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 굵기의 아주 가는 입자를 액체에 담그는 것만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마이클 스트라노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화학공학과 교수팀은 아주 작은 관 형태의 탄소 덩어리인 탄소나노튜브를 갈아 만든 작은 정사면체 입자를 약품 제조에 사용하는 아세토나이트릴 용액에 넣어 전기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7일자에 공개했다.
스트라노 교수팀은 탄소나노튜브를 갈아서 종이와 같은 2차원 구조로 만든 뒤 한쪽 면을 테플론 소재로 코팅했다. 그리고 이 종이를 다시 잘게 잘라 한 변이 250μm(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인 정사각형 입자로 만들었다. 유기 용매인 아세토나이트릴에 입자를 집어넣자 테플론이 코팅되지 않은 면에는 아세토나이트릴과 탄소나노튜브가 반응해 전자가 이동하기 시작했다.
스트라노 교수는 “아세토나이트릴이 탄소나노튜브의 전자를 빼앗아 가면 액체가 평형 상태를 이루기 위해 전자를 이동시키는 반응이 나타난다”며 “전자의 흐름이 생기면서 전기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 분석에 따르면 탄소나노튜브 입자는 1개당 0.7V의 전기를 생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 입자로 마이크로로봇을 만들면 별도의 전원 없이 체내를 돌아다니며 진단하는 의료용 로봇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스트라노 교수는 나노입자를 식물의 호흡과 광합성 과정에 접목해 각종 환경 센서로 사용하며 ‘식물 나노생체공학’ 분야를 개척한 전문가로 유명하다. 지난해에는 빛을 쪼여 주면 전기신호를 만들어 움직이는 마이크로로봇, 나노입자를 넣으면 빛을 내는 식물도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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