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 메디컬 체험]“로봇 착용하자… 하체에 힘 안줘도 걸을 수 있어”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28일 03시 00분


일산병원 보행재활로봇 도입
뇌-척수 손상 환자 등에 적용… 하반신 마비 재활치료 도와
“향후 웨어러블 로봇 도입해 환자 맞춤형 보행치료 실시”

본보 이진한 의학전문기자가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이 도입한 보행재활로봇 ‘워크봇’을 착용해 체험하고 있다. 동영상 캡처
본보 이진한 의학전문기자가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이 도입한 보행재활로봇 ‘워크봇’을 착용해 체험하고 있다. 동영상 캡처
이진한 의학전문기자
이진한 의학전문기자
“아이언맨 슈트처럼 걷지 못하는 환자를 잘 걷도록 도와준다.”

최근 더 똑똑하고 더 스마트해진 재활로봇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바로 공공의료기관인 일산병원에서 최근 도입한 ‘워크봇’을 말한다. 뇌손상, 척수손상 환자를 비롯해 뇌성마비, 신경근육질환 환자, 정형외과적 수술을 시행한 환자, 노인환자 및 암환자들이 힘을 전혀 들이지 않고도 걷는 것과 똑같은 상황을 만드는 의료기기이다.

실제 기자가 직접 병원 현장을 찾아가 워크봇을 착용하고 걸어봤다. 10∼20분 정도 착용하고 세팅하는 데 시간이 걸렸지만 하체에 힘을 주지 않아도 마치 산책하듯이 편안하게 걸을 수 있었다. 하반신 마비가 된 환자도 근육을 키우는 데 활용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일산병원 재활의학과 전하라 교수를 만나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보행재활로봇은 무엇인가.

“뇌나 근육 손상 등으로 보행기능에 장애가 있는 환자들에게 정상적인 보행 패턴을 유도해 보행 훈련을 도와주는 재활의료기기다.”

―워크봇이 기존 보행재활로봇과 다른 점은….

“보행재활로봇은 크게 외골격형과 발판기반형으로 나눠진다. 발판기반형 로봇은 환자의 발을 로봇 발판에 고정시켜 로봇이 생성하는 힘으로 보행하는 것이다. 반면 외골격형 로봇은 고관절, 슬관절, 발목관절에 드라이브 장치가 있어 각 관절의 움직임을 유도해 실제와 같은 보행훈련을 도와준다. 워크봇은 외골격형 로봇이다. 워크봇은 국내에서 개발된 외골격형 로봇으로 해외에도 수출되는 제품이다. 경기 북부 지역에선 우리가 처음 도입했다.”

―재활로봇을 어느 분야에 응용할 수 있는지.

“보행 훈련에 사용되는 재활로봇에는 외골격형 보행재활로봇, 발판기반형 보행재활로봇 외에도 웨어러블 보행재활로봇이 있다. 웨어러블 로봇은 착용형 로봇이라고 불리는데 환자의 마비된 다리에 외골격형태의 로봇을 착용해 보행을 도와준다. 또 상지 기능 장애가 있는 환자들의 상지 기능 향상을 위해 사용하는 상지재활로봇이 있다.”

―워크봇은 주로 어떤 환자에 적용되나. 부작용 여부도 궁금하다.

“뇌경색, 뇌출혈 등의 뇌손상 환자, 척수손상 환자, 근육병 환자, 뇌성마비 환자 등 보행 기능에 장애가 있는 다양한 환자에게 적용되고 있다. 부작용은 보고된 바가 거의 없다. 다만 입고 벗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찰과상 같은 소소한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착탈할 때 시간이 걸리지만, 하지 근력이 많이 약한 환자에게도 적용해 보행치료가 가능하다.”

―향후 로봇을 이용한 재활치료와 관련해 어떤 계획이 있나.


“현재 발판기반형 로봇과 외골격형 로봇을 모두 갖추고 있다. 추후 웨어러블 로봇까지 도입해 국내에서는 가장 앞서고 특화된 보행재활로봇치료실을 구축해 환자 맞춤형으로 재활치료를 실시할 예정이다. 특히 보행재활로봇 치료의 임상적 근거를 마련해 적절한 수가를 받도록 해서 많은 환자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헬스동아#건강#헬스#메디컬체험#일산병원#보행로봇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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