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아름다운 인테리어 소품, 하만카돈 사운드스틱 4

  • 동아닷컴
  • 입력 2021년 4월 21일 10시 31분


최근 ‘에어팟’, ‘갤럭시 버즈’ 등 무선 이어폰 시장이 크게 성장하면서 고가의 이어폰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하지만 이어폰은 공간감이 좁아 특유의 답답함이 느껴지고, 조금만 사용해도 귀가 아프거나 청력이 손실되는 등 위험 또한 있어 스피커에 대한 갈증을 느끼게 한다.

그런데 막상 스피커를 구입하려 하다 보면 하나같이 투박한 디자인에 가격대도 천차만별인 관계로 어느 것을 고를지 결정하기 쉽지 않다. 이처럼 좋은 디자인과 적절한 성능을 갖고 있고, 다소 높은 가격도 감수할 의사가 있는 사람들에게 ‘하만카돈 사운드스틱 4’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감성을 자극하는 만족스러운 첫인상

먼저 디자인 얘기를 빼놓을 수 없다. 사운드스틱 4의 디자인은 여타 다른 스피커는 물론이고 깔끔한 디자인으로 유명한 ‘오디오엔진 A2’와 비교해도 매우 뛰어나다. 곡선형의 투명한 플라스틱으로 뒤덮인 우퍼를 보면 마치 애플의 ‘파워맥 G4 큐브’를 보는 느낌을 갖게 한다.

이는 사실 사운드스틱이 본래 애플의 디자이너 조너선 아이브(Jonathan Ive)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2000년 하만카돈과 애플이 합작해 만든 ‘사운드스틱 1’이 발매된 이후 총 세 번의 업데이트를 거쳐 2020년에는 ‘사운드스틱 4’가 나왔지만, 특유의 유려한 디자인은 지금까지 큰 변화 없이 유지돼오고 있다.

좌측부터 차례대로 오디오엔진 A2, 애플 파워맥 G4 큐브, 하만카돈 사운드스틱 4(출처=IT동아)
좌측부터 차례대로 오디오엔진 A2, 애플 파워맥 G4 큐브, 하만카돈 사운드스틱 4(출처=IT동아)

제품에 콘센트에 꽂고 전원 버튼을 누르면, 우퍼에서 은은한 불빛이 뿜어져 나오는 동시에 강력한 저음을 동반한 시작음이 들린다. 스피커 본연의 기능인 ‘소리를 들려주는 것’과는 크게 관련 없는 부분이지만, 사운드스틱 4를 처음으로 대하는 사람의 감성적인 부분을 만족시켜 준다.

스피커를 스마트폰 등 다른 기기와 연결하는 과정도 놀라울 정도로 쉽다. 제품 뒷면에 있는 블루투스 버튼을 누르고 잠시 기다리면 스마트폰의 블루투스 기기 목록에 ‘Soundsticks 4’가 나오고, 이를 선택하면 ‘띠링링’ 하는 소리와 함께 연결이 완료됐다고 나온다. 이후 유튜브나 스포티파이 등 노래를 재생하면 스피커에서 노래가 흘러나온다.

스피커로서의 역할은 충실, 하이파이로는 글쎄…

사운드스틱 4의 음질은 훌륭하다. 평소 ‘에어팟’ 등 이어폰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풍부한 저음과 공간감을 느낄 수 있다. 음량도 충분해서 작은 방은 물론이고 커다란 거실이나 소규모 개인 카페에 놓아도 될 정도로 충분한 출력을 자랑한다.

다만 40만 원이라는 가격을 생각하면 사람에 따라서는 약간의 부족함을 느낄 수 있다. 저음의 소리는 충분히 크지만, 단단하다기보다는 쿵쿵 울리는 느낌에 가깝기 때문에 사람에 따라 부담스럽게 느낄 수 있다. 또한 전반적인 세팅이 저음 위주로 맞춰져 있기 때문에 고음 영역에서 약간의 먹먹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별도의 음향 증폭기인 ‘앰프’가 분리된 제품이라면 앰프의 이퀄라이저로 이를 조절해줄 수도 있겠지만, 사운드스틱 4는 앰프 내장형인 데에다 별도의 이퀄라이저도 지원하지 않는다.

전문가용 오디오 시스템인 하이파이(Hi-Fi) 구축을 위한 음향 부분의 지원도 미비하다. 스피커에 많은 돈을 투자하는 사람들 중 상당수는 고음질의 음악을 감상하려 유선 연결을 하는 경우가 많으나, 사운드스틱 4가 지원하는 유선 연결 단자는 아날로그 3.5mm 단자 1개가 유일하다. 고음질 음원을 왜곡 없이 전달하기 위한 디지털 USB 연결이나 광케이블 등은 지원하지 않는다.

유선 연결 단자는 단 하나뿐이다.(출처=IT동아)
유선 연결 단자는 단 하나뿐이다.(출처=IT동아)

2% 부족한 편의 기능

사운드스틱 스피커는 본래 애플과의 협업을 통해 탄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애플 제품은 특유의 ‘디테일’에 대한 집착으로 유명하지만, 어째서인지 사운드스틱 4는 몇 가지 디테일한 부분에서 아쉬움을 남긴다.

먼저 제품을 조종할 수 없는 리모컨이 없다. 사운드스틱 4는 커다란 크기 때문에 손이 잘 닿지 않는 먼 곳에 놓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별도의 리모컨이 없기 때문에 전원을 켜고 끄거나 블루투스 연결을 하려면 우퍼 뒷면의 버튼을 일일이 클릭해야 한다. 리모컨을 대신해 줄 스마트폰 앱도 존재하지 않는다.

제품 불빛을 끌 수 있는 방법도 없다. 우퍼의 불빛은 사운드스틱 4의 디자인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요소임이 분명하지만, 어두운 환경 등 특정 상황에서는 다소 부담스럽게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우퍼의 불빛을 끄기 위해서는 직접 본체 뒷면에 있는 전원 버튼을 누르거나, 혹은 음악을 끈 채로 10분 정도가 지나 스스로 불빛이 꺼지기를 기다려야만 한다.

불을 끈 상태에서도 제품 주위가 밝게 빛난다.(출처=IT동아)
불을 끈 상태에서도 제품 주위가 밝게 빛난다.(출처=IT동아)

사운드스틱 4의 블루투스 연결 방법은 매우 편리하지만, 최대 2개 기기까지만 연결을 지원한다. 3개 이상의 기기를 연결할 경우 가장 먼저 연결했던 기기의 정보는 삭제되기 때문에, 다시 블루투스 메뉴에 들어가 새로 연결해줘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이는 상기한 리모컨의 부재와 합쳐져 불편함을 가중시킨다.

사운드스틱 4는 뛰어난 디자인과 적절한 성능으로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만족감을 주는 스피커다. 다만 하이파이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적은 단자, 고급 기능의 부재 등으로 약간의 아쉬움을 느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사운드스틱 4는 적절한 성능으로 만족스럽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동아닷컴 IT전문 김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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