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발골수종 치료제 ‘닌라로’… 다발성경화증 ‘마벤클라드’ 등
뛰어난 효능에 복약 편의성 갖춰… 병원방문 줄여 환자 삶의 질 향상
전통적으로 ‘먹는 약(경구제)’은 주사보다 효능이 덜할 것이란 인식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 등장한 신약은 이런 고정관념을 깨고 있다. 복약 편의성과 확인된 효과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경구 신약은 병원방문 빈도를 줄임으로써 일상생활과 치료의 병행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먹는 항암제 시장은 이미 간암, 난소암, 폐암 등 고형암 분야에서 주요하게 자리 잡고 있는데, 최근에는 혈액암, 희귀질환 분야에서도 경구 신약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경구제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대표적인 질환은 다발골수종을 들 수 있다. 다발골수종은 골수에 생기는 혈액암의 일종이다. 질환이 진행되면서 뼈 손상과 통증을 유발하고 골절 위험을 높이며, 콩팥에 침범해 신장기능 장애로도 이어질 수 있다.
국내 유병자는 6567명(2018년 기준)으로 희귀질환으로 분류돼 있지만, 1년에 약 2000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그중 63% 이상이 65세 이상 고령에서 진단되면서 향후 인구 고령화로 인해 발병률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발골수종의 문제는 재발이 잦아 장기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다발골수종 환자의 상당수는 치료에도 불구하고 재발과 불응 상태로 질병이 진행하므로 첫 재발 시부터 질병의 진행을 최대한 늦추는 치료가 중요하다.
기존엔 다발골수종 재발 시 가능한 치료옵션이 주사제 요법밖에 없었으나, 최근에는 경구 요법이 가능해지면서 병원 방문 횟수 감소로 인한 치료부담 경감과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최근 보험급여가 적용된 경구용 다발골수종 치료제 ‘닌라로’(성분명: 익사조밉)는 한 달에 한 번 정도만 병원을 방문하면 돼, 기존 주 1, 2회 내원해야 했던 주사제 대비 연간 통원 치료 횟수를 줄여 직간접적으로 치료부담을 줄일 수 있다. 또 입증된 효능에 내약성도 양호해 치료지속에 도움이 되고 있다. 더구나 이 치료제는 현재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의 글로벌 치료 지침에서도 다발골수종 재발 환자의 치료 방법으로 권고되고 있다.
이외에 다발성경화증 치료제 시장에서도 자가주사 부담을 낮춘 경구용 치료제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다발성경화증은 우리 몸의 뇌, 척수, 시신경을 포함하는 중추신경계에 만성적으로 염증이 생기는 자가면역 질환 중 하나다.
질병 초기에는 저절로 호전되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재발이 반복되면서 장애를 남기거나 완치가 어려운 희귀난치성 질환이다.
기존에 주사치료에 대한 부담과 복약순응도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마벤클라드’(성분명: 클라드리빈)의 보험급여 등재에 이어, 최근 경구용 다발성경화증 1차 치료제인 ‘오바지오 필름코팅정’(성분명 테리플루노마이드)의 급여기준이 더 많은 환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확대돼 다발성경화증 조기치료 관리에 주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마벤클라드는 2년간 최대 20일의 단기 복용으로 임상 효과는 최대 4년까지 지속 가능하다.
또 오바지오는 1일 1회 경구 투여로 장기 치료가 필수적인 다발경화증 환자의 치료 순응도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이처럼 효능에 편의성을 더한 경구제는 지금도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다. 앞으로 항암 및 희귀질환을 비롯해 보다 다양한 질환의 경구제가 발전해 환자의 일상 유지 및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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