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코골이,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의심해봐야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7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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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칼럼]전영진 경상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소아 코골이는 정상 소아 가운데 10%에서 나타나고,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은 정상 소아 중 1∼3%에서 나타난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란 잠자는 동안 상기도 공간이 막혀 호흡 방해가 자주 발생하는 질환이다. 소아의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의 가장 흔한 원인은 편도 및 아데노이드 조직의 비대다. 편도 및 아데노이드는 상기도의 림프샘(임파선) 조직으로, 생후부터 12세까지 크기가 커진다. 특히 상기도 크기에 비해 편도 및 아데노이드 크기가 상대적으로 더 큰 2∼8세 소아에게서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 많이 생긴다.

소아의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은 비만과도 관련이 있지만, 성인과 다르게 성장 장애로 인한 저체중으로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을 제때 적극적으로 치료하지 않으면 구강 호흡으로 인해 얼굴 모양 변형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소아가 치아 교정을 앞두고 있다면, 구강 호흡으로 인해 교정 뒤 변형이 발생할 수 있어 편도 및 아데노이드 검진이 필수다. 이로 인해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같은 학습 및 행동 장애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 외에 신경인지장애, 야뇨증, 심혈관계장애 등이 이차적으로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 이 질환은 임상적인 병력과 이비인후과 내시경을 이용한 이학적 검사를 통해 의심할 수 있고, 확진을 위해선 수면다원검사를 권장한다.

다른 질환이 없는 상태에서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진단을 받은 소아가 우선적으로 받을 수 있는 치료가 편도 및 아데노이드 절제술이다. 절제 뒤에도 증상이 지속되면 양압기 치료 등을 고려하지만 그런 경우는 드물다. 국내외 연구에 따르면 수면호흡장애가 있는 소아는 편도 및 아데노이드 절제술 이후 삶의 질이 개선되고, 주의력 결핍과 과잉행동장애 등이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 편도 및 아데노이드 절제술을 할 때는 기존 전기 소작 기구를 이용하지 않고 코블레이터 기구를 이용한 수술이 가장 많이 시행되고 있다. 코블레이터 기구의 원리는 고주파에 의해 발생한 저온의 열을 이용해 근육층으로부터 편도 및 아데노이드 조직을 안전하게 절제하고 지혈하는 방법이다. 주변 다른 조직을 훼손시키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수술 뒤 통증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 출혈 위험도 역시 낮아 수술 뒤의 회복 기간도 줄어든다. 다만 코블레이터 기구를 사용하는 비용이 청구될 수 있다. 편도 및 아데노이드 절제술 이후 지연성 출혈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1, 2주 동안 죽이나 아이스크림처럼 차고 부드러운 음식을 먹어야 한다.

코골이가 있는 소아가 비염 등 코 질환을 가지고 있으면 비염 치료가 도움이 된다. 비만 소아는 체중 감량도 도움이 된다. 코골이가 있는 소아의 약 40%는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발병 위험이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전문의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소아 코골이#수면무호흡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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