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런 킹덤, 그랑사가 등 대형 게임들의 등장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2021년 모바일 게임 시장에 굉장히 독특한 매력을 풍기는 신작 액션 게임이 깜짝 데뷔해 주목을 받고 있다.
매력 있는 사무라이 액션, 그리고 수묵화를 연상케 하는 독특한 그래픽을 앞세워, 모바일 세키로라는 별명까지 얻은 이 게임은 5년차 한국 스타트업 드림모션이 선보인 로닌 더 라스트 사무라이로, 대규모 마케팅 없이 구글플레이스토어 글로벌 다운로드 50만, 액션 부분 2위까지 오르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매출 순위도 구글플레이스토어 73위에 올랐으며, 국내 매출이 40%, 해외 매출이 60%를 기록할 정도로 해외에서 반응이 더 뜨겁다. 불과 20명에 불과한 직원 수로 개발은 물론, 글로벌 운영, 마케팅까지 모두 직접하고 있는 소규모 스타트업이라는게 놀라울 정도의 성과다.
이 게임을 개발한 드림모션은 크래프톤 테라 개발팀 출신 이준영 대표가 지난 2016년 같은 회사 동료 류성중 이사와 공동 창업한 개발사로, 로닌 더 라스트 사무라이는 드림모션의 세 번째 작품이다.
창업 후 처음으로 선보인 탭액션 게임 건스트라이더는 실루엣 스타일의 인상적인 그래픽으로 주목을 받아 글로벌 100만 다운로드를 달성했으며, 두 번째 작품인 로드 투 발러 월드워2는 짜임새 있는 전략으로 현재도 꾸준한 인기를 자랑하고 있어, 이전부터 가능성을 주목받은 바 있다.
“예상보다 더 뜨거운 반응에 많이 놀랐습니다. 사실 모바일은 자동 전투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생각에 직접 조작 방식의 게임이 통할 것인지 출시하기 직전까지 확신이 안 섰지만, 일일이용자수가 25만명이 넘어가는 것을 확인하니 열심히 준비한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준영 대표가 로닌 더 라스트사무라이를 기획하게 된 것은 지난 2019년 출시된 궁수의 전설을 플레이하면서 큰 충격을 받은 결과다. 모바일 게임의 자동 전투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직접 조작으로도 이용자들을 감탄시키는 게임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궁수의 전설이 보여줬기 때문이다.
궁수의 전설은 RPG가 아니지만 RPG 요소를 강하게 넣어 인기 뿐만 아니라 매출까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것을 보고, 대기업 격전지가 된 RPG 장르는 소규모 스타트업이 도전하기에는 무리라고 포기하고 있었던 것을 반성하는 기회가 됐다고 한다.
이대표는 그냥 궁수의전설과 비슷한 서부의 총잡이 같은 스킨을 바꾼 게임을 만들 수도 있지만, 금방 비슷한 게임들이 넘쳐나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라 생각하고, 당시 푹 빠져 있던 세키로, 그리고 과거 PS2 시절 많은 인기를 얻었던 귀무자의 일섬, 검호의 다양한 무기 액션 등의 경험을 더해 근거리 전투 중심의 로그라이크 액션RPG 장르로 차별화를 추구했다. 이대표의 어린 시절을 함께 한 액션 게임에 대한 로망을 모두 담은 결과물인 것이다.
보통 스타트업은 잘 할 수 있는 한가지 장르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지만, 드림모션이 창업 후 3개의 작품을 모두 다른 장르를 시도한 것도, 어린 시절 재미 있으면 장르를 가리지 않고 푹 빠져 살았던 골수 게임 키드 이대표의 다양한 게임 욕심이 반영된 결과다.
“로닌 더 라스트 사무라이를 만들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조작의 간편함이었습니다. 궁수의 전설이 성공한 이유가 원버튼으로 효과적인 액션을 선보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우리는 아예 2버튼으로 한계를 정하고, 여기에 모든 액션을 담으려고 고민했습니다. 더 복잡해지면 필연적으로 자동 전투 요청이 생길테니까요”
버튼이 많은 게임패드로도 쉽지 않은 액션을 단지 2개의 버튼에 몰아넣으려니 그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한다. 이대표의 말에 따르면 초기 기획에서는 아예 이동조작조차 없이 방어과 공격만 있었으며, 이후에 적 타겟팅 문제에 대한 고민이 생겨서, 방어 버튼에 이동 기능을 보조로 더했다.
또한, 액션의 다채로움을 더하기 위해 무기마다 미묘하게 공격 속도, 균형, 타이밍 등을 조절하면서, 조작은 단순하지만, 공격과 방어 숙련도가 중요한 현재의 조작 형태를 완성했다.
그래픽 역시 많은 시행 착오를 거쳤다. 호평받았던 건스트라이더의 경험 덕분에 강렬한 첫인상을 줄 수 있고, 사무라이에도 잘 어울리는 수묵화 스타일을 결정했지만, 해본 사람도 없고, 참고할 사례도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대표는 만족할만한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계속 공부하고, 다시 도전하는 고생의 연속이었다며, 건스트라이더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현재 이용자분들의 반응을 보면 재미있다는 의견도 있고, 너무 어렵다는 얘기도 많습니다. 저희는 쉬운 게임이 목표가 아니기 때문에, 아무나 클리어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클리어하고 나면 엄청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게임이 되고자 합니다”
물론, 이용자들을 아예 포기하게 만드는 가학적인 취미는 없기 때문에, 현재 이용자들의 지표를 보면서 어렵지만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난이도를 세밀하게 조정 중이다. 이대표는 1장은 프롤로그 개념이고, 2장까지 클리어하면서 어느 정도 게임에 익숙해지면 피로도를 완화하기 위해 자동으로 재화를 습득할 수 있는 토벌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뒀다며, 토벌까지 가는 것이 쉽지 않다는 의견이 많아 장비 드랍률 상승과 2장 보스전 난이도 완화를 고려 중이라고 한다.
“아무래도 소규모 개발사이다보니 스토리 몰입감을 더하는 컷신이나, 경쟁 요소 등 아직 구현하지 못한 부분이 많습니다. 일단은 기본 뼈대가 되는 액션 완성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미뤄뒀지만, 계속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다양한 요소들을 추가할 계획입니다”
이대표는 다수의 게이머들이 접속해서 즐기는 게임이긴 하지만, 사실상 싱글 게임이나 다름없어서, 다른 이용자들과 어울리는 콘텐츠에 대한 요청이 많고, 너무 진지하기만 하다는 의견도 많은 만큼,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이벤트 던전, 랭킹 시스템 등의 추가를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세키로나 다크소울 같은 게임을 즐기다보면 열받아서 패드를 던지고, 한참 뒤에 다시 생각나서 패드를 잡은 경험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예전 콘솔 게임처럼 어렵지만 난관을 넘어섰을 때 벅찬 감동을 주는 게임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지금도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고 있지만, 앞으로도 더 많은 기대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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