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으로 차가운 공기가 감도는 요즘은 평소 수족냉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더욱 힘든 계절이다. 날이 추워지면 평소보다 증상이 심해지고 마치 손과 발이 얼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손발이 차고 시린 느낌을 받는 사람들은 무릎, 아랫배, 허리 등 다양한 부위에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심하면 손발이 저리거나 소화불량, 만성피로 등의 증상까지 나타난다. 갑자기 살이 찌거나 몸이 붓고 관절이 아픈 것도 체온이 낮아져서 생기는 증상일 수 있다.
수족냉증은 보통 혈액순환 문제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많이 나타난다. 생리, 출산, 폐경이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날이 추워지면 혈관이 수축돼 증상이 더 심해진다. 레이노병은 팔다리의 동맥에 간헐적 수축이 일어나서 혈액이 통하지 않아 손발 끝이 하얗게 창백해지면서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이런 경우 실제 손발을 만지면 피부가 차다. 추운 환경에 갑작스럽게 손발이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혈관확장제와 같은 약물을 이용할 수도 있다.
신경장애도 수족냉증의 원인이 된다. 우리 몸의 신경계는 중추신경과 말초신경계로 구분된다. 말초신경은 중추신경으로부터 신호를 받아 온몸 구석구석으로 이를 전달한다. 손과 발에도 말초신경이 있어서 감각을 느끼고 움직일 수 있다. 말초신경계에 문제가 생기는 원인은 당뇨병, 만성콩팥질환, 갑상샘 질환 등 전신질환이 있는 경우다.
말초신경에 문제가 생기면 저린 증상이 나타난다. 저림, 아림, 따끔따끔함, 얼얼함, 화끈함, 감전된 듯한 찌릿찌릿함 같은 신경병성 통증 증상이 발생한다. 또 신경의 기능이 떨어져서 ‘감각이 둔하다’는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손발이 차가운 느낌, 혹은 차가운 것에 유난히 민감한 시림 증상도 말초신경에 문제가 생겨 발생할 수 있다.
생활 속에서 수족냉증을 관리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몸을 따뜻하게 하는 반신욕이나 족욕, 근력·유산소 운동이 있다. 몸의 다른 부위가 차가우면 혈관과 신경이 위축돼 손과 발까지 온기가 전달되지 않기 때문에 혈액순환이 잘 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40도 정도로 따뜻하게 물을 맞추고 20분 정도 족욕을 하거나 반신욕을 하면 도움이 된다. 근력운동과 유산소 운동은 체온과 기초대사량을 높여 주기 때문에 꾸준히 실천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외출 시에는 모자, 목도리, 장갑 등을 착용하고 내복을 챙겨 입도록 한다. 또한 찬 성질의 돼지고기, 커피, 탄산음료 등은 피하고 생강차, 유자차 등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차를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이택준 대전성모병원 신경과 교수는 “손발 시림은 일상적으로 매우 성가시고 불편한 증상으로 적절한 스트레스 관리, 유산소운동이 권장되고 특히 당뇨환자의 경우 적절한 혈당관리와 금연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증상이 지속되고 심하면 신경과, 류마티스내과, 외과 등을 방문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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