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인해 비대면 비즈니스의 비중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에 VR(가상현실)이나 AR(증강현실), MR(혼합현실), 그리고 이들을 총망라한 XR(확장현실)을 비롯한 실감 미디어 기술의 주목도가 크게 높아졌다. 가상공간을 통해 다양한 생활과 업무가 이루어지는 메타버스(Metaverse) 시대가 현실이 되었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한 공공기관에서도 실감 미디어 기술의 진흥 및 관련 기업 육성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경기도와 경기콘텐츠진흥원에서 6기째 이어가고 있는 ‘NRP(New Reallity Partners)’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11월 24일과 25일에는 2021 NRP에 참여한 기업들의 비전과 성과를 외부에 발표하는 ‘2021 NRP 데모데이 경기 XR 쇼케이스’ 행사가 열렸다.
광명시 U플래닛 아이벡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이 행사에는 NRP 6기 27개사의 아이디어 기획 및 상용화 프로젝트 소개, 그리고 공공서비스 연계 지원 9개 프로젝트 및 VR/AR 상생 컨설팅 12개 아이템이 소개되어 관심을 끌었다.
행사의 시작을 알린 이한규 경기도 행정 제2 부지사, 경기콘텐츠진흥원 민세희 원장은 축사를 통해 코로나19로 많은 어려움이 있는 가운데에도 NRP 프로그램을 통해 참신한 인재와 유력 기업이 다수 발굴된 점을 높이 평가한다며, 기업들의 열정과 관계자들의 노력을 치하했다.
뒤이어 NRP 6기 엑셀러레이터를 맡은 ㈜코맥스벤처러스 송은경 PM(프로젝트 매니저)에 의해 이번 사업의 소개가 이어졌다. 송은경 PM은 이번 NRP 6기에 실감 미디어 기술을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부동산, 건설, 스포츠 등과 관련된 기업이 다수 참가했다며, 기술 기업과 콘텐츠 기업과의 연결, 그리고 스타트업과 지원 기관과의 지속적인 연결을 통해 향후 메타버스 시장에서 NRP의 브랜드 인지도가 크게 높아질 것을 기대했다.
데모데이 행사 첫날 행사에서 가장 눈길을 끈 건 NRP 6기 아이디어 기획 부문에 참여한 11개사의 아이템 발표였다. 가장 먼저 단상에 오른 ‘슈퍼빅’은 패션 메타버스 선도기업임을 강조했다. 실시간 CG 기술을 통해 XR 패션쇼 및 XR 라이브 커머스, 그리고 가상 인플루언서를 구현했으며 이를 이용한 비대면 패션 디지털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더비전’은 VR 기술을 통해 구현한 메타버스 팝업 스토어 플랫폼을 소개했다. 오프라인 쇼핑의 경험을 온라인에서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으며 누구나 상품 판매자가 되어 메타버스 공간에서 상업 활동을 하는 솔루션인 ‘샵 메이커’를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블렌즈’는 VR 기술을 적용한 게임인 ‘옥토레이드 VR’을 소개했다. 이는 전용 장비의 낮은 보급률, 그리고 멀미 현상 때문에 활성화되지 못한 기존 VR 게임의 단점을 극복한 것이 특징이다. VR 플랫폼 이용자와 일반 PC/모바일 플랫폼 이용자가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으며, VR 플랫폼 이용자는 거대 문어가 되어 자유롭게 잡고 던지는 플레이를, 일반 PC/모바일 플랫폼 이용자는 거대 문어를 사냥하는 건 슈팅 액션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로지픽’은 미국 시장을 겨냥한 실감 미디어 기반 장고 관리 시스템을 발표했다. 최근 미국의 물류 시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여기서 일하는 노동자 중에는 영어를 잘 하지 못하는 히스페닉 출신이나 문맹자가 많은 데다 이직이 잦다는 점을 로지픽은 지적했다. 때문에 의사소통이나 트레이닝 비용, 출하 시기 등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를 극복할 수 있는 VR 솔루션을 로지픽 물류 시스템과 연계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NARX’는 AR 기반 척추 수술 솔루션을 소개했다. 이는 CT 촬영을 통해 환자 개인별 3D 모델을 추출하고 구축한 후, 최소한의 절개로 당일 퇴원이 가능한 AR 수술을 구현하는 솔루션이다. 3D 품질이 높은데다 범용적인 장비인 마이크로소프트 홀로렌즈2 HMD 시스템을 이용하므로 비용이나 보급률 면에서도 이점이 있다고 밝혔다.
‘인스트룸’은 VR 기술로 구현한 연구 장비 및 공학용 소프트웨어를 선보였다. 자동화, 유공압, 반도체 장비, 로봇 등을 가상으로 구현했으며 고가의 공학용 장비를 원활히 수급하지 못해 학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교육 현장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넥시빌’은 웹 기반 디지털 트윈 플랫폼을 소개했다. 디지털 트윈이란 실제 사물이나 환경을 디지털로 재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기존에는 서로 다른 소프트웨어에서 출력된 데이터를 조합해 디지털 트윈을 구현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넥시빌이 구상하고 있는 플랫폼을 이용하면 웹 상에서 간단히 접속해 드래그앤드롭 조작만으로도 편리하게 디지털 트윈 관련 작업이 가능하며, 설계 자동화 및 외부 API 연계, 실시간 데이터 처리 등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마인드허브’는 뇌졸증 환자에 특화된 솔루션인 ‘제니코그 VR(ZENICOG VR)’을 소개했다. 인지 및 행동 능력이 저하된 뇌졸증 환자의 재활을 돕는 의사사통 훈련, 그리고 일상재경험 VR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편의성도 우수하다고 강조했다.
‘어라운디’는 최근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점에 착안, 반려동물이 세상을 먼저 떠난 후 겪는 이른바 ‘팻로스 증후군’을 치료하는 시스템을 공개했다. 이를 위해 VR 기술을 적극 적용했으며.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을 비롯한 전문 기관과의 파트너십도 맺었다고 밝혔다.
‘아이콘’은 최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어린이 대상 코딩 교육을 위한 AI 기반 AR 솔루션을 소개했다. 동화를 들은 후 코딩카드를 나열하는 과정을 거쳐 애니메이션을 획득하는 구조로 되어있으며 이를 통해 코딩 및 스토리 텔링 교육, 그리고 게이미피케이션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쿠드로보틱스’는 가정용 소셜 로봇을 지향하는 ‘나로봇’을 선보였다. 이는 음성인식 대화, 다양한 감정표현, 로봇 성장형 콘텐츠, 수면 유도 알람 기능, 스마트폰 충전 및 전달, 비전 인식 AI 등의 기능을 기본으로 탑재했으며, 추가 옵션인 ‘나로팩’의 장착으로 스피커, 반려동물 돌보기, 식물 재배 등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이날 행사에선 아이디어를 넘어 상용화 단계에 이른 NRP 6기 16개사의 솔루션도 발표되어 눈길을 끌었다. 2021 NRP 데모데이 쇼케이스 행사는 11월 25일까지 이어지며, 25일에는 공공서비스 연계 지원 9개 프로젝트 및 VR/AR 상생 컨설팅 12개 아이템이 소개될 예정이다.
한편, 이번 행사는 오프라인 행사와 더불어 유튜브를 통한 실시간 방송, 그리고 온라인 공간인 ‘개더타운’을 통한 비대면 비즈미팅도 함께 진행되었다. 오프라인 중심의 과거 행사와 달리, 이번 행사는 온라인의 비중을 크게 높여 메타버스 시대로 진입하고 있는 최근의 세태를 반영했다고 경기콘텐츠진흥원의 관계자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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