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간 봄·여름 4일 길어지고 겨울 7일 짧아졌다…‘온난화 경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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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3월 25일 14시 05분


낮기온이 크게 오른 25일 오후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인근 도로변에 벚꽃과 개나리가 만개해 있다. 2021.3.25/ 뉴스1
낮기온이 크게 오른 25일 오후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인근 도로변에 벚꽃과 개나리가 만개해 있다. 2021.3.25/ 뉴스1
지난 30년 간 한반도 계절의 시계가 빨라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봄·여름이 오는 시기는 빨라지고 길어졌으며, 겨울은 짧아진 경향이 확인됐다.

25일 기상청의 ‘신기후평년값이 보여준 기후변화’ 자료에 따르면, 1991년부터 지난해까지 30년 동안 봄과 여름은 이전 평년(1981~2010년)보다 각각 4일 길어지면서 2~6일 빨라졌고 겨울은 7일 짧아졌다.

지구 온난화로 연평균 기온도 꾸준히 상승했다. 30년 간 전국 평균기온은 12.8도로 이전 평년값(1981~2010년)보다 0.3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분석기간 최근 10년(2011~2020년)의 연평균 기온은 13.1도로 과거 첫 10년(1981~1990년)의 12.2도보다 0.9도나 높았다.

기온은 중부 내륙지방 중심으로 더 크게 올랐으며, 최고기온보다는 최저기온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대부분의 주요 도시 기온은 이전 평년과 비교해 0.3∼0.4도 상승했다. 서울의 연평균 기온은 12.8도로 전국 평균과 같았으며, 제주는 16.2도, 부산은 15.0도로 다른 주요 도시보다 높았다.

폭염과 열대야 현상은 각각 1.7일과 1.9일이 증가한 반면, 한파일수는 0.9일 감소했다. 이 같은 경향은 최근 10년 사이 크게 증가했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해양수온 역시 지속 상승해 최근 30년 간 해양수온이 15.6도로 이전 평년(1981~2010년)보다 0.2도 높았고, 우리나라 주변 수온은 2010년 전후로 0.8도 상승했다. 특히 1월 수온 상승(1.4도)이 연중 가장 컸다.

전국 연 강수량은 1306.3㎜로 이전 평년(1307.7㎜)과 비슷했으나, 지역별로는 중부지방은 감소하고, 남부지방과 제주도는 증가하며 차이를 보였다. 계절별로는 여름철 강수량이 710.9㎜로 연 강수량의 54%를 차지했고, 봄과 가을 강수량이 늘었다.

기후변화 전문가 이명인 유니스트(UNIST) 교수는 “봄철 기온이 오르면서 5월부터 여름에 접어드는 경향이 관측되고 있다”며 “여름 길이가 늘어나면 이른 폭염이 나타나거나, 고온현상이 지속돼 산불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한 토양이 빨리 건조해지면서 미세먼지 문제가 생기거나 대기질이 악화되며 인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교수는 “한해에 평균 기온이 0.1도 올랐다고 하면 변화의 폭이 크지 않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평균값이 아닌 기온의 변동성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날씨의 변화폭이 커지고, 전반적으로 더운 기후가 되면 운동 에너지가 강해져 장마, 폭염, 가뭄, 태풍 등 자연재해가 자주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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