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투 건강 핫클릭]“보청기 껴도 안 들리는 고심도 난청… 인공와우 수술 고려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23일 03시 00분


인공와우 오해와 진실
달팽이관에 전극 삽입해 청력 회복
의료보험 적용으로 300만원대 수술
1년간 재활치료 후 일상생활 가능

고려대 안암병원 이비인후과 임기정 교수가 인공와우이식술을 받은 아이를 진료하고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제공
고려대 안암병원 이비인후과 임기정 교수가 인공와우이식술을 받은 아이를 진료하고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제공
청력이 너무 나빠 보청기로도 들리지 않는 고심도 난청을 가진 사람들은 인공와우 수술을 받아야 한다. 전극을 달팽이관에 삽입한 뒤 외부 어음처리기(귀에 붙이거나 거는 외부장치)로 소리를 듣는 방식이다. 국내에만 1만 명이 넘는 환자가 인공와우 수술로 소리를 다시 듣고 있다. 하지만 듣지 못했던 사람을 듣게 해 주는 인공와우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여전히 존재한다. 고려대 안암병원 이비인후과 임기정 교수를 만나 톡투 ‘인공와우 오해와 진실’에 대해 알아봤다.

―인공와우는 어떤 것인가?

“와우라는 것은 우리가 소리를 듣는 달팽이관을 말한다. 소리를 듣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내이(內耳)의 한 부분인데, 대개 청력이 70% 이상 망가진 (고심도 난청)분들, 즉 보청기로도 듣지 못하는 분들에게는 전극을 달팽이관에 삽입해 소리를 듣게 하는데, 이 기기를 인공와우라고 한다. 인공와우는 저음부터 고음까지 귀 신경에 고루 자극을 줘 새롭게 들을 수 있게 하는 신통방통한 기기이다.”

―인공와우 수술은 시간도 오래 걸리고 전신마취도 해야 돼 부담스럽지 않나?

“그렇지 않다. 사실 인공와우 수술은 2, 3시간밖에 걸리지 않는 짧은 수술이다. 3시간이면 마취부터 수술까지 다 할 수 있다. 퇴원도 3일 내에 가능하다.

―인공와우 수술은 수천만 원의 수술비용이 든다고 알고 있는데.


“예전엔 기기 가격이 비쌌지만 2005년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300만원 내에서 수술을 받을 수 있다. 이렇게 지원해주는 이유도 어린아이나 청력을 많이 잃어버린 분들이 보청기만으로는 청력 회복이 안 될 때, 인공와우는 청력을 다시 회복시켜주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청력을 70% 이상 잃거나 3개월 이상 보청기를 착용해도 효과가 없다면 인공와우 수술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인공와우 수술을 받으면 인지 능력이 떨어지나?

“전혀 근거 없는 얘기다. 오히려 인공와우를 통해 다 같이 대화를 나눌 수 있고, 교류할 수 있기 때문에 인지능력은 더 나아질 수 있다. 예로 늑대소년 얘기를 들어봤을 것이다. 어릴 때 늑대에게 버려져서 늑대들과 함께 생활한 아이가 나중엔 말도 배우지 못했다. 즉 청각(소리)을 인지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가 지나면 나중에 치료도 안 되고 말도 배우지 못하고, 듣는 데도 지장이 온다. 선천성 난청이라면 아주 어린 나이라도 미리 보청기나 인공와우로 적극적인 청각 재활이 필요하다.”

―인공와우 수술을 하면 바로 잘 들을 수 있나?


“과거에 언어습득이 잘 되었고 말과 소리에 변별이 있는 어른일 경우 인공와우를 하면 잘 들을 수 있지만, 전혀 소리를 몰랐던 아이들의 경우 ‘매핑과 언어치료’ 두 가지 과정을 꼭 거쳐야 한다. 매핑과 언어치료가 인공와우 수술 후의 결과, 즉 말하고 알아듣는 능력에 아주 필수적이고 중요하다. 짧게는 몇 달 간격으로 재활치료를 받은 후 1년 뒤면 충분히 일상생활을 잘할 수 있지만, 대개 어린아이나 말을 전혀 몰랐던 어른의 경우 최소 3년 정도 매핑과 언어치료 기간을 거치도록 권장하고 있다.”

―인공와우 수술은 한쪽만 가능하다는 말이 있다.

“그건 아니다. 보험 적용 여부나 재정 상태에 따라 한쪽 귀만 할 수 있지만, 요즘은 양쪽 귀를 동시에 하는 경우가 더 많다. 한쪽만 수술할 경우 어느 쪽에서 소리가 들리는지 방향 감각이 떨어지게 되고, 얼마나 멀리서 소리가 들리는지 거리 감각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19세 이하의 영유아, 청소년들은 양쪽 귀 수술을 지원받을 수 있다.”

―인공와우를 통해 들어온 소리는 일반적으로 보청기로 듣는 소리와 같은가?

“약간 다르다. 처음엔 기계음처럼 들리지만 요샌 인공와우 성능이 향상돼 한쪽엔 보청기, 한쪽엔 인공와우를 한 분들에게 물어보면 거의 구별하기 어렵다고 한다.”

―인공와우를 고려하고 있는 환자들에게 조언한다면.

“요새 고령화의 추세로 노인성 난청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정말 문제는 보청기를 하면 늙어 보인다는 이유로 많이들 꺼려 가족과 사회에서 격리되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난청은 치매와도 연관이 있다. 보청기로 우선 열심히 청각 재활을 하고, 그렇게 해도 안 되면 인공와우 이식 수술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헬스동아#헬스#건강#톡투건강#인공와우의 오해와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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