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해 경쟁력을 갖추려면 ‘인큐베이팅’과 ‘네트워킹’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서울시와 서울산업진흥원(이하 SBA)은 서울시에 있는 우수한 중소기업을 ‘하이서울기업’으로 인증해 지원하고 있다. 2021년 기준 985개사가 하이서울기업으로 활동 중이다.
SBA는 무엇보다도 우수 스타트업과 중소기업들을 서로 연결해 협업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전통적인 대면 네트워킹은 여러 제약으로 인해 한계에 봉착한 상황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SBA는 온라인 비즈니스 플랫폼 하이서울 V.C(Virtual Cluster)를 마련했다.
하이서울기업을 한곳에 모은 하이서울 V.C에서는 누구나 기업 정보를 확인하고 협력이나 제휴 제안을 할 수 있다. 영어 페이지도 제공해 해외 바이어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물론 온라인 플랫폼인 만큼, 공간과 시간의 제약도 없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춘 새로운 개념의 비즈니스 클러스터인 셈이다. 이에 IT동아에서는 하이서울 V.C에 입주해있는 기업의 목소리를 전하는 기획을 준비했다.
이번 시간에는 다양한 산업 현장에 데이터 분석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 미소정보기술을 만나봤다.
데이터 분석의 모든 주기를 포괄하는 기술력
IT동아: 만나서 반갑다. 미소정보기술에 대한 소개 부탁한다.
안동욱 대표(이하 안 대표): 미소정보기술은 지난 2006년 설립됐다. 당시 IT 업계에는 시스템 통합(System Integration, 이하 SI) 붐이 일었다. SI는 기업이 필요로하는 시스템을 기획부터 개발과 구축, 더 나아가 운영까지 서비스하는 걸 말한다. 진입장벽이 낮아 경쟁사도 많았고, 경쟁이 치열한 만큼 직원들도 힘든 사업이었다. 우리는 ‘웹2.0’ 출현과 더불어 반응형 웹 솔루션이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해 에이젝스(AJAX) 기반의 UI 프레임워크인 ‘웹플러스(WebPlus)’를 만들었다. 뒤이어 웹 애플리케이션 성능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웹튠(WebTune)’을 개발해 창업 초기 기반을 다졌다.
미소정보기술이 성장 잠재력을 키우기 시작한 시점은 2009년 전후다. 데이터 분석 솔루션 ‘클릭뷰(QlikView)’로 빅데이터 사업에 뛰어든 해다. 지금이야 데이터 활용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빅데이터라는 단어가 익숙하지만, 당시만 해도 데이터 분야는 활성화된 시장이 아니었다. 그러나 우리는 데이터 시장의 성공 가능성을 믿었다. 클릭뷰의 활용 가치를 알리고 국내 시장에 전파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대기업과 공공기관, 종합병원 등으로부터 데이터 가공 분석 사업을 수주하면서 빅데이터 부문 상과 인증을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IT동아: 미소정보기술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강점 및 경쟁력에 대해 소개 부탁한다.
안 대표: 의료, 제조, 건설, 금융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한 빅데이터 수집부터 분석, 가공, 시각화까지 빅데이터 분석의 모든 주기를 포괄할 수 있는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해외 솔루션의 경우 고객의 특수한 요구를 반영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으나, 국산 솔루션은 고객의 요구를 즉각 반영해 기능을 고도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해외 솔루션 대비 합리적인 가격과 빠른 유지보수도 장점이다.
IT동아: 기업 성장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을 겪었고, 어떻게 극복했는지 궁금하다.
안 대표: 빅데이터라는 새로운 영역을 고객에게 어떻게 알리고, 대응할 것인지가 고민이었다. 특히 비정형 데이터 분석 솔루션 아키텍처를 고객에게 설득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전에는 정형화된 데이터(매출 정보, 재고 정보 등과 같이 미리 정한 형식과 규칙에 맞춰 정리된 데이터)를 정제하고 가공하여 활용하였다면, 지금은 고객이 보유한 방대한 비정형 데이터(영상, 음성, 사진 등 정해진 형식과 규칙이 없는 데이터)를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 고객과 계속해서 미팅하며 요구를 파악해 기능을 시연하며 눈에 보이는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IT동아: 비정형 데이터 분석 솔루션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설명 부탁한다.
고객 센터의 상담 데이터의 예를 들어보겠다. 상담 데이터는 음성 대화 내용이 그대로 녹음되어있고, 그 내용 일부가 요약되어 텍스트로 저장되어 왔다. 이러한 데이터는 고객이 어떤 지점에서 불편함을 느꼈는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할 수 있고, 상담이 원활하게 진행되었는지 판단하기도 어렵다. 여기에 비정형 데이터 분석 솔루션을 사용하면 상담 내용을 원문 그대로 비정형 텍스트 데이터로 변환해 의미와 구문 분석을 통한 정확한 분류가 가능해진다. 이렇게 쌓인 데이터는 새로운 마케팅이나 상담원을 대체하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챗봇 서비스에 활용할 수도 있다.
IT동아: 미소정보기술의 최근 성과에 대해 소개해 달라.
안 대표: 2017년 하이서울기업 인증을 취득하고 3년 연속 매출액이 연평균 20% 내외 성장했다. 기업이 성장함에 따라 산학연 협력으로 인재 양성과 일자리 창출로 사회에 기여도 하고 있다. 특히 올해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에서 발주한 인공지능 학습데이터 구축 사업에 주관사업자로 선정돼 객체 3D 데이터, 영유아 행동 영상 데이터, 지역 수요 분야 데이터 등 총 8개 분야를 수주했다. 이외에도 보건복지부,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정보통신산업진흥원,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연구재단 등으로부터 사업을 연이어 수주했다. 데이터와 인공지능 분야에서 우수성을 인정받았다고 할 수 있다.
IT동아: 하이서울기업 인증이 어떤 식으로 도움이 되었나?
안 대표: 하이서울 브랜드 파워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과, 전용 지원 프로그램 참여 기회나 SBA 추진 사업의 가산점 등 받을 수 있는 혜택이 많았다. 이러한 혜택이 지금의 미소정보기술의 밑바탕이 되었다. 향후에도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하이서울 V.C에서는 우리 솔루션 소개와 회사 정보를 꾸준히 반영해 홍보 창구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제조, 서비스 분야에서 데이터 활용을 위한 기술 협업이 필요한 기업들이 우리 솔루션으로 생산성 향상을 이룰 수 있었으면 한다.
IT동아: 새로운 시장 개척이나 판로 확대를 위한 전략이 있는가?
안 대표: 현재까지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usiness intelligence, BI) 구축과 서비스 부문 매출이 높은 편이다. 의료, 통신, 금융, 제조 등 다양한 산업에 적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온라인 마케팅과 여론 조사 등 소셜 데이터 분석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과 함께 러시아 진출을 고려 중인 국내 기업을 위해 러시아 현지 기업의 온라인 마케팅과 여론 조사 데이터 등을 분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IT동아: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는?
안 대표: 지금 비정형 의료 영상 데이터 비식별화 솔루션의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종합병원에서 임상 데이터를 활용하려면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이를 익명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지난 7월 ‘2021 대한의료정보학회 춘계학술대회’에 우리 솔루션을 전시해 많은 의료기관의 관심을 받았다. 시장성을 확인한 셈이다. 앞으로도 시장의 요구를 빠르게 파악하고, 솔루션 개발에 적용 가능한 기술과 인재를 확보하는 데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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