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출퇴근 기록이 부하-상사 간 신뢰 높여줄 것” [신무경의 Let IT Go]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월 26일 11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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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출퇴근 솔루션 개발한 시프티 신승원 대표 인터뷰
올해 연매출 전년비 3배 증가…클라우드 인식 전환으로 수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자의 반, 타의 반 재택근무를 선택해야 하만 하는 기업들이 생겨났다. 재택근무를 하지 않았더라도 만일의 상황을 대비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기도 하다. ‘근태 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고민을 떠올릴 때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솔루션이 모바일 앱으로 출퇴근을 점검하는 방식이다.

스타트업 시프티는 이 같은 솔루션, 쉽게 말해 출퇴근 앱을 서비스하고 있다. 회사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설정하면 그 반경 안에 들어왔을 때 직원이 출근 버튼을 누르는 식으로 구현된다. 물론 GPS 설정 없이 출퇴근을 관리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 회사는 2018년 7월 주 52시간 근무제도 시행으로 근태관리 시장이 커지는데서 기회를 발견했다. 코로나19의 수혜를 보기도 했다는데 올해부터는 50인 이상 500인 미만 중소기업에도 주 52시간이 도입됐다. 창업자는 사업을 확장하느라 아직 대학 졸업도 못했다고 했다. 할 말이 많을 것 같았다. 지난달 신승원 시프티 대표를 랜선으로 만나봤다.

―코로나19로 올해 바쁜 한 해를 보냈을 것 같습니다.

사실 팬데믹(대유행) 초반에는 근태관리 서비스 이용에 대한 니즈가 많이 떨어졌었어요. 재택근무에 필요한 협업 툴이나 화상회의, 인사제도를 만드는 게 더 우선순위였거든요. 그런데 코로나19가 일시적 아닌 일상이 되면서 도입 문의가 반등하기 시작했습니다. 매출은 2019년 대비 2020년 3배나 늘었고요. 직원수도 30여 명까지 늘고…. 현재 13만 개 기업에서 이용 중이죠. 거기에 더해 2021년 주 52시간 근무제도 도입 사업장 확대로 문의가 크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의 도입 문의가 많은 건가요.
재밌게도 직원이 수천 명 넘는 기업 고객사 비중이 늘어났어요. 대기업이죠. 상당수가 2018년 주 52시간 근무제도 시행 당시에 자체 정보기술(IT) 팀으로 근태관리 서비스들을 만들던 곳들이에요. 그러다 1, 2년 정도 서비스를 돌려보니 못하겠다고 손들고 저희를 찾아온 것이죠.

―의외네요. 왜 자체 서비스를 돌리다 스타트업을 찾은 건가요.

지금도 작지만 당시에는 더 작은 스타트업이었기 때문에 레퍼런스가 없어서 저희를 선택하지 않았던 거 같아요.

근태관리 SW 시장 자체도 형성되지 않았었죠. 그러다가 주52시간 근무제도가 본격화되고 팬데믹 영향에 따른 재택근무 활성화로 근태관리 SW 시장이 커졌죠. 덩달아 시프티에 대한 레퍼런스도 생기면서 ‘이제는 저 회사의 서비스를 써도 되겠다’는 인식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으로 봅니다.

사실 근로기준법과 같은 법 체계 변화를 대기업이지만 실무에서 따라가는 것은 버겁기도 해요. 법이 바뀌면 SW도 바꿔줘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내부 IT팀 혼자 할 수 없고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야하는데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만만치 않죠.

무엇보다 클라우드 도입에 대한 인식이 바뀐 점이 주요했던 것 같습니다. 기업들이 자체 서버를 운영하기 보다는 외부 클라우드를 이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판단을 하면서 저희 같은 솔루션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 거죠.

―사업이 성장세라니 투자 유치도 고민 하시겠어요.

2018년 투자 유치(10억 원)을 받았지만 아직 한 푼도 쓰지 않았어요. 다만 실적을 공개하기는 어려운 만큼 추가 투자 유치를 통해 회사가 잘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외부에 알리면 좋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팬데믹 시대에 시프티 직원들은 시프티를 어떻게 활용하나요.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활용하다보니 본인이 1개월 단위로 소정 근로시간에 맞춰 자율적으로 근로시간을 배분하고 있어요. 저녁 약속이 잡히면 퇴근을 빨리하고 다음날 더 일한다든지 말이죠. 근로자 자율적으로 별도 승인 없이 패턴에 맞게 근로하고 있습니다. 이런 제도를 제대로 운영하려면 아무래도 시프티 같은 근로시간을 트래킹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한 것이죠.

―코로나19 전후로 이용자들의 변화 패턴이 있나요.

코로나19 전에는 사무실로 출근하는 사람들이 많았죠. 다음달 일정을 월말에 계획해서 정해뒀어요. 가능한 한 미리 계획하고 출근지 위치 반경에 들어오면 출퇴근 버튼을 누르는 식으로 운영됐고요.

아무래도 코로나19 이후에는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이를 관리할 수 있는 기능들을 많이 활용하고 있어요. 재택근무 신청을 하고 자동 승인을 받으면 그날 근무일정은 근로시간으로 간주되는 기능들을 쓰고 있는 거죠. 출·퇴근지를 다수로 설정하게 하는 기능도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앱을 통해 일정관리를 빡빡하게 하면 회사만 좋고 직원들은 감시당하는 느낌이 들 거 같아요.

주 52시간 근무제도, 코로나19 등 사회적으로 근무시간 관리나 재택근무를 필요로 하게 되는 분위기가 형성됐는데 개별 기업에서는 발 빠르게 대응하기 어려웠죠. 특히 기업 경영진 입장에서는 직원들이 출근하지 않고 일을 제대로 하는지에 대한 신뢰가 쌓여있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러다보면 업무에 비효율이 생기곤 하죠. 우리네 기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눈도장 문화’ 같은 것들이 대표적인 사례인데요. 시프티를 활용하면 관리자 입장에서 구성원들의 일정을 세세하게 체크할 수 있으니 저희가 기업문화를 바꾸는데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직원들에게도 순기능이 존재해요. 일과 삶의 경계가 확실히 구분되는 거죠. 집에서 근무하다보면 이 경계가 무너질 때가 많은데요. 앱으로 출·퇴근을 체크한다는 제스처를 취함으로써 업무의 시작과 끝을 나눠주는 것이죠. 무엇보다 저희는 개개인의 위치를 추적하지 않아요. 외근이 많은 분들이 우려하시는 부분인데요. 출근 버튼을 누를 때만 일시적으로 스마트폰의 위치를 확인한 뒤 폐기합니다.

―향후에는 어떤 회사로 발전시키고 싶은가요.
병원, 제조업이나 물류업도 기존에 다루지 않은 산업으로 확대할 계획이에요. 일정을 잘못 짜면 과로하게 되고 건강에 치명적인 문제가 생기고…. 자칫 한 사람의 인생이 망가지거든요. 택배 일정도 잘못 배정되면 비효율과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기도 하고요. 이런 분야에서 솔루션을 제공해 사회적 이익을 만들어나가고 싶습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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