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 또 ‘기후 비상’ 경고…‘기록적 폭염’ 늘어난다

  • 뉴스1
  • 입력 2021년 7월 29일 07시 51분


폭염이 이어진 28일 오후 서울 광진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더위를 식히기 위해 착용한 얼음 조끼, 쿨스카프 등이 파랗게 보이고 있다. 열화상 카메라는 낮은 온도는 파랗게, 높은 온도는 붉게 보인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2021.7.28/뉴스1 © News1
폭염이 이어진 28일 오후 서울 광진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더위를 식히기 위해 착용한 얼음 조끼, 쿨스카프 등이 파랗게 보이고 있다. 열화상 카메라는 낮은 온도는 파랗게, 높은 온도는 붉게 보인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2021.7.28/뉴스1 © News1
‘과학자의 기후 위기’ 경고가 또 나왔다. 기후 변화가 위기를 넘어 비상사태로 치닫고 있어 시스템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한 연구에는 기후 변화로 앞으로 뉴스에서 “이번 폭염은 ○○년만의 기록을 갈아치웠다”라는 말을 더 자주 듣게 될지 모른다는 내용도 담겼다.

지난 27일(현지 시간) 학술지 ‘바이오 사이언스’(Bio Science)에 ‘국제 과학자들의 기후비상 경고 2021’이 게재됐다.

이번 게재문은 2019년 만들어진 ‘기후비상 경고’의 후속 작업이다. 2019년 기후 비상경고에는 153개국 1만1000여명 이상의 과학자들이 서명해 현재 지구가 ‘기후 비상’ 사태이며 이를 늦추기 위한 시급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당시 기후 비상 경고에서는 지구의 활력지표(Vital signs·바이탈 사인)을 제시했다. 당시 제안으로는 Δ에너지 전환 Δ공해 물질 저감 Δ삼림, 습지를 비롯한 생태계 보호 Δ동물성 식품 소비 감축 Δ탈탄소 경제 전환 Δ인구 증가 안정화 등이 나왔다.

이번 기후 비상 경고에서는 그간의 변화를 짚었다.

주요 변화 사례로는 Δ아마존의 연간 삼림 손실 증가(2020년에는 12년간 최고치를 경신) Δ역대 최고치에 가까운 해양 산성화(산호초 생태계 위협) Δ극지방의 빙상 감소 및 여름 해빙 최저 수준 경신이 꼽혔다.

연구를 주도한 오리건 주립대의 윌리엄 리플 생태학 교수는 “산호초, 아마존 열대 우림, 서남극 및 그린란드 빙상 등 지구 시스템의 중요한 부분들이 이미 티핑 포인트(돌이킬 수 없는 지점)에 가까워지거나 이미 넘어섰다는 증거가 늘어나고 있다”며 “2020년 세계총생산은 3.6% 하락했지만, 사상 최고치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감염병 대유행으로 화석 연료 소비가 2019년 이후 줄었고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항공 여행이 감소했지만, 이 모든 것이 다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연구진은 주요 온실효과 기체인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대기 농도가 2020년, 2021년 역대 기록을 갈아치운 점을 들었다. 2021년 4월 이산화탄소 농도는 416ppm에 달해 월별 세계 평균 농도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어 게재문 저자들은 “이번 감염병 대유행으로 운송과 소비가 엄청나게 감소하더라도 기후 변화에 대처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볼 수 있다”며 “시스템 변혁이 필요하다. 자연에 대한 착취를 중단해야 우리는 인수공통전염병 전염 위험을 줄이고 탄소 저장량을 보호하며 생물다양성을 동시에 보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26일 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에는 앞으로 나타날 폭염 빈도 증가에 대한 논문이 실렸다.

이 논문은 대형 기후 모델을 통해 기존의 기록을 깨는 일주일 이상의 ‘기록 경신 폭염’ 발생 확률을 분석했다. 이들은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기체를 많이 배출할 경우도 시뮬레이션했다. 그 결과 1주일 넘게 지속되는 ‘기록 경신 폭염’ 발생 확률이 지난 30년에 비해 2~7배(2021~2050년) 높게 나타났다.

연구진에 따르면, 지구의 평균 기온이 더이상 상승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더라도 앞으로 수십년간 (폭염 등) 기록이 깨지는 이상 기후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몇십년간은 ‘폭염 기록 경신’ 뉴스가 종종 들려올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논문을 저술한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 대기 및 기후 연구소의 에릭 피셔(Erich Fischer) 연구원은 트위터를 통해 이번 연구 결과를 소개하며 “보통 높이뛰기 같은 스포츠에서는 기록은 오래가고, 작은 차이로 깨진다. 현재 기후는 스테로이드를 맞은 선수처럼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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