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고객 관계 관리(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이하 CRM) 전문 기업 세일즈포스가 10월 13일 ‘세일즈포스 라이브 코리아 2021’을 개최했다. ‘어디서든 성공할 수 있는(Success from Anywhere)’을 주제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고객 관계 관리를 통해 코로나 19 상황에서도 혁신을 이어나가고 있는 국내 기업 사례와 디지털 전환 동향을 공유하는 차원에서 진행됐다. 특히 LG화학, 삼성SDS, 아모레퍼시픽과 같은 대기업들의 디지털 전환 전략과 급변하는 산업 대응 전략을 소개하고, 세일즈포스가 올해 7월 인수한 디지털 협업 툴 기업 ‘슬랙’의 활용 의의와 도입 효과에 대해서도 별도로 소개했다.
세일즈포스의 주력 사업인 CRM은 기업이 소비자를 자신의 고객으로 만들고 이를 장기간 유지하기 위한 모든 경영 활동을 의미한다. 근본적으로는 시장과 고객에 대한 이해와 서비스의 목표, 신규 고객 창출을 위한 판매, 고객 유지를 위한 서비스 같은 경영 방침 등의 개념을 뜻하지만, 최근에는 고객 관계 관리를 효과적으로 구축하기 위한 도구(소프트웨어)를 지칭하는 말로 더 많이 쓰인다. 세일즈포스가 제공하는 서비스도 고객 전략은 물론 클라우드 기반의 소프트웨어 및 협업 툴이 핵심이다. 코로나 19 이후의 사업 모델, 어떤 방향으로 향하나
세일즈포스 코리아 손부한 대표는 “코로나 19 이후 많은 국내 기업들이 하이브리드 근무 형태(대면과 비대면 근무의 조합)를 채택하면서, 디지털 혁신의 중요성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다시 과거를 답습하기보다는 미래를 준비해야 할 시기며,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립하고 실행에 옮길 상황인 것이다”라고 현 상황을 진단하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언제 어디서든 서로에게 연결될 수 있는 투명한 데이터 시스템을 기반으로, 고객의 기대치에 부응할 수 있는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라며 CRM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손 대표는 우리들이 일하고 있는 모습은 어떻고, 그리고 미래의 우리는 어떻게 일할까를 물어보며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기업 사례를 소개했다.
LG화학은 전 세계 화학 업계 중 브랜드 가치 4위를 기록하고 있는 국내 대표 화학 기업이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매출 30조 원을 달성했으며, 내부적으로 석유 화학, 첨단 소재, 생명 과학 사업 본부로 구성되어 있다. 그중에서 석유 화학 본부는 석유화학 원료를 제조 및 판매하는 핵심 사업 부문이며, 2019년부터 디지털 전환 청사진을 제시하며 디지털화에 나서고 있다.
LG화학 석유화학사업본부 문원주 DX(디지털 전환) 추진 부문장은 “석유 화학 산업은 디지털 관점에서 고도화가 진행 중이다. 따라서 디지털 역량이 기업 간의 경쟁에서 차별화 요인이 되고, 그렇지 않은 기업은 도태될 수 있다. 이미 글로벌 선도 기업들은 후발 주자와의 격차를 벌리고 있고, 후발 주자인 중국 기업들이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어 경쟁이 거세지는 상황”이라며 DX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이를 위해 LG화학은 디지털 전환 테마를 △SCM (공급망 관리) 최적화 △ 생산 최적화 △ 유지 보수 지능화 △ 연구 개발 효율화 △ 디지털 CRM로 나눈 다음, 각 테마별로 구체적인 과제를 발굴해 2년 째 추진하고 있다.
다섯 가지 테마 중 CRM이 포함된 이유는 글로벌 시장 및 고객 추세가 비대면으로 가속화하고 있고, 제품 및 품질 외 차별화 영역을 추가 확보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이전까지 LG화학은 제품을 확보하기 위해 이메일로 업체를 등록하고, 실제 담당자와 만나는 등 구매 단계별 창구를 이용해야 했다. 하지만 소통 채널 분산에 따른 불편함이 가중되면서, 이 부분을 세일즈포스의 ‘익스피리언스 클라우드’ 기반의 CRM으로 디지털화했다.
현재 LGChemOn 홈페이지는 자동차, 가전, 전기&전자 등 소재 정보를 검색으로 제공하며, 부품과 포트폴리오, 특성 등을 바탕으로 한 상품을 직접 조합해서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수집된 정보는 프로젝트로 제작되며, 영업 담당자는 ‘세일즈 클라우드 360’을 활용해 전산으로 영업을 처리한다. 모든 과정은 비대면으로 처리되고, 디지털로 관리함으로써 업무 효율과 고객 관리 모두 고도화한 상태다. 고객 관계 관리, 선택이 아닌 필수 되어가
두 번째 사례로는 작년부터 전사적으로 CRM을 도입한 삼성SDS의 사례가 소개됐다. 삼성 SDS는 작년 기준 11조 원의 매출을 올린 ICT 서비스 기업으로, 전 세계 8개 지역에 본부를 두고 17개 데이터 서버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SDS IT혁신사업부 전자사업담당 김병진 전무는 “삼성SDS는 디지털 전환과 밀접하게 관련된 기업이어서 작년부터 전사적(全社的)으로 디지털 전환 10대 과제를 선정해 추진해오고 있다. 그중 하나가 시스템 기반의 고객 관리여서 올해 5월부터 세일즈포스의 고객 관리 시스템인 ‘마이 세일즈’를 도입한 상황”이다.
김 전무는 “마이 세일즈를 도입하면서 초기 단계에서부터 맞춤화된 영업 활동을 수행할 수 있고, 또 고객 히스토리를 기반으로 제안을 사전에 준비할 수 있어서 수주 경쟁력도 높아지고 있다. 세일즈 포스가 가진 강력한 협업 툴과 보고서 기능도 영업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라며 세일즈포스 도입의 성과를 설명했다. 또한, 세일즈포스가 가진 편의성, 모바일 접근성, 협업 툴 등의 장점이 많고, 개발 측면에서도 약 30%의 공수 절감 효과를 제공하는 ‘라이트닝 로우 코드 개발 플랫폼’을 도입해 사업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의 디지털 혁신 사례도 주목할 만한 사례다. 아모레퍼시픽은 ‘설화수’를 포함해 40여 개의 브랜드를 보유한 우리나라 최초의 화장품 기업이며, 현재 중국과 미국을 포함한 17개국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최고 디지털 기술 책임자 홍성봉 상무는 “최근의 기업 환경은 고객이 원하는 것을 고민하고, 어떤 가치를 전달해야 할지에 대한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공급자 중심에서 완전히 소비자 중심의 시대가 된 것이다”라고 말하며, 최근 변화한 산업 생태계를 설명했다.
그리고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데이터와 인공 지능이 변화의 핵심”이라고 지목했다. 홍 상무는 “데이터를 수집하는 기술, 그리고 이를 효율적으로 도출해 내는 부분이 각각 데이터와 인공 지능의 역할이다. 이렇게 인공 지능을 활용한 디지털 비즈니스의 혁신은 직접적이고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를 위해 아모레퍼시픽은 세일즈포스를 기반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사전에 준비된 솔루션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예를 들어 아모레 몰에서 고객이 제품 추천을 요청하면, 상담원은 세일즈포스의 ‘서비스 클라우드 360’을 활용해 제품 추천에 나선다. 상담원은 고객의 피부 진단 결과와 구매 이력을 조합해 최적의 제품을 제안하고, 세일즈포스의 인공 지능 서비스인 ‘아인슈타인 넥스트 베스트 액션’이 자동으로 고객에게 구미가 당길 만한 프로모션을 추천한다. 이후 고객의 장바구니나 구매 이력 등을 조합하고, 또 고객 활동 등을 꾸준히 추적 관찰하며 영업 활동을 돕는다. 아모레퍼시픽처럼 고객과 직접 대응하는 기업일수록 기존의 영업에서는 쉽게 놓칠 수 있는 부분들을 챙겨 주는 CRM 서비스의 도입이 적극 필요해지는 상황이다. “디지털 혁신은 반드시 해야하는 것으로 변하는 중”
세일즈포스 손부한 대표는 “디지털 혁신은 하면 좋은 게 아니라 반드시 해야 하는 것으로 변화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시장의 분위기가 이를 증명한다. 시장 조사 기업 IDC는 세일즈포스와 세일즈포스 생태계가 2026년까지 직접적 일자리 380만 개와 간접적 일자리 550만 개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1조 5600억 달러의 신규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세일즈포스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도입하는 것이 기존의 사업을 확장하는데 확실한 이점이 있다는 의미다. 시장의 모든 고객이 더 좋은 대우를 원하고, 더 많은 데이터가 등장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고객 관계 관리의 중요성은 더욱더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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