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구의 A병원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모더나 백신을 145명에게 접종해 해운대 보건소가 조사 중이다. 보건소는 병원이 해동일자를 기록해 놓은 상자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다며 백신 접종 위탁계약을 해지하고 오접종자들에게 백신 추가 접종을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에는 16∼17세 청소년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날에 오접종 사례가 발생했다. 국내에서는 18세 이상에서만 접종이 허가된 모더나 백신을 일부 의료기관에서 16∼17세 청소년에게 접종했다.
그런가 하면 코로나19 백신을 2차 접종까지 완료한 70대 노인이 독감 백신을 맞으러 병원에 갔다가 코로나19 화이자 백신을 맞은 사고도 발생했다. 해당 병원 의사는 오접종을 확인하고 당일 노인에게 독감 백신까지 접종했다.
투약오류는 환자 안전과 직결된다.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이 발간한 2019년 환자안전 통계연보에 따르면 투약오류(3789건, 31.8%)는 환자 안전사고 가운데 낙상(5293건, 44.3%)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발생하며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기준과 절차를 만들어 의료 현장에 적용하고 있지만 투약오류 사고는 줄지 않고 있다. 특히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투약오류 발생률이 낙상 발생률보다 높아 의료진의 주의가 더욱 요구된다.
병원간호사회가 공개한 ‘환자안전사고 보고서를 통한 간호사 투약오류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투약오류 사고는 반복적인 업무에 대한 의료진의 부주의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5 right’(정확한 환자 확인, 약물, 용량, 경로, 시간) 원칙 미준수, 과도한 업무, 불충분한 교육, 인력 부족, 의사소통 오류, 읽기 어려운 글씨체, 약물관리시스템 결함도 사고의 원인이다.
한 의료진은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하고 효과적인 방법은 기본적인 5 right를 지키는 것이지만 환자를 보는 횟수가 곧 병원 수익으로 이어지는 일선 현장에서 일일이 지키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일방적인 교육과 개선 활동보다는 병원 상황에 맞는 차별화된 프로그램 개발과 투약 바코드 시스템 개발 등 통합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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