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메뉴, 칼국수로 통일”… 부장님의 선택, 허리 위협한다[꽃중년의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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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1월 10일 03시 00분


허리디스크

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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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성 청주자생한방병원 병원장
최우성 청주자생한방병원 병원장
《# 제법 쌀쌀한 날씨. 뜨끈한 국물 요리가 생각나는 지금 유 부장(53)의 선택은 칼국수다. 또 면 요리다. 팀원들의 표정이 밝지 않다. 어제도 유 부장을 따라 짬뽕을 먹었기 때문이다. 일주일에 세 번은 밀가루 음식을 찾는 유 부장이 오늘은 칼국수에 밥까지 말아 먹는다. 흡사 탄수화물 중독에 빠진 모습이다. 점심부터 시작된 탄수화물 파티. 팀원들은 유난히 볼록해 보이는 부장님의 배를 걱정한다. 이렇게 자주 밀가루를 따라 먹다 보면 자신들의 배도 나오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교차한다.》

50대 중년의 탄수화물 사랑은 제일이다. 든든한 한 끼를 아쉽지 않게 챙기려는 마음이 커 보인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3∼2017년) 에너지 섭취량 중 탄수화물의 비율은 50세 이후 급격히 증가한다. 30∼40대 남성은 58.7%지만 50대 들어서 8%포인트 껑충 뛰어 64.4%가 된다. 탄수화물의 섭취 자체가 많아진다는 뜻이다.

탄수화물 식품 가운데 유 부장이 선호하는 밀가루 면 요리를 살펴보자. 밀가루는 탄수화물의 비율이 92%에 달하는 고탄수화물 식품이다. 일반적으로 고탄수화물 식품은 혈당을 빠르게 올린다. 이를 떨어뜨리려 우리 몸은 인슐린을 급격히 분비한다. 문제는 이렇게 급격히 혈당이 올라가고 다시 떨어지는 과정에서 우리 뇌가 다시 혈당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신호를 보내면 손쉽게 혈당을 올릴 수 있는 탄수화물을 또다시 찾게 된다는 점이다. 이렇게 혈당 수치가 롤러코스터를 타다 보면 유 부장처럼 칼국수도 먹고 밥도 말아 먹는 상황이 찾아온다. 과도한 탄수화물 섭취는 잉여 에너지로 변하고 결국 복부에 내장지방이 쌓인다. 밀가루를 좋아하는 유 부장이 올챙이배를 갖게 된 이유다.

중년 남성의 볼록한 배는 허리 건강을 해치는 주범이다. 먼저 복부에 지방이 쌓이면 근육이 소실되고 인대가 약해져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을 효과적으로 흡수하지 못하게 된다. 결국 척추 사이의 디스크(추간판)가 감당해야 하는 체중 부하도 동시에 늘어 요통이 발생하기 쉽고, 심한 경우 디스크가 탈출하는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로 발전할 수 있다.

만약 자신의 점심 식습관이 유 부장과 비슷하고 배도 나와 요통을 앓고 있다면 허리디스크 위험 신호임을 인지하고 적극적인 치료에 나서야 한다. 요통과 허리디스크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은 추나요법과 침, 약침, 한약 처방 등이 병행된 한방통합치료다. 먼저 한의사가 손 또는 신체 일부를 이용해 환자의 척추와 주변 근육을 밀고 당기는 추나요법으로 척추 불균형을 해소한다. 침 치료는 과도한 체중 부하로 긴장된 근육을 풀어줘 통증을 경감시키는 데 효과가 있다. 한약재의 유효한 성분을 인체에 무해하게 정제한 약침은 터진 디스크로 생긴 염증을 빠르게 없애주는 데 탁월하다. 마지막으로 뼈와 근육 강화에 좋은 한약 처방으로 치료 효과를 높인다.

무엇보다 허리디스크 위험군인 50대 직장인은 탄수화물 섭취량을 조절해 뱃살을 줄여야 한다. 그러나 탄수화물도 우리 몸의 장기와 뇌, 신경 등을 위한 필수 에너지원이다. 이를 단번에 끊으면 기억력 감퇴나 무기력, 우울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적정량의 탄수화물을 섭취하고 흰 밀가루나 쌀밥 등 정제곡물 대신 섬유질이 풍부한 통밀, 현미 등 소위 ‘좋은 탄수화물’인 통곡물을 먹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부족한 부분은 생선과 두부 등 단백질 음식과 포만감을 주는 채소를 먹는 것이 좋다.

탄수화물을 끊으려는 시도가 최근 정치권에서도 이색 공약으로 등장하며 대중의 이목을 끌었다. 이에 관심을 갖고 뱃살을 줄여보겠다고 다짐한 50대 중년 직장인들이 있다면 건강하게 탄수화물을 줄이라고 조언하고 싶다. 무엇보다 팀원들은 밀가루 음식 말고도 다른 점심 메뉴를 원한다.

#헬스동아#건강#의학#꽃중년의 건강#허리디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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