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전국의 많은 스타트업, 벤처 기업은 새로운 꿈을 향해, 그리고 성공을 향해 열심히 달리고 있다. 하지만 참신한 기술과 아이디어가 있더라도 자금이나 인력의 부족으로 인해 꿈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창업 3년 차에 맞이하게 되는 이른바 '죽음의 계곡'을 넘지 못하고 70%에 달하는 스타트업이 사라진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다. 이에 경기콘텐츠진흥원은 경기도 내의 콘텐츠 기반 제조, 기술, ICT 등 융복합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자금 및 육성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어드밴스드 스타트업 프로그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출산율이 떨어지면서, 키즈 산업의 성장세도 꺾였다’ 대표적인 오해 중 하나다. 출산율은 떨어졌지만 그만큼 자녀 개인에게 지불하는 소비 비용은 커져, 국내 키즈 산업은 2007년 19조 원, 2017년 40조 원 규모로 빠르게 성장했다(KT경제경영연구소). 전 세계적으로도 키즈 산업은 계속 성장 중이다. 그중에서도, 캐릭터를 통한 지식 재산권(Intellectual Property, 이하 IP) 산업은 역시 ‘황금알을 낳는 거위’처럼 여겨지고 있다. 하나의 IP만 잘 만들면 사업의 영역은 끝없이 확장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시장에서 인기를 끈 원천 IP를 다른 장르로 재가공해 유통하는 전략을 ‘원 소스 멀티 유스(OSMU)’라고 한다.
‘유니드캐릭터(대표 송민수)’는 영유아를 위한 캐릭터를 창작하는 애니메이션 제작사다. 송민수 대표(이하 송 대표)는 뽀로로 제작사로 유명한 ‘아이코닉스’에서 6년 동안 캐릭터 사업을 담당했고, 에버랜드 콘텐츠 사업부에서 일하다 4년 전 유니드캐릭터를 창업했다. 현재 유니드캐릭터의 ‘크리켓팡’은 인도에서 인기를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앞으로 이를 통한 OSMU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올해 경기콘텐츠진흥원의 어드밴스드 스타트업 프로그램 3기 우수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한 유니드캐릭터의 송 대표와 만나 그들의 도전과 성과, 그리고 OSMU에 대해 이야기했다. '당신은 캐릭터가 필요합니다'
회사 이름이 ‘유니드캐릭터(YOU NEED CHARACTER)’다. ‘당신은 캐릭터가 필요하다’는 의미인가?
“직관적으로 와닿는 그대로다. 필요 없을 거 같아도 ‘당신은 캐릭터가 필요합니다’ 이런 뜻이다. 캐릭터는 아이용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요즘 남녀노소 할 거 없이 이모티콘을 많이 접하는데 이는 캐릭터에 대한 호감도가 높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송 대표에게 캐릭터란 어떤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는지가 궁금하다.
“소통을 위한 도구다. 이모티콘을 생각해보자. 모바일 시대엔 긴 문장을 잘 안 쓴다. ‘그거 정말 감동적이다’를 글로 쓰지 않고, 이모티콘을 보낸다. 캐릭터는 이런 모바일 시대에 딱 맞는 매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도 어리니까 의사소통 대신, 캐릭터로 자기 의사를 표현한다. 회사 차원에서 생각해보면, 결국 브랜드다. 캐릭터 하나가 뽀로로처럼 인지도 높은 브랜드가 되면, 라이선스(license)를 대여하면서 일 년에 몇 백억씩을 벌게 된다. 사실 애니메이션 사업은 영상 사업보단, IP 사업을 위한 브랜드 사업이다.”
기업 입장에선 캐릭터로 구축되는 브랜드에 대한 고민이 많을 거 같다.
“유니드캐릭터는 유아용 애니메이션을 추구하니까 ‘귀엽고, 사랑스러운’ 느낌을 추구한다. 만약 스포츠 브랜드였으면 캐릭터를 ‘터프하고 자유로운 이미지’로 만들려고 했을 것이다.” 유니드캐릭터가 추구하는 브랜드를 더 자세하게 알고 싶다.
“아이들이 볼 때 도움이 될 수 있는, 교육적인 내용이다. 친구들끼리 다퉈도 어떻게 화해하고, 협력하는지 이런 사회생활을 간접적으로 알려주려고 한다. 내가 두 아이의 아빠다 보니, 캐릭터를 처음 구상할 때 교육적인 내용으로 시작했다. 캐릭터가 롱런하려면 부모들이 먼저 ‘아이에게 보여줘도 되겠다’라는 생각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너무 엽기적인 캐릭터나 폭력적인 혹은 말썽꾸러기가 주인공이면 성공하기 쉽지 않다. 물론, 애들이 즐겁게 보는 게 1순위지만.”
‘회사의 남자 직원이 이제 크롱(뽀로로 캐릭터)이 말을 한다고 놀라워했다’는 이야기를 인터넷에서 본 적이 있다. 그걸 보고 전엔 크롱이 말을 안 하고 울음소리만 냈는데, 아이들이 자꾸 크롱의 울음소리만 따라 하니까 말을 하게 했다는 추측이 나왔다. 부모들이 이걸 다 알고 있다는 것도 조금 신기했다.
“애니메이션을 통해서 아이들은 생각보다 많은 걸 배운다. 그런데, 너무 유익하고 교육적인 내용으로 가면 아이들이 사실 안 본다. 접근 자체가 쉽지 않으니까 디자인도 친근하고, 예뻐야 하고 스토리도 재밌어야 한다. 그러면서도, 어떤 유익한 의미를 담을 수 있게끔 스토리를 만들고 있다.”
최근의 마케팅 분야를 보면, “OSMU는 없이는 마케팅도 없다”는 분위기로 가는 듯하다. 인기 캐릭터 굿즈가 반복적으로 출시되고, 웹 소설과 웹툰이 드라마 혹은 영화가 되면서 게임으로도 제작되는 등 전방위에 걸쳐 OSMU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다양한 장르에 걸친 콘텐츠는 팬덤의 파이를 키우며, 새로운 장르로 출시되는 선순환 구조다.
유니드캐릭터가 취한 전략도 마찬가지다. 회사의 캐릭터가 인기를 얻으면, 다른 회사와의 제휴를 통해 게임이나 완구 등의 굿즈를 만들 수 있다. 송 대표는 “캐릭터를 브랜드 사업이라고 말했는데, 브랜드만 갖추면 정말 많은 사업을 할 수 있는 분야가 캐릭터 사업이다. 그게 매력적인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인도는 발리우드이자, 크리켓이다'
캐릭터로 원 소스 멀티 유스 전략을 취할 때, 주의해야 할 게 있나?
“캐릭터가 너무 자극적이면, 확장이 잘 안 된다. 성인 타깃의 무협 캐릭터 같은 경우엔 원 소스 멀티 유스 전략을 쓰기가 어렵다. 그렇다 보니, 캐릭터 사업은 너무 독특하거나, 튀지 않는 유·아동용이 대부분이다. 해외 애니메이션 전시회를 가면 거의 80% 이상이 유아용이다. 너무 튀는 캐릭터는 마니아(mania)층에선 인기가 있을 순 있어도, 그게 누구나 쓸 수 있는 아이템으로 확장되진 않는다.”
한국은 애니메이션 시장이 잘 안 되는 곳이다. 또, 디즈니나 뽀로로, 지브리 같은 강자도 뚜렷한데 이들과 경쟁이 되는 시장인가?
“1년 동안 나오는 신규 애니메이션이 몇십편씩 된다. 근데, 대부분 기억에 남질 않는다. 여전히 ‘뽀로로’랑 ‘핑크퐁 아기상어’가 강자이기 때문에 인지도를 얻기 힘든 시장이 맞다. 글로벌 쪽으로 눈을 돌려도,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자체 배포가 가능한 미디어가 있는 ‘디즈니’ 등의 제작사들 사이에서 성공하기도 어렵다. 또, 문화는 서구화된 게 있으니까, 동양인이 투자를 받기도 쉽지 않다. 아무래도 동양은 여전히 낙후된 국가란 이미지가 있으니까."
보통 이런 경우엔 한국과 문화적으로 유사한 일본이나 중국에 진출하지 않나?
“일본 쪽도 알아보긴 했다. 일본은 캐릭터 천국이고, 콘텐츠에 돈을 지불하는 문화나 저작권을 보호하는 것도 잘 돼 있으니까. 근데, 우리 캐릭터를 본 일본 바이어 (buyer)가 그러더라. ‘귀엽고 좋다. 근데, 이런 캐릭터가 일본에 2천 개가 있다’ 그 얘기 듣고 일본은 접었다. 중국도 라이선싱이나 캐릭터 시장이 굉장히 커졌는데, 그만큼 경쟁자가 많다. 일본, 한국, 유럽, 미국 등의 기업들이 다 중국에서 치열하게 경쟁한다. 그래서, 허들이 낮은 동남아시아에 진출하게 됐다. 이곳은 시장이 그렇게 크진 않지만,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있는 곳이다.”
아직 대중의 인식 속에서 인도는 ‘성장 가능성’이 큰 나라는 아닌 거 같다. 그런데도, 시장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인가?
“한국에서 한 해에 27만 명의 아기가 태어난다. 근데, 인도는 신생아 수가 1년에 2700만 명이다. 100배 차이가 나는 거다. 2년 동안 태어나는 아이가 한국 인구수와 같다. 인도는 인구수가 14억 명인데, 중국과 비슷하다. 대신, 중국보다 출생률이 훨씬 높다. 경제적인 차이를 고려해도, 인도에선 대박이 아닌 중박만 되도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다음 달에 인도 법인을 만든다. 현지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하고, 현지인들과 사업 제휴도 늘릴 예정이다.”
해외 기업이 자국 문화로 사업하는 것에 반발은 없나? 조금 극단적이긴 하지만, 일본 회사가 한국의 태권도로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생각하면 조금 꺼려지는 게 사실이다.
“인도 방송국이나 OTT (Over The Top, 온라인 콘텐츠 제공 서비스) 플랫폼에서 크리켓팡 애니메이션을 방영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데, 접촉을 해도 거절하는 곳들이 있다. 그래도, 아이들은 그런 지점에 대해선 어른만큼 민감하진 않다. 만약 성인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였으면, 소비자 입장에선 허들에 걸렸을 것이다. 이제 현지 법인을 만드니까, 좀 더 전략적으로 접근할 부분이다. 현지 직원을 뽑고, 인도에 기여도 하면서..” 인도에서 해외 기업이 인기를 끌었던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사실, 소재 선점을 잘했던 거라고 생각한다. 인도에서도 크리켓 애니메이션이 없었다. 근데 그 크리켓이 인도에선 종교 급으로 인기 많은 스포츠다. 이유를 들어보니 인도는 아직 애니메이션 하청에 집중하지, 자체 캐릭터 창작은 그렇게 활발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인도에서 크리켓의 인기가 그 정도로 대단한가?
“바이어가 하는 말이 ‘인도는 발리우드이자, 크리켓이다’였다. 일상생활에서 전 국민이 크리켓을 한다. 인도를 갔을 때, 밤에 지하철 공사장에서 인부들이 크리켓을 하면서 휴식을 취하는 걸 본 적이 있다. 식당에 가도 계속 크리켓 경기를 틀어준다. 어떤 특정 계층이 하는 게 아니고, 모든 계층이 즐기는 스포츠다.”
크리켓은 야구와 상당히 유사한 스포츠다. 투수 역할은 ‘볼러’가, 타자는 ‘배트맨’이, 포수는 ‘위켓키퍼’가 그리고 공이 날아오면 ‘수비수’가 잡는다. 다만, 경기장이 야구는 부채꼴 모양이라면 크리켓은 타원형 모양이고, 원기둥의 야구 배트와 달리 크리켓 배트는 한쪽 면이 평평해서 납작한 모양이다. 또한, 크리켓의 수비수는 글러브를 끼지 않는 등의 세부적인 규칙이 다르다.
한국에선 생소한 스포츠이지만, 과거 영국의 식민지였던 54개의 나라가 가입한 국제기구 ‘영연방’ 국가에선 인기가 엄청나다. 전 세계 22억 명의 사람이 4년마다 개최되는 크리켓 월드컵을 시청할 정도로 사랑받는 스포츠다. 세계적으론 축구 다음으로 인기가 많다고 한다. 영연방 국가에 속한 인도에선 크리켓의 인기는 ‘종교’와 다름없다. 한국의 태권도 같은 건가?
“그 이상이다. 크리켓은 영국 식민지 시절부터 인도에 보급된 건데, 인도가 크리켓 월드컵에서 영국을 이긴 적이 몇 번 있다. 식민지 종주국이었던 영국을 이겼다는 프라이드가 강하다. 영연방 국가들끼리 사이가 좋은 편인데, 우호를 다지는 개념으로 주기적으로 월드컵을 한다. 돌잔치 같은 행사를 할 때도 미니 크리켓을 둘 정도.
최근엔, ‘아진캬 라하네’라는 크리켓 국가 대표 선수와 크리켓팡 캐릭터 홍보 계약을 했다. 선수의 딸이 유튜브에서 크리켓팡을 본 뒤 노래를 따라 부르는 걸 보면서, 크리켓팡에 관심을 두게 됐다고 했다. 전국민적인 인지도가 있는 선수니까, 앞으로 기대가 된다. 손흥민 선수가 축구 캐릭터를 홍보하는 느낌이다.” 크리켓팡은 어떻게 해서 나오게 된 캐릭터인지 궁금하다.
“시장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인도 전시회를 가게 됐는데, 기존에 만든 캐릭터로 가야 하나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야 하나 고민했다. 근데, 직원 중 한 명이 ‘신흥 시장의 콘텐츠’ 세미나를 듣고 와서 말하더라. ‘인도에선 크리켓은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고 종교다’ 그 말을 듣고 전시 전에 크리켓으로 컨셉을 정한 뒤 캐릭터를 만들었다. 코끼리도 인도 힌두교의 신과 관련이 있다(인도 힌두교의 지혜와 행운의 신인 ‘가네샤’가 코끼리 머리를 하고 있다). 바이어들이 크리켓을 들고 있는 코끼리를 정말 좋아했다. ‘인도에 오면 꼭 나한테 연락을 하라면서’ 당부를 하고 갔다. 기존 프로젝트는 다 멈추고, 크리켓팡에 전력을 다했다.” '교육적인 콘텐츠로 선한 영향력을'
종교는 인기도 많지만, 결국 그만큼 민감할 수밖에 없는 영역이다. 콘텐츠를 만들면서 조심해야 할 부분도 많지 않나?
“그래서, 애니메이션이 교육적이고, 긍정적인 내용 위주다. 인도는 종교와 신이 굉장히 많다. 문화상 먹으면 안 되는 음식도 있고. 그런 것들은 최대한 지키려고 한다. 처음에 소와 코끼리 중 어떤 동물로 그릴지 고민하면서, 인도 현지 코트라(KOTRA) 무역관의 인도 직원에게 조언을 구했다.
그분이 ‘둘 다 괜찮은데, 대신 캐릭터가 우스꽝스럽게 나오거나 말썽을 피우는 악동이면 안 된다’ 얘기해줬다. 지금도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면서 현지 직원한테 내용상 문제가 있는지 다 물어본다. 코끼리가 좀 더 캐릭터상으로 느낌이 좋아서, 코끼리 캐릭터를 만들었다.” 앞으로 캐릭터가 계속 늘어갈 텐데, 캐릭터를 아우르는 철학이 있나?
“지금은 크리켓팡 캐릭터를 활용해서 어린이 영어 교육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 우리가 지향하는 건 좋은 영향을 주는 애니메이션이다." 캐릭터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게 뭐라고 생각하나?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건 캐릭터만의 특징이 명확해야 한다는 점이다. 크리켓팡에 ‘크리켓을 하는 코끼리’라는 차별점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단순히 예쁜 그림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캐릭터만의 이야기가 있는 게 좋다. ‘B급 감성의 펭귄(펭수)’처럼 한 줄로 표현되는 이야기가 좋다.” 광고 카피가 생각나는 조언이다(웃음)
“맞다(웃음)” 한국에서도 캐릭터를 만들 계획이 있나?
“올봄에 제주도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인 ‘Route330 ICT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 선정이 돼서, 제주도에 지사를 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제주도 소재 애니메이션을 기획하게 됐고, 본격적으로 팀 시리즈 제작에 들어갔다. 이름은 ‘봉봉 가디언’이고, 마블의 어벤져스 느낌으로 기획했다. 내년 말에 방송이 될 예정이다.”
유니드캐릭터의 다음 계획은 무엇인가?
“캐릭터로 인지도를 올린 다음에 하는 게 라이선스 사업이다. 인도 현지에서 한국의 키즈 카페 느낌으로 직영점을 내는 걸 생각하고 있다. 크리켓팡 테마파크 식으로 해서. 사실 애니메이션은 캐릭터를 알리기 위한 광고와 다름없다. 그걸 OTT 이런 곳에 등록하고, 인기를 얻은 뒤 라이선스 사업을 하는 거다. 투자비 회수의 3할은 영상 판매액이고, 나머지는 라이선싱이나 자체 제작한 굿즈 사업을 통해서다.
사람들은 이제 OTT 서비스를 주로 쓰는데, 문제는 여긴 인지도가 있어야 인지도를 더 얻는 구조다. ‘콘텐츠는 스스로 발이 달려야 한다’는 말이 있다. 그래야 기사도 나오고, 뉴스도 나오고 SNS에서 서로 추천하고.. 중요한 건 재밌는 콘텐츠를 만드는 거다. 또, 해외 진출도 계속 생각 중이다. 호주나 남아공 등에서 크리켓이 인기가 많으니, 우리 캐릭터로도 승산이 있다.”
인터뷰 과정에서 인상적이었던 건 송 대표가 강조점마다 덧붙이는 시각적인 표현들이었다. 그는 대화할 때 손짓 등의 비언어적인 의사소통을 매끄럽게 이용할 수 있는 사람처럼 보였다. 덕분에 긴 시간 동안 진행된 인터뷰에서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았다. 왠지 자신은 ‘소통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고 설명하던 그의 모습이 떠올랐다. ‘원래 대화할 때 손짓 등을 잘 쓰는 편인가?’를 묻자 그는 “스타트업 대표는 발표를 잘해야 한다. 이건 생존의 문제”라며 웃었다.
“예전에 시간 강사를 한 적도 있고, 강연도 몇 번 해봤다. 우리가 매출이 많이 나오는 기업은 아니지만, 올 초에 27억 투자를 유치했다. 성장 가능성도 충분히 봤겠지만, 사실 그것만으론 투자를 받을 수 없다. 자기 서비스의 강점이 있음에도, 이를 보여주지 못하면 투자자들에게 비전을 공유하지 못하게 된다. 쉽게 포인트를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 지금도 영어에 능통하진 않는데, 해외에서 혼자 대화가 된다. 바디랭귀지(body language)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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