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조사기관 스탯카운터(Statcounter)가 조사한 2020년도 국내 스마트폰 점유율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64.58%로 1위를 차지했고, 애플이 25.63%로 2위를 차지했다. 3위 사업자인 LG전자는 6.43%의 점유율을, 샤오미나 구글 등 이외 브랜드가 전체 3.36% 점유율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지난 5일,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부 사업 공식 종료를 발표하면서 약 7%에 가까운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공백이 생겼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는 삼성 갤럭시 A52·A72를 ‘갤럭시 어썸 언팩’을 통해 대대적으로 공개했고, 4위 사업자인 샤오미도 홍미노트 10·10 프로를 SKT 및 LG유플러스 개통과 알뜰폰 자급제로 판매하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반면 애플은 프리미엄 급 제품이 주력인 데다가 운영체제가 달라 이번 경쟁은 관망하는 추세다.
문제는 LG전자가 빠지면서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삼성전자와 애플 두 기업의 독점 시장으로 가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LG전자의 철수로 인해 두 브랜드를 제외하고서 국내 시장에서 고를 수 있는 스마트폰이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저가형 중국산 스마트폰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반감이 커서 중국 브랜드 스마트폰 역시 정착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다행히도 해외구매나 자급제로 눈을 돌리면 선택지가 생기고, 또 LG전자의 부재로 다시금 국내 시장에 발을 들여놓을 브랜드도 없지않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아닌, 새로운 제3의 선택지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가장 가능성 높은 브랜드, 소니 엑스페리아
소니는 ‘엑스페리아’ 브랜드를 통해 프리미엄 급 스마트폰을 선보이고 있으며, 과거에도 국내 시장에 제품을 내놓은 바 있다. 2018년 10월, ‘엑스페리아 XZ3’를 마지막으로 국내 시장에 스마트폰을 출시한 적이 없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5G 시장의 성장에 발맞춰 영상 전문가를 위한 엑스페리아 프로나 엑스페리아 컴팩트 시리즈를 공개했고, 오는 4월 14일에 엑스페리아 1 III 5G로 추정되는 새로운 고성능 5G 스마트폰을 공개할 예정이다. 소니코리아가 공식적으로 국내 시장에서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한 것은 아닌 만큼, LG전자의 부재에 맞춰 새로운 제품을 출시할 가능성도 없지 않은 상황이다.
가격대비 성능비로 주목받는 모토로라
모토로라는 세계 최초로 스마트폰을 제조한 기업이지만, 스마트폰 시대에 적응하지 못해 고전하고 있다. 2014년 당시 모토로라 모빌리티가 분사해 구글에 인수되었지만, 이후 레노버가 브랜드를 가져오면서 레노버 산하의 기업이다. 현재 모토로라는 레이저(Razr) 스마트폰을 폴더블 5G로 복각한 프리미엄 제품부터, 모토 G 브랜드 기반의 보급형 제품까지 폭넓게 출시하고 있다. 최근 스냅드래곤 870 5G 기반에 70만 원대 가격대인 모토 G100 5G나 스냅드래곤 480 5G 기반의 모토 G50 5G, 보급형 제품인 모토 G10 파워 등 가격대비 성능이 뛰어난 제품을 출시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당장 국내 시장에서 볼 일은 없지만, 모기업인 레노버가 한국에 진출해 있어서 깜짝 등판할 가능성도 있다. 구글이 직접 지원하는 스마트폰, 구글 픽셀
구글 픽셀은 구글이 직접 제조하고 유통하는 스마트폰이다. 글로벌 출시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2016년 첫 등장 이후 국내 시장에 한 번도 정식 출시한 적이 없으므로, LG전자 철수를 이유로 국내에 등장할 가능성은 적다. 그래도 구글 픽셀은 구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기준이 되는 폰이라 개발자나 최신 펌웨어를 빠르게 활용하고 싶은 사람들이 해외구매로 구매하기도 한다. 가장 최근에 출시된 폰은 2020년 10월 출시된 픽셀 4a 5G 및 픽셀 5로, 스냅드래곤 765G 프로세서를 적용해 5G 네트워크를 공식 지원한다. 크기는 픽셀 5가 6인치, 픽셀 4a 5G가 6.2인치로 차이가 나지만, 메모리나 배터리 등 세부 성능은 픽셀 5가 조금 더 좋다. 두 스마트폰은 제품은 북미 시장과 유럽, 일본, 대만, 호주 등에 출시되며 우리나라에서는 100만 원대 해외구매로 구할 수 있다. 가격대비 성능비부터 게이밍 스마트폰까지, 에이수스 젠폰
에이수스는 대만의 하드웨어 제조사로, 국내에서는 노트북과 데스크톱, 메인보드, 모니터, 게이밍 기어 등 다양한 PC 하드웨어를 취급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자체 제조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인 젠폰(ZenFone)을 판매하고 있으며, 매년 고성능 제품 하나씩을 선보인다. 가장 최신 제품은 스냅드래곤 865 프로세서를 탑재한 젠폰 7과 젠폰 7 프로로, 다른 제조사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플립형 카메라와 풀스크린 OLED 디스플레이가 장점이다. 이외에도 고성능 게이밍 스마트폰인 ROG 폰 5도 취급하고 있고, 이전 제품인 젠폰 5나 젠폰 5Z, 젠폰 6 등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 젠폰 역시 국내에 정식 출시될 예정은 없지만, 국내에 지사가 있는 만큼 진출 가능성이 없지 않다.
줄어드는 소비자 선택권, 가격경쟁 줄어들 것
지금까지 LG전자가 시장 점유율 확보에 고전했던 이유는 그만큼 삼성전자와 애플의 제품 완성도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보급형 시장의 최대 경쟁자가 사라진 만큼, 이전처럼 삼성전자가 보급형 제품에 집중할지 미지수다. 이미 삼성전자는 갤럭시 A 라인업보다 저렴한 갤럭시 M·J 시리즈를 국내 시장에서 선보이지 않고 있는데, 시장경쟁을 할 필요가 없어지면 지금의 갤럭시 A 제품군 중 염가형 제품도 갤럭시 M·J 시리즈처럼 조용히 내려갈지 모른다. 이를 위해서도 건전한 시장 경쟁이 필요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LG전자의 빈자리를 채우고 삼성전자와 경쟁할 브랜드가 없는 게 문제다.
특히 국내 소비자들 대다수가 보안 문제로 인해 중국산 스마트폰을 피하는 경향이 있어, 화웨이에서 독립한 아너나 샤오미 포코폰, 오포, 원플러스, ZTE 등 중국 제조사들이 끼어들 자리도 없다. 이 상황을 타개할 기회가 바로 5G의 확산이다. 2021년을 기준으로 거의 모든 제조사들이 5G 스마트폰을 출시한 상태지만, 여전히 그 수가 많지는 않다. 삼성전자를 기준으로는 보급형 제품 중에선 A90이나 A52 5G, 갤럭시 S20 FE 정도고, 애플은 아이폰 12 뿐이다. 모든 사람이 똑같은 스마트폰을 찾지는 않으니 이번 만큼은 다른 제조사의 5G 제품이 등장할 여지가 있다.
스마트함의 대명사였던 블랙베리는 미국 스타트업인 온워드 모빌리티와 대만 폭스콘이 손을잡고 5G 스마트폰으로 부활할 예정이다. 특히 블랙베리는 국내에서 간간이 팔려 왔기 때문에, 추후 출시된다면 국내 자급제 시장에서도 볼 가능성이 크다. 모토로라는 폴더블 스마트폰인 레이저 5G를 비롯한 신제품을, 노키아도 올해 초 4종의 5G 스마트폰을 공개하며 다시 한번 재도약한다. 올해 이후의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안개 속에 있지만, 5G 스마트폰을 통해 다양한 브랜드가 경쟁하는 시장이 되진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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