경우에는 종양을 제거하거나 코르티솔 합성을 억제하는 약물치료·방사선치료 등을 통해 호르몬을 조절할 수 있다.

약물이 원인인 경우에는 스테로이드 제제의 사용을 중단함으로써 회복이 가능하다. 하지만 갑자기 투약을 중단할 경우 오히려 부신의 기능 저하, 심하면 쇼크까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이때는 전문의의 진료가 필수적이다.

고려대학교 내분비내과 김정아 교수는 “쿠싱증후군은 초기에 특별한 증상이 없어 발견이 어렵고,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일반적인 비만 환자들에게 나타나는 질환과 비슷하기 때문에 병을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쿠싱증후군을 방치하면 고혈압, 고혈당 등 심혈관계 질환과 감염의 위험성이 커지므로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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