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로 다시 시작된 재택근무에 거실로 출근하는 김모 부장(51). 이제는 어느 정도 익숙해진 출근길이다. 하지만 그가 여전히 경계하는 한 가지, 바로 ‘뱃살’이다. 지난해 처음 경험한 재택근무의 후폭풍으로 갑자기 늘어난 뱃살을 빼느라 고생했던 기억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이제는 다르다. 몇 가지 생활수칙을 정하고 업무에 나선다. 누워서 일하지 않기, 틈틈이 스트레칭 하기, 배달음식 지양하기 등이다. 오늘은 저녁에 뱃살을 줄이는 홈트레이닝을 시도할 계획이다.
재택근무의 U턴이다. 뱃살도 돌아왔다. 운동량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재택근무 환경 때문이다. 거실과 방, 화장실이라는 짧은 동선을 고려하면 하루 걸음 수는 500보가 안 된다. 최근 적정 걸음 수로 알려진 7000∼8000보 정도와 비교하면 16배나 낮은 수준이다. 이처럼 칼로리 섭취량이 크게 변하지 않아도 에너지 소모량이 현격히 낮아지면 급격하게 뱃살이 나오기 마련이다.
갱년기를 겪는 중년 직장인이라면 더욱 재택근무로 늘어날 뱃살을 경계해야 한다. 호르몬의 변화로 이미 기초대사량과 근육이 줄어 쉽게 뱃살이 볼록해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뱃살이 만병의 근원이라는 점이다. 고혈압과 당뇨 등 각종 성인병은 물론이고 중년 남성의 허리 건강을 해치는 주범이다. 뱃살이 늘며 상대적으로 줄어든 복부 근육은 척추에도 부담을 준다. 이 과정에서 가해지는 지속적인 압력으로 척추 뼈 사이의 디스크(추간판)가 제자리를 벗어나는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로 이어질 수 있다.
뱃살을 막으려면 철저한 생활수칙을 세워야 한다. 김 부장처럼 틈틈이 몸을 움직여 에너지 소모량을 늘리고 균형 잡힌 식습관을 통해 적정 칼로리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 집에서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스트레칭이다. 혈액순환과 활동 에너지를 높일 수 있는 스트레칭은 굳어 있던 관절과 경직된 근육을 풀어 허리에 쌓인 부담 해소에도 효과적인 운동이다.
허리에 좋은 자세로는 ‘고양이 스트레칭’을 추천한다. 바닥에 무릎을 꿇고 엎드린 자세에서 등을 아치형으로 만들어 등 근육을 천천히 늘려주는 동작이다. 이어 양팔을 쭉 뻗으며 윗몸을 숙여 엎드리면 목과 어깨, 등, 허리 근육 전체를 이완시켜 허리의 뻐근함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관리를 소홀히 하면 중년의 허리는 쉽게 아프기 마련이다. 흔히 허리디스크의 전조 증상으로 알려진 요통, 다리 저림, 하지방사통 등이 대표적이다. 만약 이런 증상이 느껴지기 시작한다면 허리가 이미 악화된 상태일 수 있으니 조속히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함께 적극적인 치료에 나서야 한다.
한방에서는 추나요법과 침, 약침, 한약 처방 등을 병행하는 한방통합치료로 허리디스크를 치료한다. 먼저 한의사가 손 또는 신체 일부로 밀고 당기는 추나요법으로 비뚤어진 척추와 주변 근육, 인대 등을 바로잡아 요통의 근본 원인인 척추 불균형을 해소한다. 이어 기혈 순환을 돕는 침 치료와 함께 한약재의 유효한 성분을 인체에 무해하게 정제한 약침을 경혈과 통증 부위에 직접 놓으면 염증을 빠르게 없애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다. 마지막으로 근육과 인대 강화에 좋은 한약 처방으로 치료 효과를 높인다.
질병관리청이 최근 발표한 ‘2020 지역사회 건강조사’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응답자의 절반 이상(52.6%)은 신체활동이 줄었다고 답했으며 38.5%는 배달음식 섭취가 늘었다고 응답했다. 재택근무가 다시 시작된 지금 뱃살이 잡히는지 확인해봐야 할 때다. 올해는 달라야 한다. 늘어난 재택근무에 뱃살까지 늘리는 실수를 반복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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