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 알 수 없는 허리 통증… 추간공확장술로 미세 유착 찾아 치료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9일 03시 00분


서울 광혜병원
추간공 깊이 숨어있는 신경 유착… MRI-CT로도 정확한 진단 어려워
비수술 치료법 ‘추간공확장술’
추간공 넓혀 염증유발물질 배출… 유착으로 인한 통증 완화에 효과

수술성 유착으로 꼬리뼈 카테터 진입이 어려운 상태. 서울 광혜병원 제공
수술성 유착으로 꼬리뼈 카테터 진입이 어려운 상태. 서울 광혜병원 제공
섬유성 유착으로 꼬리뼈 카테터 진입이 어려운 상태. 서울 광혜병원 제공
섬유성 유착으로 꼬리뼈 카테터 진입이 어려운 상태. 서울 광혜병원 제공
회사원 박모 씨(51)는 평소보다 무리하면 한 번씩 허리통증을 겪었다. 그때마다 진통제를 복용하거나 주사 치료를 받고 잠시 조심하면 괜찮아지곤 했다. 하지만 얼마 전 가족들과 여름휴가로 수상 스키 같은 레저 활동과 골프 등 다소 빡빡한 일정을 소화한 후부터 유독 통증이 오는 빈도가 잦고 정도가 심해졌다.

걱정스러운 마음에 가까운 병원을 찾았다. 박 씨는 초기 허리디스크 탈출증 진단을 받았다. 증상 초기라는 말에 안도하며 갑자기 무리해서 일시적으로 악화됐겠지 생각하고 예전처럼 주사 치료를 받으면서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러나 얼마 후 박 씨는 생전 느껴보지 못한 극심한 통증과 불면증에 시달렸다. 박경우 서울 광혜병원 병원장은 “추간공 깊숙이 숨어 있는 미세한 신경 유착이 원인”이라며 “유착은 시술 전 검사 단계에서 시행하는 자기공명영상법(MRI)이나 컴퓨터단층촬영(CT) 등의 영상장비로도 정확한 진단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 환자가 극심한 통증을 호소함에도 증상 초기로 진단받고 약물 혹은 주사치료에 의존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추간공의 구조는 배수구와 매우 흡사하다. 추간공에 미세하게 얽혀 있는 인대들을 배수구의 철망으로 본다면 유착성 질환은 배수구 철망에 여러 가지 이물질들이 들어차서 배수구가 막히는 것이다. 추간공 내 인대들과 신경 주변에 들러붙은 유착들이 해당 공간을 막아 배출되지 못한 염증유발물질들이 염증 및 부종을 유발하거나 신경을 압박함으로써 통증이 발생한다.

추간공은 신경가지나 혈관, 림프관, 자율신경계 등의 통로가 되는 터미널 같은 곳으로 가장 통증에 취약한 신경절이 추간공 인근에 위치하고 있다. 그 결과 척추관 협착에 의한 요통은 물론 좌골신경통 및 다리의 저리고 시린 증상의 주요 원인이 추간공 협착 혹은 유착에 기인한 경우가 많다.

서울 광혜병원의 추간공확장술은 추간공에 미세하게 얽혀 있는 인대들을 절제해 인대 주변의 유착을 제거하고 추간공을 넓힌 뒤 염증유발물질들을 추간공 밖으로 배출하는 원리이기 때문에 척추 유착성 질환으로 인한 통증을 완화하는 데 있어 매우 효과적이다.

추간공확장술은 일반적으로 두 단계로 진행이 된다. 첫 번째 단계에서는 꼬리뼈를 통해 접근하는 경막외 카테터를 이용해 1차적으로 병변 부위에 통증을 완화하는 약물을 전달하고 유착된 부위를 박리한다.

이때 유착이 심한 부위는 조영제와 같은 약물이 잘 빠지지도 않고 카테터 접근조차도 어려운데 영상 장비로도 사전에 확인이 어려운 숨어있는 유착 부위들까지도 이러한 과정을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옆구리 방향에서 추간공을 통해 직접 들어가는 한미일에서 특허 받은 특수 키트를 사용해 유착이 심해 막힌 추간공 부위를 집중적으로 넓히고 뚫어주게 된다. 따라서 추간공 깊숙이 숨어있는 유착까지도 좀 더 정밀하게 공략할 수 있다.

박 원장은 “척추 유착성 질환 치료에 있어서 핵심은 척추관이나 추간공 깊숙이 위치한 숨어 있는 유착까지 찾아내 공략하는 것”이라며 “유착으로 좁아지거나 막힌 부위에 최대한 공간을 잘 확보해 염증유발 물질을 원활히 배출하는 데 치료의 성패가 달렸다”고 전했다.

이어 “추간공확장술은 시술과정이 2단계로 세분화돼 일반적인 시술로는 접근이 어려운 마지막 2% 유착까지 공략하는 데 유리하고 염증유발물질들을 배출하는 데 있어 일련의 특수 키트로 충분한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적화된 척추 비수술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정상연 기자 j301301@donga.com
#헬스동아#헬스#건강#서울광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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