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어깨통증, 종아리 저림…이렇게 스트레칭 해보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0월 15일 11시 09분


김서민 중앙대병원 혈관외과 교수

김서민 중앙대병원 혈관외과 교수가 스튜디오에서 장비를 이용해 필라테스를 하고 있다. 김 교수는 필라테스를 꾸준히 한 결과 비뚤어졌던 어깨와 척추가 바로잡혔다고 했다. 김서민 교수 제공
김서민 중앙대병원 혈관외과 교수가 스튜디오에서 장비를 이용해 필라테스를 하고 있다. 김 교수는 필라테스를 꾸준히 한 결과 비뚤어졌던 어깨와 척추가 바로잡혔다고 했다. 김서민 교수 제공
젊은 ‘운동 중독자’들이 적지 않다. 근육을 키우기 위해서, 또는 날씬한 몸매를 얻기 위해 열심히 운동한다. 반면 젊기 때문에 운동과 담을 쌓고 사는 이들도 적지 않다. 며칠 밤을 새워도 몸에 큰 이상이 나타나지 않으니 굳이 운동할 필요를 느끼지 못해서다.

김서민 중앙대병원 혈관외과 교수(40)도 그랬다. 30대 중반까지 운동이라고는 해 본 게 없었다. 몇날 며칠 논문에 매달리고 긴 시간 수술을 해도 하루 이틀 지나면 피로감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전공의, 전임의 과정 때는 운동할 시간도 별로 없었다. 운동은 다른 세상 얘기처럼 느껴졌다.

그랬던 김 교수가 요즘 매일 운동을 거르지 않는다. 심경이 변한 이유가 뭘까.

몸의 이상 징후, 운동을 시작하다

6년 전 김 교수는 경기 고양시 일산의 한 대형 병원에서 근무했다. 당시 김 교수는 어깨 통증과 종아리 통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30대 중반 이후 나타난 증세였다. 상체를 굽히고 진료를 하는 자세 때문에 어깨 통증이 심해졌고, 그 여파로 두통까지 나타났다.

종아리가 저려 밤에 자다가 깨는 날도 많았다. 김 교수는 주로 신장 이식이나 투석 환자의 혈관 관련 수술에 능하다. 혈관 분야 전문가로 스스로 혈관 이상 여부를 검사했다. 하지만 아무 이상을 찾을 수 없었다. 김 교수가 내린 진단은 ‘운동 부족’이었다. 김 교수는 “실제 하지정맥류를 의심하는 환자 중 상당수가 종아리의 근력 부족이 원인”이라고 말했다. 운동을 제대로 하지 않으니 혈액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떤 운동을 할까. 숙달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체력적으로 부담이 큰 종목은 일단 배제했다. 마침 병원 맞은편에 필라테스 스튜디오가 있었다. 무작정 문을 밀고 들어갔다.

첫날 김 교수는 자신의 몸 상태에 놀랐다. 필라테스 강사가 시키는 동작을 거의 따라하지 못했다. 누워서 한 발을 들어올리는 것도 어려웠다. 두 손에 아령을 들고 지탱하다 보니 팔이 덜덜 떨렸다. 강사가 물었다. “하루에 팔을 몇 번이나 위로 올리세요?” 돌이켜보니 몇날 며칠 동안 스트레칭 한번 한 적이 없었다. 그러니 뻣뻣할 수밖에 없었다.

매주 두 번 스튜디오를 찾았다. 강사의 지도를 받으며 50분 동안 운동했다. 운동을 끝낸 후에는 온몸이 쑤셨다. 그래도 묘한 쾌감이 있었다. 그때부터 현재까지 김 교수는 매주 2회 스튜디오를 찾아 필라테스를 한다.

만성 통증 사라지고 운동의 즐거움 배워
처음에는 어려웠다. 정확한 동작인지 몰라서 집에서 따라하기도 어려웠다. 어느 정도 필라테스에 적응하기까지는 6개월의 기간이 필요했다. 이후 소도구를 마련해 집에서 필라테스를 하기 시작했다.

그즈음부터 몸이 달라지는 게 보였다. 김 교수는 “예전에는 오른쪽 어깨가 왼쪽보다 많이 내려가 있었는데, 이때부터 수평을 이루게 됐다”고 말했다. 그뿐만 아니라 S자로 돼 있던 척추의 일부분이 곧게 펴진 사실도 흉부 엑스레이로 확인했다.

6년째 필라테스를 하다 보니 만성 통증이 거의 사라졌다. 물론 요즘에도 하루 종일 수술을 하거나 평소보다 일이 많은 날에는 통증이 나타난다. 예전에는 그럴 때 진통제를 먹었다. 하지만 요즘엔 스트레칭으로 해소한다.

매일 30분 운동으로 피로감이 크게 줄었다. 김 교수는 “동작이 몇 개 되지 않지만 꾸준히 하다 보니 다음 날 아침에 몸이 개운하다”고 말했다. 특히 하체 스트레칭 효과가 커 다음 날 오래 서 있어도 덜 피곤하단다.

필라테스를 하면서 운동에 대한 거부감도 줄었다. 2년 전부터는 체력 보강을 위해 휴일마다 빨리 걷기를 한다. 4㎞ 거리를 시속 5~6㎞로 걷는다. 김 교수는 “유산소 운동을 하면서 또 다른 활력을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프로그램 직접 짜 매일 운동
김 교수는 어깨 뭉침을 없애기 위해 평소에도 밴드를 이용해 스트레칭을 한다. 먼저 양팔로 밴드를 잡고, 정면을 향해 어깨 너비만큼 벌린다. 이어 천천히 앞에서 뒤로 180도 팔을 회전시킨 후 원위치로 돌아온다. 20~30회 반복한다(①).

밴드 없이도 어깨 스트레칭이 가능하다. ①과 마찬가지로 정면을 향해 두 팔을 올리는 게 기본자세다. 이때 양 손바닥이 자신을 향하게 한다. 이어 왼팔은 그대로 둔 상태에서 오른팔만 오른쪽으로 90도 돌린다. 시선은 오른팔 움직임을 따르도록 한다. 그 다음은 방향을 바꿔 같은 동작을 반복한다. 이 또한 20~30회 반복한다(②).

스튜디오에서 배운 동작 여러 가지를 조합해 매일 잠자기 전 30분 동안 운동한다. 스트레칭을 위주로 하되 스쾃이나 브리지와 같은 코어 운동도 병행한다.

우선 종아리를 바닥에 댄 채 다리를 쭉 펴고 앉는다. 허리는 꼿꼿이 세운다. 이어 발이 바닥과 수직이 되도록 발뒤꿈치에 힘을 강하게 준다. 10초 동안 천천히 진행하되 발을 쭉 늘려주는 느낌이 되도록 한다(③).
이어 같은 자세에서 발목만 곧게 편다. 이때도 10초 동안 동작을 유지한다.(④)

폼 롤러가 있다면 마사지와 스트레칭을 동시에 할 수 있다. 종아리 밑에 폼 롤러를 놓은 뒤 앞뒤로 흔들면서 문지르면 된다. 발목부터 시작해 종아리까지 이어 진행한다. 다른 쪽 발을 포개면 스트레칭 효과를 높일 수 있다.

허리와 배 주변 근육을 강화하고 스트레칭을 동시에 할 수도 있다. 바닥에 등을 대고 눕는다. 이어 양발을 들어올려 바닥과 직각이 되도록 한다. 이 상태에서 자전거를 타듯 왼쪽과 오른쪽 발끝을 교대로 바닥에 닿도록 천천히 내린다. 20~30회 반복한다(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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