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땅 걸쳐 총 4600km 연결… “기술 집대성한 연구 성과” 평가
국내서도 양자암호통신 개발 속도
중국이 해킹이 원칙적으로 불가능한 양자암호통신을 이용해 하늘과 땅에서 총 4600km에 걸쳐 유·무선으로 신호를 주고받는 데 성공했다.
판젠웨이(潘建偉) 중국과학기술대 교수팀은 수도인 베이징(北京)에서 상하이(上海)에 이르는 2000km 구간에 유선망을 구축해 양자암호통신에 성공했다며 결과를 6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공개했다. 2016년 쏘아 올린 양자통신위성 ‘모쯔(墨子)’를 이용해 허베이(河北) 성 싱룽(興隆)과 후난(湖南) 성 난산(南山)을 잇는 2600km 무선 양자암호통신에도 성공했다. 한상욱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양자정보연구단장은 “중국이 지금까지 개발한 유·무선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집대성했다”고 평가했다.
양자암호통신은 해킹이 불가능해 보안성이 뛰어난 미래 통신기술로 꼽힌다. 양자암호통신은 여러 상태가 중첩돼 얽혀 있는 양자 상태의 광자에 정보를 담아 전송한다. 이때 송신자와 수신자가 안전하게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비밀 키를 사용하고, 외부 해킹 걱정 없이 비밀 키를 나눠 갖도록 ‘양자 키 분배(QKD)’ 방식을 이용한다.
판 교수팀은 베이징에서 상하이까지 2000km 구간에 거점 도시 32곳을 백본(backbone·중추 통신망)으로 삼아 광케이블로 연결했다. 또 베이징, 지난(濟南), 허페이(合肥), 상하이 등 4개 백본은 도시별 유선망을 별도로 구축했다. 이들을 다 합치면 노드(단자)만 150개다. 150개 노드로 2000km를 연결했다.
양자 키 분배로 통신이 이뤄진 구간으로 따지면 700개다. 2000km를 700개에 이르는 많은 구간으로 쪼개 구간마다 비밀 키를 주고받으며 양자암호통신에 성공한 셈이다. 양자 키 분배 방식으로는 세계 최다 기록이다. 연구진은 “기존 양자암호통신 네트워크의 10배 규모”라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양자암호통신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선 양자암호통신의 경우 2017년 SK텔레콤이 112km 구간에서 처음 성공했다. 무선 양자암호통신은 한 단장 연구팀이 2017년 말 50m 거리에 양자 암호 키를 전송하는 데 성공한 게 처음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양자암호통신 시범인프라 구축’ 사업을 진행해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3개 기업이 주관하는 8개 컨소시엄을 수행기관으로 선정했다. 한 단장은 KT와 컨소시엄을 이뤄 현대중공업에 양자암호통신망을 구축하고 있다. 이르면 이달 말 구축을 끝내고 시범 운영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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