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대규모 산불, 병해충 확산 등 산림재해 빈도가 높아지면서 국가차원의 종합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의 흡수원으로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산림 보전을 위해서라도 폐기물로 간주하는 산림재해 부산물을 경제적으로 활용할 방안을 적극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산림재해는 산불이다. 산불 발생건수와 산불 피해면적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산림자원의 피해도 증가 추세다. 산림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누적 산불은 4737건에 달했으며 이에 따른 피해면적은 1만1196ha에 달했다. 강원도만 하더라도 최근 10년간 산불 710건에 사상자 29명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산불로 인한 전국 입목피해만 6578억 원을 상회했다. 이 중 산불로 인한 입목피해 액은 2019년과 2020년에만 합계 4270억 원에 달했다. 다른 재산피해까지 합산하면 피해 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산불로 인한 사상자는 최근 10년간 누적 134명으로 사망 43명, 부상 91명에 이른다.
지역별 산불발생 현황을 살펴보면 울산, 경북, 강원지역이 전체 피해면적의 96%(2676ha)에 달했다. 최근 10년간 발생면적은 강원도가 가장 넓은데 이는 동해안의 강한 계절풍, 기후변화로 인해 건조일수가 증가하고 강우 일수는 감소하는 등 산불대응에 불리한 여건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산림재해는 소나무재선충과 같은 산림병해충이다. 산림청에 따르면 재선충으로 인한 소나무림의 공익적 기능 피해 액은 3300억 원으로 추산된다. 산림청의 지속적인 관심과 방제 노력으로 피해를 본 나무가 매년 감소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다만 고사목을 방치하는 경우 장기적으로 재선충병으로 인해 더 많은 소나무가 고사할 우려가 있기에 더욱 집중적인 예방·예찰 활동은 필수불가결하다.
농촌경제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 이후에는 산림병해충의 영향이 경북, 전남, 전북지역으로 확산하고 2070년에는 충남, 경기 2100년에는 강원 일부를 제외한 전국이 피해 영향권에 들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또 다른 일종의 산림재해는 집중호우에 전국의 댐과 하천에 유입되는 나무 등 초목류다. 환경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2020년 집중호우로 인해 전국 댐·보·하천·하구 등에 유입된 부유쓰레기는 10만 톤을 넘었으며, 수거된 부유쓰레기의 80% 이상이 초목류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10년 내 가장 많은 수거량을 기록한 것으로 수거를 위한 국가 예산도 지출되었다. 적절한 사전예방조치가 필요함을 알 수 있다.
그간 일부 병충해 피해목을 제외한 산림재해 산물은 마땅한 사용처가 없어 대부분 폐기물로 간주됐다. 산불피해목 등은 품질상 문제로 일반 목재산업군에서 활용하는 것도 기술적 한계가 있다. 산림밀도 상승과 함께 동시에 산불의 도화선이 될 수 있는 낙엽 등 ‘산불연료’ 증가도 문제다.
관계기관이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산불, 병해충, 자연재해 피해목 등 산지 등에 버려지거나 방치된 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자원을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로 정의하고 이를 에너지원화 하는 정책을 3년 전부터 시행 중이다.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를 활용한 친환경 연료는 목재펠릿과 목재칩 등이 존재하는데, 이들은 관계기관의 업무지침에 따라 현실성 있게 체계적으로 활용 중이다. 품질규격의 경우에는 국제품질규격과 동등한 수준으로 엄격하게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경우 우리나라보다 훨씬 앞서 관련 제도를 마련했음에도 2019년 자국 내 목재펠릿 생산량이 약 15만 톤 수준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는 2018년에 이미 18만 톤을 넘어 2020년 30만 톤을 돌파했다. 일본은 수입산 목재펠릿 의존률이 99%에 달하지만 우리나라는 80%대까지 내려왔다.
특히 우리나라 산림부산물을 활용한 목재펠릿 제조 기술력은 전 세계 바이오전문가들이 인정할 정도로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지역 거점 시설을 통해 어려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신규인력 채용을 통한 고용확대도 진행 중이다.
이에 관련 전문가들은 “다양한 의견을 존중하면서 국제적 추세에 발맞추어 목재펠릿의 국산화를 적극 추진하여 기후위기에 대응할 필요가 어느 때보다 높다”며, “지속가능한 산림경영과 산림재해 예방을 위해서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의 부족한 경제성을 극복하고 체계적인 활성화를 위한 정부 차원의 종합적인 지원대책도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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