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에서 육식공룡인 티라노사우루스와 초식공룡인 케라톱스를 비롯해 최소 7종의 아기공룡 뼈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이번 발견으로 공룡이 저위도 지방은 물론 차디찬 북극에서도 사계절 내내 일정한 체온을 유지하며 새끼를 낳고 살았을 것이란 최근 학설에 힘이 실릴 것으로 고생물학자들은 보고 있다.
패트릭 드러큰밀러 미국 알래스카대 박물관장이 이끄는 연구팀은 25일 미국 알래스카 북부 콜빌강 유역의 절벽에서 7종에 이르는 새끼공룡 뼈를 발견했다고 국제학술지 ‘커런트바이올로지’에 보고했다.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공룡이 양서류나 파충류처럼 외부 온도에 따라 체온이 변하는 냉혈동물이었을 것으로 추정해 왔다. 하지만 이번에 북극에서 발견된 공룡 뼈의 일부는 알에서 막 부화한 상태로, 또 다른 일부는 알에 들어 있는 상태였는데 이는 공룡이 따뜻한 저위도 지역으로 이동해 알을 낳았다는 기존의 학설과는 반대되는 결과다.
냉혈동물은 외부 온도가 떨어지면 활동이 불가능해지고 동면이나 휴면 상태에 빠지게 돼 극지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극지에서 공룡 뼈가 잇따라 발견되면서 공룡이 온혈동물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연구팀은 2011년부터 알래스카에서 절벽에 직접 올라 퇴적물을 퍼내고 돌과 흙을 제거한 뒤 연구실로 가져와 현미경으로 뼈를 찾아냈다. 드러큰밀러 관장은 “공룡 알은 부화하기까지 보통 3∼6개월 걸리는데 봄에 알을 낳고 새끼가 태어나도 나이가 너무 어려 겨울이 오기 전까지 위도가 낮은 따뜻한 지역으로 이동할 수 없다”며 “공룡이 북극에서 알을 낳았다는 것은 계절에 따라 옮겨 다니지 않고 둥지를 틀고 계속 머물렀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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