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알글씨’도 보이는 증강현실 안경 나왔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7월 9일 03시 00분


ETRI, 작고 선명한 AR장비 개발
한쪽 눈 시야각 46.6도로 확대
착용 후 메타버스서 쇼핑하면
제품 유통기한까지 볼 수 있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7일 ‘나노코리아 2021’에서 공개한 안경 모양의 증강현실(AR) 기기. ETRI 제공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7일 ‘나노코리아 2021’에서 공개한 안경 모양의 증강현실(AR) 기기. ETRI 제공
오페라 안경처럼 눈에 갖다 대면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에서 판매하는 제품에 찍힌 깨알만 한 유통기한까지 선명하게 보이는 증강현실(AR) 기기를 국내 연구팀이 개발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7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나노코리아 2021’에서 안경 형태의 AR 기기인 ‘스몰 폼팩터 AR 디바이스’(사진)를 공개했다.

‘스몰 폼팩터’는 말 그대로 제품 외형을 작게 만들었다는 뜻이다. AR 기기로 가장 유명한 마이크로소프트(MS)의 ‘홀로렌즈’는 얼굴 절반을 가릴 만큼 크고 투박하다. 변춘원 ETRI 실감디스플레이연구실장은 “안경 렌즈 모양의 ‘핀미러 렌즈’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두께 4mm의 마이크로 디스플레이를 얹어 작고 가볍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핀미러 렌즈는 국내 스타트업인 레티널이 개발했다. 작은 구멍을 통해 사물을 보면 시력이 낮은 사람도 안경을 낀 것처럼 선명하게 보이는 핀홀 원리를 이용했다. 눈앞에서 20∼30cm로 가까이 있는 사물도 또렷하게 보인다. 홀로렌즈 같은 기존의 AR 기기는 눈앞에서 80∼120cm가 떨어져야 사물이 또렷하게 볼 수 있다.

ETRI는 마이크로 디스플레이의 화면비를 일반적인 16 대 9가 아니라 32 대 9로 만들어 시야각도 대폭 넓혔다. 한쪽 눈의 시야각은 46.6도, 양쪽 눈은 80도 수준이다. 세계에서 가장 넓은 시야각은 한쪽 눈 기준으로 50도다. 미국의 AR 스타트업인 매직립이 구현했다.

변 실장은 “OLED는 스스로 빛을 내는 특성이 있어 별도의 광원이 필요하지 않고 얇고 작은 마이크로 디스플레이로 만들 수 있다”며 “크기도 0.8인치로 소형화하는 데 성공해 시야각과 성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고 말했다.

ETRI는 2017년 야간 작전 수행에 활용할 수 있도록 군용 AR 기기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또 2018년에는 레티널과 손잡고 저시력 장애인이 사물을 재빨리 인식할 수 있는 보조 안경 개발에도 착수해 지난해 시제품을 내놨다. 변 실장은 “OLED처럼 스스로 빛을 내는 디스플레이는 메타버스를 구현할 중요한 기술”이라며 “간혹 귀신처럼 흐릿하게 보이는 고스트 이미지가 나타날 수 있는데 이를 개선하고 광효율을 끌어올리는 등 AR 기기의 성능을 향상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증강현실 안경#스몰 폼팩터 ar 디바이스#깨알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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