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직장인, 그 중에서도 열정 하나만으로 온갖 궂은일을 도맡아 처리하는 대리님들을 위한 IT 상식을 전하고자 합니다. 점심시간 뜬금없는 부장님의 질문에 난감한 적 있잖아요? 그래서 저 송대리가 작게나마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 부장님, 아니 더 윗분들에게 아는 ‘척’할 수 있도록 정보 포인트만 쏙쏙 정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테슬라, 클럽하우스, 삼성, 네카라쿠배 등 전세계 IT 소식을 언제 다보겠어요? 지금 이 순간에도 피곤한 대리님들이 작게나마 숨 한번 쉴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1. 요즘 젊은 친구들이 틱톡이라는거 한다는데, 송대리는 틱톡하나?
네. 당연하죠. 틱톡을 안하고는 요즘 사람하고 대화하기 어렵잖아요. 부장님도 아셔야 합니다. 틱톡은 MZ세대 특히, 10대들에게 인기 있는, 이른바 핫한 인싸 앱이라고 할 수 있어요.
지난번에 목소리로만 소통하는 음성 SNS를 소개하며, 사진으로 소통하는 인스타그램, 글과 사진으로 소통하는 페이스북, 영상으로 소통하는 유튜브 등을 얘기했었잖아요. 틱톡은 동영상으로 소통하는, 유튜브와 비슷한 플랫폼인데… 조금 다릅니다. ‘숏폼’이라고 들어보셨어요? 1분 이내의 짧은 영상을 뜻하는데요. 틱톡은 유튜브와 비교해 비교적 길이가 짧은 영상을 주로 소통합니다.
틱톡이 유튜브와 다른 점은 또 있어요. 유튜브는 대부분 검색을 하죠. 그리고 클릭해서 재생합니다. 틱톡은 무조건 바로 영상이 재생되요. 검색 보다는 영상이 뜨고, 바로 재생되는 점이 다릅니다. 그래서 짧은 영상이 많아요. 그리고 사람의 눈과 귀를 초반에 확 잡을 수 있도록 굉장히 재미있거나 독특한 영상이 대부분이죠. 10대, 20대가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고요.
요즘은 정치사회적인 문제로 관심도 받고 있습니다. 뉴스에서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틱톡을 두고 미국과 중국이 날선 대화를 나누기도 했잖아요.
2. 어, 그래. 그건 나도 봤지. 틱톡은 중국이 만든 거라며?
맞습니다. 틱톡은 ‘바이트댄스’라고 하는 중국 업체가 만들었어요. 그래서(?) 미국의 관심을 한껏 받는 중입니다. 미국 정부가 중국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잖아요. 그 이유는 워낙 정치사회적인 문제라… 일단 여기에서는 넘어가죠. 그런데, 규제를 강화했는데도, 바이트댄스 매출은 그 이전과 비교해 약 2배 이상 늘었습니다. 지난해 매출은 343억 달러(한화 약 38조 7,000억 원)로 전년 대비 111% 정도 급증했다네요. 그리고 전세계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19억 명에 달합니다. 거의 3~4명 중에 1명은 틱톡을 하고 있다는 거죠.
3. 그렇지. 틱톡하면 트럼프가 먼저 떠오르더라고. 아마 미국에서 ‘틱톡 쓰지 말라’고 했었지?
네, 맞습니다. 더 심각했어요. 아예 미국 회사가 틱톡 인수해야 한다는 논리도 펼쳤죠. 틱톡 금지 이야기가 나오고 한 달 정도 지나서 마이크로소프트가 틱톡 사업권을 인수한다는 이야기가 있었죠. 이후 바이트댄스에 행정명령을 내려서 90일 이내에 미국 내 자산을 처분하라는 경고도 있었고…. 마이크로소프트뿐만 아니라 오라클, 월마트 등 인수한다는 기업도 계속 늘어났었습니다. 지금은 잠잠하지만요.
4. 그래서 틱톡을 미국 기업이 인수한건가?
아닙니다. 아직 결론을 확정할 수는 없지만, 그냥 지금 이대로 아무 일 없이 지지부진 끝났다고 봐야 합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했던 행정명령 자체를 미국 법원이 중지시켰어요. 틱톡과 같은 중국 앱 사용을 금지시켜야 한다는 것을요.
당시 행정명령을 내린 이유는 국가 안보였습니다. 중국 앱이 미국민의 정보를 불법으로 유출한다는 것이 근거였죠. 그런데 미국 법원이 ‘공정하지 않다’는 이유로 중단시켰습니다. 그런 와중에 현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했죠.
그리고 지난 6월 9일, 바이든 대통령이 행정명령 자체를 철회했습니다. 지난 6월 21일에는 틱톡과 위챗 등 중국 앱을 대상으로 했던 사용금지 제재도 취소했구요. 대신 중국과 연결되어 있는 앱이 미국의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모니터링하라고 상무부에 지시했다네요.
5. 그런데, 틱톡이 미국 안보에 위험을 끼치나? 그건 사실인거야?
데이터, 정보의 유출을 걱정했습니다. 정확히는 개인 정보죠. 마음만 먹는다면, 개인이 SNS 앱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누구와 관계를 맺고 있는지, 어떤 메시지를 주고 받는지… 다양한 정보를 추적할 수 있다는 거죠. 사용자들이 주고받는 동영상도 문제입니다. 동영상 속 정보를 분석해 주변 상황을 수집할 수도 있잖아요.
단순히 우려냐? 이게 그렇지도 않습니다. 틱톡의 개인정보 처리 방침을 살펴봐야 하는데요. 바이트댄스는 사용자가 틱톡에 올린 영상을 통해 해당 영상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얼굴과 목소리 등을 수집할 수 있도록 개인정보 처리 방침을 개정했습니다. 틱톡 한국어 개인 정보 처리 방침도 이렇게 바뀌었어요. 정확히 오늘(7월 2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라네요.
6. 내 모습, 내 목소리, 내 주변 상황을 수집한다고? 아니 왜?
개인정보 수집이죠. 정보 수집을 보다 더 다양하게 하겠다는 겁니다. 틱톡은 콘텐츠 순화를 위해 개인정보 처리 방침을 개정한다고 밝혔는데요. 사용자가 불법 광고 영상이나 낚시성 영상, 조회수를 올리기 위한 위험한 영상을 공유할 수 있어 단속하겠다는거죠.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저도 영상을 보다가 놀란게 있어요. 번지 점프같은데 줄없이 높은 곳에서 그냥 뛰어 내려요. 그런데 다치지 않고 바로 일어납니다. 신기하죠. 물론, 정상적인 사고라면 뭔가 트릭을 썼거나, 영상을 편집했거나 했겠죠. 그런데,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어라? 안다치네? 나도 해볼까?’라고요.
이런 영상 밑에는 자동으로 경고 메시지를 넣겠다는 겁니다. ‘일반인은 할 수 없다. 전문가만 할 수 있는 행동이다. 위험하니 따라하지 말라’ 형태로요. 즉, 영상 필터링을 위한 개인정보 수집이라는 거죠.
하지만 말이죠. 살짝 무섭습니다. 어딘가 찜찜할 수밖에 없잖아요? 누군가 나를 계속 보는 것 같고 말이죠. 이러한 우려 때문인지 미국 일리노이주에 있는 틱톡 사용자들이 바이트댄스를 상대로 집단소송에 나섰습니다. 실제로 1년간 법정 공방한 결과 9,200만 달러(한화 약 1,035억 원)를 원고에게 바이트댄스가 지급하기로 합의했죠.
원고 측은 "틱톡 앱이 사용자 휴대전화에 침투해 생체 정보 등 광범위한 개인정보를 빼간다. 바이트댄스가 이를 맞춤형 광고나 영리 목적으로 이용한다"고 주장했고, 바이트댄스 측은 "원고 측 주장에 동의하지 않지만, 소송을 장기간 끌기보다 틱톡에서 안전하고 즐겁게 경험하는데 집중하고 싶다"고 얘기했습니다.
7. 흠… 그렇단 말이지?
네. 쉽게 볼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생체 정보는 쉽게 생각할 문제가 아닙니다. 홍채, 지문 등을 예로 들어볼까요? 지문은 지금 일상 생활에서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결제 인증 수단 중 하나입니다. 홍채 정보를 이용해 스마트폰 잠금을 풀기도 하죠. 안면 정보도 마찬가지구요.
보안입니다. 보안 정보라는 거죠. 은행에서 지급하는 OTP카드와 같은 기능을 하잖아요. 만약 이 정보가 악용될 경우, 금전적인 피해를 볼 수도 있다는거죠. 만약 중국이 틱톡 앱으로 사람 얼굴을 수집하고, 홍채 정보를 수집하고, 지문을 수집한다고 가정해보죠. 그런데 공교롭게도 수집한 사람이 은행 결제 인증을 얼굴이나 홍채, 지문으로 했다고 칩시다. …허무맹랑한 얘기라고 생각들죠? 아닙니다. 기술적으로 가능한 얘기입니다. 홍채 정보나 지문 정보 등은 고화질 영상이나 사진에서도 충분히 유추하고 뽑아낼 수 있거든요.
8. 개인정보 수집을 강화하겠다는 약관 변경이 있어서 더 난리가 난거고.
맞습니다. 불에 기름 붓는 격이랄까요. 비단 틱톡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미국의 유명한 SNS, 페이스북도 마찬가지에요. 실제로 페이스북도 지난해 동일한 법 위반 관련 소송에서 합의금 5억 5,000만 달러(한화 약 6,187억 원)를 지급하기로 한 바 있었죠.
그래서 해당 업체들은 가이드라인을 정립하겠다고 말합니다. 개인정보 수집은 그래서 하는거라고 말하죠. 보호하기 위해서 수집한다… 라는 걸로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알아야 보호할 수 있다, 그런 의미라고나 할까요. 하지만, 안심할 수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우려스럽잖아요. 나도 모르게 내 얼굴을, 내 목소리를, 내 생체 정보를 수집한다는 거죠.
넓게 보면, 이러한 정보수집 관련 문제는 틱톡, 페이스북만의 이슈가 아닙니다. 수많은 대화를 나누는 카카오톡, 라인, 위챗과 같은 메신저부터 개인 정보를 입력해 가입하는 다양한 앱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문제죠. 개인별 사용패턴까지 추적할 수 있습니다. 언제 어디를 다녀갔는지도 파악할 수 있죠. 어찌보면 우리는 우리의 모든 정보를 공유하는, 무서운 세상에 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송태민 / IT전문가
스타트업부터 글로벌 대기업까지 다양한 경험을 지니고 있다. 현재 KBS 라디오 ‘최승돈의 시사본부’에서 IT따라잡기 코너를 담당하고 있으며, '애플워치', '아이패드 미니', '구글 글래스' 등의 국내 1호 구매자이기도 하다. 그는 스스로를 IT 얼리어답터이자 오타쿠라고 칭하기도. 두 딸과 ‘루루체체 TV’ 유튜브 채널, 개그맨 이문재와 ‘우정의 무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어비'라는 닉네임으로 활동 중이며, IT 전문서, 취미 서적 등 30여 권을 집필했고, 음반 40여장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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