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투 건강 핫클릭]뼈 진동으로 소리 듣는 ‘골전도 보청기’, 신경 이상없는 난청에 도움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28일 03시 00분


골전도 보청기

국내 난청 인구가 날이 갈수록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난청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약 475만 명. 그 이전 10년과 비교하면 56% 증가한 수치다. 이처럼 난청 인구는 증가하지만 환자들은 보청기 외에 다양한 치료 방법을 잘 알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에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문일준 교수와 함께 톡투건강 ‘골전도 임플란트 및 골전도 보청기’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골전도 보청기’는 뼈로 소리를 듣는 것인가?


“맞다. 일반적으로 소리를 듣는 것은 공기 진동을 통해서 이뤄진다. 외이도를 통해 들어온 소리가 고막을 지나, 달팽이관에서 전기적인 신호로 바뀌어져 소리를 듣게 된다. 하지만 특별한 방법이 하나 더 있다. 바로 뼈의 진동으로 소리를 듣는 것이다. 골전도 이어폰과 같은 원리다. 달팽이관이 있는 측두골이 흔들리면 달팽이관에서 마찬가지로 진동이 만들어지면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것이 뼈로 소리를 듣는 골전도 청력이다. 이런 골전도를 이용해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하는 의료기기가 바로 골전도 보청기나 골전도 임플란트다.”

―어떤 환자에게 골전도 보청기가 필요한가?

“골전도 청력이 비교적 좋고 청력신경 쪽에 큰 이상이 없는 전도성 난청 및 혼합성 난청 환자에게 효과적이다. 오른쪽 또는 왼쪽에만 난청이 있는 환자도 반대쪽 정상 달팽이관으로 소리를 전달해줄 수 있어 골전도 보청기를 사용할 수 있다. 또 귀에 기형이 있어서 외이도가 완전히 폐쇄된 영유아, 일반적인 중이염 수술로는 회복하기 어려운 특수 환자들에게도 골전도 보청기가 권장된다.”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문일준 교수가 골전도 보청기를 착용한 환자를 보고있다. 일반적으로 소리는 공기 진동을 통해서 듣게되지만 골전도 보청기는 뼈의 진동(골전도)으로 소리를 듣는다. 측두골에 임플란트를 심고 피부 위에 노출된 접합부에 어음처리기(소리를 듣는 외부 장치)를 끼우는 방식이다. 삼성서울병원 제공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문일준 교수가 골전도 보청기를 착용한 환자를 보고있다. 일반적으로 소리는 공기 진동을 통해서 듣게되지만 골전도 보청기는 뼈의 진동(골전도)으로 소리를 듣는다. 측두골에 임플란트를 심고 피부 위에 노출된 접합부에 어음처리기(소리를 듣는 외부 장치)를 끼우는 방식이다. 삼성서울병원 제공


―골전도 보청기는 어떻게 착용하나?

“치아 임플란트를 심듯 수술을 통해 측두골에 임플란트를 심는다. 이후 피부 위에 노출된 접합부에 어음처리기(소리를 듣는 외부 장치)를 딸깍 하고 끼우는 방식이다. 만약 소리가 들어오면 어음처리기가 진동을 하면서 접합부를 통해 측두골을 진동시킨다. 피부 위에 접합부가 노출되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을 위해선 아예 임플란트를 내부에 이식하는 방법도 있다. 이땐 어음처리기를 자석으로 탈부착한다. 소리가 들어오면 자석을 통해 내부 임플란트를 진동시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접합부가 노출되는 전자의 수술 방법은 진동이 바로 임플란트로 전달되므로 소리 전달효과가 크고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에 제한이 없는 반면, 피부에 염증반응 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 접합부가 노출되지 않는 후자의 수술 방법은 진동이 피부를 통하면서 소리전달효과가 상대적으로 감소할 수 있고 MRI 촬영도 현재 1.5 테슬라까지만 가능하다. 하지만 피부염증반응이 없고 미용적으로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다. 각각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환자 상황에 따라 적합한 방법을 선택한다.”

―수술하면 부담이 크지 않나?

“수술 시간은 평균적으로 1시간 이내다. 국소 마취로 진행하기 때문에 비교적 부담이 덜하다. 또 당일 입원, 당일 퇴원으로 진행할 수 있다. 비용은 선천성 외이 기형이 있는 환자는 보험 적용이 되어 본인 부담이 200만 원 이하다. 그 외 혼합성, 전음성, 일측성 난청 환자는 건강보험공단을 통해 전체 수술 및 기기 비용의 20%를 지원받을 수 있다.”

―비수술로도 진행할 수 있나?

“뼈가 아직 다 발달되지 않은 5세 미만 영유아들은 제조사에서 판매하는 특수 머리 밴드를 부착해 골전도 보청기를 사용할 수 있다. 머리 밴드에는 똑딱이처럼 어음처리기를 탈부착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기기를 측두골에 위치시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또 성인의 경우도 미리 골전도 보청기를 체험하고 싶거나 수술이 부담스러운 환자를 위해 골전도 이어폰처럼 머리 뒤에서 귀에 거는 지지대에 어음처리기를 부착시켜 사용할 수도 있다. 다만 뼈에 단단히 부착돼 소리를 전달하는 방법이 아니다보니, 수술과 비교해 볼 때 소리 전달 효율이 낮을 수 있다. 따라서 수술을 할 수 있다면 수술적 방법을 권해드리고 있다.”

―오른쪽 왼쪽 등 양쪽 다 착용해야 하나?

“양쪽에 전도성 또는 혼합성 난청이 있으면서 골전도 보청기 적응증이 되는 사람 또는 외이도 폐쇄증이 있는 사람이면서 양측 골전도 청력이 비슷하다면 양쪽에 모두 하는 것이 좋다. 두 귀로 소리를 들어야 소리의 방향성이 향상되고, 소음 속에서 언어 인지력도 향상된다. 한쪽만 수술했을 때보다 양쪽 수술을 다 했을 때 주관적인 만족도가 더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들이 많다. 골전도 청력이 좋은 사람들이 골전도 보청기로 소리를 들을 땐 정상 청력까지도 들을 수 있으니 난청이 생기면 꼭 전문의와 상담하기 바란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헬스동아#건강#의학#톡투건강핫클릭#골전도 보청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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