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형탈모 앓은 임산부, 유산 위험 높아”

  • 뉴시스
  • 입력 2021년 1월 18일 11시 19분


서울대병원 권오상 연구팀

원형탈모를 앓은 임산부의 경우 유산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피부과 권오상 연구팀(제1저자 조수익 진료교수)은 산부인과 이승미 교수, 김세익 연구교수와 원형탈모증이 임신 결과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대규모 데이터를 분석해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원형탈모는 면역세포가 모낭을 외부 침입자로 인식하고 공격해 모발이 빠지게 만드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이 질환은 아토피피부염, 백반증, 건선 등 피부질환이나 갑상선 질환, 당뇨 등 전신질환과 연관성이 보고되고 있지만 임신 결과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2016~2017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원형 탈모증 임산부 4552명과 원형 탈모증이 없는 임산부(대조군) 50만8345명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일반 임산부와 비교해 원형탈모를 앓은 임산부에게 임신 1000건 당 유산되는 경우가 약 30건 정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조군보다 자궁외 임신율과 자연 유산율 모두 유의미하게 높았다.

다만 임신 자체와 관련된 난임과의 연관성은 관찰되지 않았고, 임신 중 산모의 건강상에 문제는 없었다.

원형탈모가 임신결과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크게 세 가지로 설명했다. ▲모낭과 임신한 자궁은 면역거부반응으로부터 자유로운 ‘면역특권’을 가지고 있는데 면역체계의 변화로 회피 능력 소실 ▲임신유지와 모낭형성에 공통적으로 작용하는 케모카인과 T면역세포의 영향 ▲다른 자가면역질환과의 연관성 등이다.

이 밖에도 임신 결과에 다양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표적인 자가면역질환으로 전신 루푸스, 항인지질항체증후군, 자가면역 갑상선 질환 등이 있다.

이러한 질환에서는 유산이나 조산 등의 위험이 높아진다고 보고됐다. 또한 다른 자가면역성 피부질환인 백반증 환자에서도 자연유산의 위험이 커진다고 보고된 바 있다.

권오상 교수는 “이번 연구는 원형탈모가 단순히 피부의 문제 뿐 아니라 임신결과와 연관이 있음을 밝혔다는데 의의가 있다”며 “향후 여성 원형탈모 환자는 임신 시 주의사항을 더욱 준수하고, 산부인과 의사와 지속적인 진료와 상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피부과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피부연구학회지’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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