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약효 지속성 높인 희귀질환 혁신신약 2종 美서 임상 2상 승인

  • 동아경제
  • 입력 2021년 1월 21일 19시 30분


선천성 고인슐린혈증·단장증후군 치료제 임상 2상
다국가 임상 2상 순차 진행
미국·유럽서 희귀의약품 지정된 치료제 후보

한미약품은 미국 식품의약국(FDA)가 희귀질환 치료 혁신신약 2종에 대한 임상 2상을 승인했다고 21일 밝혔다. 이에 따라 ‘랩스글루카곤 아날로그(LAPSGlucagon Analog, HM15136)’와 ‘랩스GLP-2 아날로그(LAPSGLP-2, HM15912)’에 대한 글로벌 임상 2상을 본격화한다고 전했다.

선천성 고인슐린혈증 치료 혁신신약으로 개발 중인 랩스글루카곤 아날로그는 바이오의약품 약효를 늘리는 한미약품의 ‘랩스커버리’ 플랫폼 기술을 적용한 치료제 후보다. 세계 최초로 주 1회 투여 제형으로 만들어지는 지속형 글루카곤 유도체다. 2만5000~5만 명당 1명 수준으로 발병하는 선천성 고인슐린혈증을 앓는 환자들은 그동안 승인받은 치료제가 없어 부작용을 감수하고 허가 이외 의약품(off-label drug)을 사용하거나 외과 수술에 의존하고 있다.

이런 상황으로 미국 FDA와 유럽의약품청(EMA)는 지난 2018년 랩스글루카곤 아날로그를 선천성 고인슐린혈증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했다. 작년 EMA는 인슐린 자가면역증후군 희귀의약품으로, FDA는 소아희귀의약품(RPD)으로 추가 지정하기도 했다.

한미약품은 랩스글루카곤 아날로그가 기존 글루카곤 약물 대비 용해도 및 안정성에서 우수한 효과를 보이고 심각한 저혈당을 보이는 고인슐린혈증 모델에서 투여 후 지속적으로 정상 혈당이 유지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소아 환자가 포함된 이번 임상 2상에서 혁신적 성과를 입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랩스GLP-2 아날로그는 랩스커버리 플랫폼 기술을 적용해 최장 월 1회 투여 제형의 단장증후군 치료 혁신신약으로 개발되고 있다. 단장증후군은 선천성 또는 생후 외과적 절제술로 전체 소장의 60% 이상이 소실돼 흡수 장애로 인한 급격한 영양실조를 일으키는 희귀질환이다. 단장증후군은 10만 명당 5명 이하(신생아 10만 명당 24명 수준)로 발생한다. 환자들은 성장 및 생명 유지를 위해 총정맥영양법(위장관을 거치지 않고 대정맥이나 말초혈관을 통해 영양소를 공급하는 방법)을 이용한 인위적 영양 보충에 의존한다.

총정맥영양법은 하루 10시간 이상 소요돼 정상적 일상생활이 어렵고 장기적으로는 간 부전, 혈전증, 감염, 패혈증 등 치명적 부작용을 초래하기도 한다. 한미약품은 랩스GLP-2 아날로그가 우수한 융모세포 성장 촉진 효과를 극대화해 환자 영양분 흡수 효율을 높여주고 최장 월 1회 투여 제형이어서 단장증후군 환자 삶의 질을 대폭 개선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FDA와 유럽 EMA는 지난 2019년 랩스GLP-2 아날로그를 단장증후군 치료를 위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했다. 작년에는 FDA가 소아희귀의약품으로 지정했다.

한미약품은 유럽 다수 국가를 포함한 다국가 임상 2상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안전성 및 효능을 분석해 희귀질환 환자들에 대한 임상 치료효과 근거를 지속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권세창 한미약품 사장은 “희귀질환 분야 혁신신약 개발은 한미의 경영 이념인 인간존중과 가치창조를 실천하는 한 가지 방법”이라며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이 한미의 미래가치를 결정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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