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중년의 건강]종일 앉아 일하는 당신… 엉덩이 근육 키워 요통 탈출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6월 23일 03시 00분


엉덩이 기억상실증

게티이미지코리아
게티이미지코리아
김경훈 분당자생한방병원 병원장
김경훈 분당자생한방병원 병원장
김 부장(50)의 엉덩이는 기억을 잃었다. 무슨 말일까. 오전 9시에 출근하고 낮 12시에 점심을 먹고 오후 6시에 퇴근하는 그의 생활패턴 때문이다. 잦은 야근까지 고려하면 20년 가까이 매일 하루 8시간 이상 사무실에 앉아 하루를 보내는 그다. 얼마나 앉아 있던 것일까. 하루 8시간으로만 계산해도 1년에 1920시간, 20년간 3만8400시간이다. 야근을 포함하면 4만 시간 이상을 의자에서 보냈다. 그렇다. 엉덩이는 앉아 있을 때 일을 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중년 직장인들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엉덩이의 기억을 살려야 한다. 왜 그럴까.

중년 직장인의 엉덩이는 일을 하지 않는다. 오랫동안 앉아 있으면 엉덩이 근육은 쿠션 역할만 할 뿐이다. 이 상황이 계속되면 엉덩이 근육은 줄어들고 말랑말랑한 엉덩이로 변하게 된다. 이를 가리켜 ‘엉덩 기억상실증’이라고 부른다. 엉덩이 근육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허리 건강과 관련이 있다.

하체 근육 가운데 하나인 엉덩이 근육은 역설적이게도 허리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상체와 하체 사이에 위치한 엉덩이는 허리를 밑에서 지지하기 때문이다. 엉덩이 근육인 대둔근이 약해지면 허리를 받쳐주는 힘도 떨어져 허리 관절에 전달되는 부담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실제 해외 연구에 따르면 만성 요통을 가진 사람들은 엉덩이 근육량과 기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엉덩이 기억상실증은 중년 직장인에게 가장 많이 일어날 수 있다. 호르몬의 변화로 40대부터 근육량이 매년 1∼2%씩 줄어들고 하루 8시간 이상 앉아 있는 생활패턴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방치하면 허리에 전달되는 부담은 더욱 커져 척추뼈 사이의 디스크(추간판)가 제자리를 벗어나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허리에 전달되는 자극을 줄이기 위해 허리 운동은 물론이고 엉덩이 근육을 강화해야 한다.

엉덩이의 기억을 살리는 방법은 간단하다. 하루중에 엉덩이가 일할 수 있는 시간을 하루 10분만 마련해보자. 척추기립근 강화에도 좋은 ‘브리지’ 자세를 추천한다. 천장을 바라보고 누워있는 자세에서 엉덩이를 들어 올리고 내리는 이 동작은 엉덩이 근육을 자극할 수 있는 좋은 자세다. 기상과 취침 전후로 5분만 투자하면 엉덩이의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

만약 이런 노력에도 평소 허리 통증이나 뻐근함, 쑤심 등이 느껴지면 디스크가 이미 손상된 상태일 수 있다. 따라서 가까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와 함께 운동을 병행해야 허리 건강을 오래 지켜낼 수 있다. 특히 비수술적 접근이 필요한 만큼 허리의 자생력을 높일 수 있는 한방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한방에서는 추나요법과 약침, 침, 한약 처방 등을 병행하는 한방통합치료로 허리디스크를 치료한다. 먼저 한의사가 손 또는 신체 일부를 이용해 어긋난 척추와 근육을 밀고 당기는 추나요법으로 신체 균형을 바로잡는다. 이어 한약재의 유효한 성분을 인체에 무해하게 정제한 약침을 통증 부위에 놓으면 빠르게 염증을 잡을 수 있다. 아울러 기혈 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침치료와 함께 뼈와 근육 재생을 돕는 한약 처방을 받으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중년 직장인이라면 요통 하나쯤은 달고 산다. 허리 운동 외에도 엉덩이 근육을 단련시켜 탄탄한 엉덩이를 만들어야 허리 통증에서 벗어날 수 있다. 중년 직장인들이여 엉덩이에 땀이 날 정도로 일한 만큼 운동을 해보자. 엉덩이의 기억을 되살려야 할 때다.

김경훈 분당자생한방병원 병원장
#헬스동아#건강#의학#엉덩이 기억상실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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