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PS5 용량 고민 한 방에 해결, 삼성전자 980 PRO with Heatsink SSD

  • 동아닷컴
  • 입력 2021년 10월 25일 15시 17분


지난해 연말 소니 플레이스테이션5(이하 PS5)와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 시리즈 X 등이 출시되면서 9세대 콘솔 게임기 시대가 열렸다. 세대가 바뀌면서 생긴 많은 변화 중 가장 결정적인 걸 꼽으라면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이하 SSD)의 도입을 들 수 있다. 일단 출시되고 나면 세대가 바뀔 때까지 사양이 고정되는 콘솔 게임기 특성상, 출시 후 몇 년이 지나면 성능이 시대에 뒤처지는 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8세대 콘솔의 하드디스크(HDD)와 SSD 체감 성능 차이는 유독 컸다. PC 시장에서는 이미 SSD가 보조 기억장치의 표준으로 활용되고, 하드디스크는 대용량 백업 용도로만 한정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많은 PC 이용자들이 월등히 빠른 SSD 속도로 ‘신세계’를 경험하고 있는 사이, 콘솔 게임기 이용자들은 여전히 하드디스크의 느린 속도에 발목이 잡혀 있었다.

9세대 콘솔은 처음부터 SSD 탑재를 전제로 설계했다. 맞춤 제작한 NVMe(Non-Volatile Memory Express, 비휘발성 기억장치 익스프레스) 규격 SSD를 탑재하고 그 성능에 맞는 압축 기술을 활용함으로써 속도와 용량 효율을 대폭 늘렸다. 그 결과 9세대 콘솔 게임은 눈 깜짝할 새 끝나는 로딩을 구현한다. SSD로만 가능한 장면과 게임 플레이를 연출할 수도 있다.

소니 플레스테이션5와 삼성전자 980 PRO with Heatsink (출처=IT동아)
소니 플레스테이션5와 삼성전자 980 PRO with Heatsink (출처=IT동아)

이처럼 SSD가 지닌 잠재력은 크지만 단점도 있다. 바로 확장성이다. SSD는 아직 용량 대비 가격이 저렴한 편이 아니다. 게임기의 가격을 적정하게 유지하며 기본 용량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 이러한 이유로 PS5는 기본 용량이 825GB에 불과하다. 1TB를 탑재한 엑스박스 시리즈 X나 이전 세대 ‘플레이스테이션4 프로’보다 작다. 여기에 운영 체제 등 필수 소프트웨어가 차지하는 공간을 제외하면 실제로 유저가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은 667GB로 더 적어진다.

아주 적은 용량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여러 게임을 번갈아가며 즐기는 사용자라면 금방 부족함을 느낄 수 있다. PS5용 게임 용량은 적게는 30GB 내외에서 많게는 100GB를 넘게 차지한다. 용량이 크기로 악명 높은 ‘콜 오브 듀티’ 시리즈는 200GB를 넘나들기도 한다. 최신작인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 콜드 워’는 설치에만 최소 220GB가 필요하다. 여기서 그치는 게 아니라 업데이트로 콘텐츠를 추가할 때마다 용량이 늘어난다. 상황에 따라서는 게임 3~4개만 설치해도 용량이 가득찰 수도 있는 셈이다.

PS5에서 사용할 수 있는 NVMe PCIe 4.0 M.2 규격 SSD인 삼성전자 980 PRO Heatsink (출처=IT동아)
PS5에서 사용할 수 있는 NVMe PCIe 4.0 M.2 규격 SSD인 삼성전자 980 PRO Heatsink (출처=IT동아)

콘솔 제조사들은 대안으로 사용자가 추가로 저장 장치를 구매해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엑스박스 시리즈 X는 전용 확장카드를 사용하지만, PS5는 PC나 노트북처럼 직접 NVMe PCIe 4.0 M.2 규격 SSD를 설치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규격만 맞는다고 아무 SSD나 설치해도 되는 건 아니다. PS5는 고성능 SSD 성능을 기준으로 설계됐고, 전용 게임들도 이 기준에 맞춰져 있다. 따라서 확장 SSD에 설치한 게임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려면 소니가 요구하는 성능 기준에 부합해야 한다. 이 때문에 소니는 그동안은 호환성 검증을 이유로 SSD 확장 슬롯 사용을 막아 뒀다가, 올해 9월 중순 펌웨어를 업데이트하며 SSD 확장 기능을 개방했다.

여기에 맞춰 SSD 제조사들도 PS5를 겨냥한 제품을 출시하거나 기존 제품에 PS5 호환 꼬리표를 달고 있다. 삼성전자에서 출시하는 ‘980 PRO with Heatsink’도 그런 제품 중 하나다. 성능이 이미 검증된 삼성 980 PRO에 방열판을 더해 PS5에서의 성능을 강화했다. 소니는 PS5용 SSD의 최소 순차 읽기 속도가 5500MB/s가 넘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는데, 980 PRO는 이를 충족하는 속도를 지원한다.

삼성전자 980 PRO with Heatsink. 기존 980 PRO에 방열판을 추가했다 (출처=삼성전자)
삼성전자 980 PRO with Heatsink. 기존 980 PRO에 방열판을 추가했다 (출처=삼성전자)

소니는 발열로 인한 성능저하, 즉 스로틀링(Throttling)을 방지하기 위한 방열판, 방열 시트 등의 방열 장치 설치도 필수로 요구한다. 고성능 SSD를 구입해 직접 방열판을 달아줘도 되지만, 방열판 크기를 따져야 하는 등 신경 쓸 점이 꽤 있다. SSD 슬롯 규격상 방열판 포함 SSD 전체 두께가 11.25mm가 넘어가면 설치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반면 980 PRO with Heatsink는 두께가 8.6mm이므로 여유롭게 장착할 수 있다. 제조사 자체 방열 성능 검증까지 마친 자체 설계 방열판이 달려있으니 방열 성능에도 좀 더 믿음이 간다.

PS5에 980 PRO with Heatsink를 설치한 모습. PS5의 M.2 확장 슬롯을 이용하려면 소니가 제공하는 최신 시스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필요하다 (출처=IT동아)
PS5에 980 PRO with Heatsink를 설치한 모습. PS5의 M.2 확장 슬롯을 이용하려면 소니가 제공하는 최신 시스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필요하다 (출처=IT동아)

PS5에 SSD를 설치하기 위해선 외부 보호용 커버를 벗긴 뒤 내부 확장 슬롯 커버를 열어서 SSD를 슬롯에 끼우기만 하면 된다. 나사와 스페이서는 슬롯 내부에 준비되어 있는 걸 분리해서 쓰면 된다. 980 PRO 히트싱크의 경우 앞서 언급한 대로 방열판 두께가 8.6mm라서 아무 문제없이 장착이 가능했다. 장착을 마치고 PS5 전원을 켜면 자체 속도 테스트를 시행한 후 자동으로 포맷까지 이뤄진다. 속도 테스트 결과가 다소 낮게 나와도 당황하지 말자. PS5 자체 테스트 속도는 실제와 다소 다르게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980 PRO with Heatsink 1TB 제품 설치를 마친 후 PS5용 게임을 몇 가지 SSD로 옮겨보았다. 옮길 때부터 980 PRO with Heatsink의 성능을 이미 느낄 수 있었는데, 50GB가 넘는 게임을 PS5 내장 SSD로부터 980 PRO with Heatsink로 옮기는데 40초가 채 걸리지 않았다.

[980 PRO with Heatsink 1TB 덕분에 용량 걱정없이 여러 게임을 설치할 수 있다. 980 PRO와 PS5의 호환성은 소니와 무관하게 삼성 내부 테스트를 거쳐 검증됐다 (출처=IT동아)
[980 PRO with Heatsink 1TB 덕분에 용량 걱정없이 여러 게임을 설치할 수 있다. 980 PRO와 PS5의 호환성은 소니와 무관하게 삼성 내부 테스트를 거쳐 검증됐다 (출처=IT동아)

실제 게임에서는 어떨까? PS5 전용으로 출시된 ‘라쳇 앤 클랭크: 리프트 어파트’를 활용해 테스트해봤다. 참고로 ‘라쳇 앤 클랭크: 리프트 어파트’는 현재까지 나온 PS5용 게임 중 가장 SSD 성능 의존도가 높은 게임이다. 게임 디자인부터 고성능 SSD를 최대한 활용하도록 제작됐기 때문이다. 평행우주를 배경으로 여러 차원을 넘나들며 액션이 펼쳐지는데, 고성능 SSD가 아니면 실현이 불가능한 게임 디자인이다. 다시 말해, SSD 성능이 부족하면 게임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거나, 눈에 띄는 성능 저하가 발생할 수도 있다. 따라서 980 PRO with Heatsink가 ‘라쳇 앤 클랭크: 리프트 어파트’를 성능 저하나 오작동 없이 구동할 수 있다는 건 PS5와의 호환성 면에서 합격점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먼저 메뉴 화면에서 실제 게임 플레이 화면까지 진입하는데 걸리는 로딩 시간을 측정해봤다. PS5 내장 SSD로 약 1.6초가 소요되었는데, 980 PRO with Heatsink도 마찬가지로 약 1.6초가 걸렸다. 두 경우 모두 시간이 워낙 짧고, 차이가 미미해서 비교를 하는 의미가 없을 정도였다. 게임 플레이에서도 마찬가지다. 980 PRO with Heatsink에 게임을 설치한 상태로 ‘블리자르 프라임’ 레벨을 플레이한 결과 내장 SSD에 설치됐을 때와 차이를 느끼기 힘들었다. ‘블리자르 프라임’은 두 차원을 실시간으로 오가며 진행하는 구성이라 고성능 SSD의 진가를 제대로 체험할 수 있는 레벨이다.

'라쳇 앤 클랭크: 리프트 어파트'는 고성능 SSD 성능을 최대한 끌어다 쓴 게임이다 (출처=IT동아)
'라쳇 앤 클랭크: 리프트 어파트'는 고성능 SSD 성능을 최대한 끌어다 쓴 게임이다 (출처=IT동아)

속도만큼이나 중요한 게 냉각 성능이다. NVMe M.2 SSD는 발열과 발열로 인한 성능 저하 현상이 심한 편이라 PC에서 사용할 때도 방열판이 필수다. 더군다나 콘솔 게임기는 주로 배치되는 공간도 TV 아래 선반처럼 통풍이 잘 안 되는 장소라 냉각에 더 불리한 구조다. 하지만 980 PRO with Heatsink는 삼성이 직접 설계한 8nm 컨트롤러를 탑재해 평균 전력 소비량 자체가 6.2W로 동급 제품들에 비해 낮은 데다가(전력 소모와 발열은 비례한다.), 자체 설계한 방열판까지 달려있어 발열 걱정을 덜해도 될 듯하다. 실제로 게임을 내부 SSD에서 980 PRO로 옮기는 작업을 할 때나, 장시간 게임을 할 때 PS5에 달린 냉각 팬 속도가 변하는 걸 느끼지 못했다. PS5 내장 SSD를 사용할 때와 마찬가지로 조용한 환경에서 게임이 가능하다.

980 PRO 히트싱크는 기존 980 PRO와 같은 제품에 방열판을 추가한 버전이므로 기존 980 PRO와 마찬가지로 PC나 노트북에도 물론 활용할 수 있다. 가장 흔한 2280(22x80mm) 사이즈라 대부분의 데스크톱 PC와 노트북과 문제없이 호환된다. 방열판 두께도 시중에 흔히 유통되는 방열판들보다 얇아 혹시 있을지도 모를 그래픽카드와의 간섭 걱정도 덜하다. 다만 PC에서 사용할 목적이라면 CPU와 메인보드가 PCIe 4.0를 지원하는지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 PCIe 3.0 시스템에서도 사용은 가능하지만 그만큼 속도가 제한된다.

'크리스탈디스크마크' 테스트 결과. 인텔 i9-11900K, 에이수스 막시무스 XII 히어로 메인보드, 지스킬 트라이던트 DDR 32GB 시스템에서 테스트했다 (출처=IT동아)
'크리스탈디스크마크' 테스트 결과. 인텔 i9-11900K, 에이수스 막시무스 XII 히어로 메인보드, 지스킬 트라이던트 DDR 32GB 시스템에서 테스트했다 (출처=IT동아)

980 PRO with Heatsink를 저장장치 속도를 측정할 때 흔히 쓰는 ‘크리스탈디스크마크’로 테스트 해봤다. 순차 동시 읽기·쓰기 성능은 실사용 환경에선 큰 파일을 전송할 때의 속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980 PRO는 순차 동시 읽기에서 6463MB/s, 순차 동시 쓰기에서 4898MB/s로 측정됐다. 테스트 결과가 공식 사양에 기재된 숫자에는 못 미치지만, 테스트 환경 등 여러 변수를 고려했을 때 이 정도 차이가 나는 건 일반적이다. 오히려 이 정도 수치면 최상급 제품에 걸맞은 성능을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부팅 속도나 전체적인 반응 속도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건 임의 읽기·쓰기 성능인데, 이 부분에서도 980 PRO는 훌륭한 수준이다. 공식 사양에 따르면 980 PRO의 임의 읽기 속도와 임의 쓰기 속도는 모두 100만 IOPS(Input/Output Operations Per Second, 초당 입·출력 작업 처리량)를 넘는다. 이 정도 속도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일부 제조사의 최상급 제품에서나 볼 수 있다. 방열판을 빼면 기존 980 PRO와 완전하게 동일한 제품이므로 벤치마크 결과도 같지만, 고효율 방열판이 추가된 만큼 실사용 상황에서는 냉각 효과 덕분에 매우 긴 시간 연속해서 사용하더라도 성능 저하없이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980 PRO with Heatsink는 현재 시장에 출시된 SSD 중 최상위 제품군에 속하는 제품에 걸맞게 PS5에서나 데스크톱, 노트북에서나 훌륭한 성능을 보장한다. 기존 980 PRO도 랜덤 읽기·쓰기 성능이나 전력 효율성 면에서 PC나 PS5에서 뛰어난 성능을 보장하지만 여기에 방열판까지 추가함으로써 좀 더 안정성을 더했다. PC에서나 PS5에서나 SSD의 안정적 작동을 위해서는 어차피 방열판이 필요하므로, 방열판을 따로 구매해 직접 장착하는 게 번거롭다면 방열판이 달려있는 이 제품을 선택하는 게 좀 더 합리적인 소비일 것이다. 삼성전자 제품인 만큼 품질이나 사후 지원 걱정없이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삼성전자 980 PRO with Heatsink는 10월 29일 발매된다.

동아닷컴 IT전문 권택경 기자 tikitak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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