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을 창업에 적용해보자. 창업을 하려면 ‘사업’에 대한 불안을 극복하고 시장 분석을 통한 사업 아이템 선정 그리고 그 외의 행정적인 절차도 끝내야 한다. 그렇다면, 나머지 반은 어디서 채워야 할까? 창업 이후로 3년 이내에 ‘죽음의 계곡’을 넘지 못해 사라지는 스타트업이 70%에 달하면서, ‘나머지 반’을 채우는 문제는 서둘러 해결해야 할 문제로 부상했다.
이에 우리 정부는 시마다 창업지원기관을 두면서, 스타트업이 과감한 혁신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창업지원기관은 지역 내 경제 활성화를 위해 창업 기업을 발굴하고 지원하며, 예비창업자 및 창업기업의 역량 강화를 위한 기관과 유관기관 및 프로그램 연계 등을 지원한다.
지난 25일 송도의 인천스타트업파크에서 열린 인천의 최대 창업 페스티벌 ‘I-STARTUP 2021’ 행사는 창업 생태계를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I-STARTUP은 인천지방중소벤처기업청과 인천광역시가 주최하고 인천창업보육협의회·인천테크노파크 등의 8개 인천창업지원기관이 주관하는 인천의 대표 창업·밴처 행사로 2017년 처음 개최돼 올해로 5년째를 맞이했다.
I-STARTUP에선 인천 지역의 모든 시민이 참여해 우수창업기업이 낸 성과를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지난해엔 1만 3500여 명이 온라인으로 참여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는 축제로 발전했다. 창업기업은 행사에 참여해 성과를 공유하면서 홍보와 네트워킹의 기회를 얻게 된다. 행사는 코로나19로 인해 작년과 마찬가지로 비대면 방식을 채택해 온라인으로 생방송 됐으며, 엄격한 방역 관리하에 진행됐다.
“인천시와 시민, 기업이 날개를 달 수 있도록”
행사를 시작하기 전 박남춘 인천시장이 보낸 축하 메시지가 전달됐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많은 사람들이 I-STARTUP 행사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인천이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충분히 갖췄기 때문”이라면서 “(이에 따라) 인천에서 바이오, 수소, 항공(MRO) 등의 미래 산업에 도전하는 인재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천시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들에게 날개를 달아주기 위해서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에 대한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유동준 인천지방중소기업벤처장은 “(이번 행사를 시작하기에 앞서) 온라인 전시관을 통해서 일반 시민과 바이어 그리고 창업기업 간의 화상 전문 상담 기능과 실시간 채팅이 가능하도록 해, 창업기업이 홍보와 투자 유치를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한 바 있다. 앞으로도 지역의 창업 벤처기업이 도약을 할 수 있도록, 인천시와 각 관계기관과 긴밀하게 협의를 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후로 인천 지역 내의 창업 활성화에 힘쓴 지원기관과 창업기관에 대한 시상이 이어졌다. 창업 지원기관 중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표창’은 인천대학교, 인천테크노파크,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인천청년창업사관학교가 수상했다. ‘인천광역시장 표창’은 기술보증기금, 한국창업보육협회, 한국폴리텍2대학교가, ‘인천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표창’은 남동구청년창업지원센터,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 인하대학교가 받았다.
창업기업 표창은 ‘중소벤처기업부장관’, ‘인천광역시장’, ‘인천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창업보육협회장’ 총 4가지로 나뉘었다. 중소벤처기업부장관 상은 ‘누비랩’, ‘리보’, ‘어벤션’이 받았다. 인천광역시장 상은 ‘더좋은운동으로’, ‘애즈위메이크’ 등 총 5사의 기업에게 돌아갔다.
인천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상은 ‘뉴로팩’, ‘델버’ 등 6사의 기업이, 창업보육협회장 상은 ‘공새로’, ‘몬드리안에이아이’를 포함해 총 6사의 기업이 수상했다.
“창업의 시작은 ‘시장 흐름과 소비자 욕구’이다”
행사 2부의 순서는 ‘창업성공사례 강연’, ‘창업경진대회 왕중왕전(학생 부문)’, ‘창업/벤처기업 우수제품 언박싱’, 그리고 마지막으로 ‘글로벌미디어어워드 시상식’, ‘창업아이디어 공모전 시상(일반, 학생)’ 순으로 이어졌다.
창업성공사례 강연에선 요리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의 한식 전문 셰프로 이름을 알린 이원일 셰프가 창업 사례를 소개했다. 그가 이 자리에서 강조한 것은 ‘시장의 흐름이 어떻게 바뀌고, 소비자가 바라는 바가 무엇인지 날카롭게 포착하는 안목’이었다.
이원일 셰프는 “첫 창업은 내가 원하는 분야에서 시작했지만, 시장의 흐름과 관련이 없어 수요가 발생하지 않았다. 다른 사업 아이템을 고민하다 발견한 시장의 흐름은 ‘빵’이었다. 빵집 브랜드를 만들었고 유의미한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시장의 흐름에 잘 맞췄기에 가능한 결과였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로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시장의 흐름에 맞춰 신선도를 주제로 한 ‘이원일의 식탁’ 가게를 냈다. 이 가게의 총 좌석 수는 16개인데, 한정성이란 특수성을 부여하면서 가치 있는 음식에 걸맞은 비용을 지불한다는 컨셉이다”고 설명했다.
‘시장의 흐름과 소비자의 욕구를 어떻게 분석할 수 있는지’ 청중이 묻자, 그는 빅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원일 셰프는 “정보가 굉장히 방대해졌고, 전파 속도도 무척이나 빨라졌다. 이젠 책이나 신문을 읽는 것만으로 세상을 이해하기 쉽지 않다. 나는 작은 음식점 업장을 낼 때도 빅데이터 분석을 참고한다. 데이터를 가공해 통찰을 제공하는 서비스들이 많이 나왔으니 이를 활용하길 권한다”고 답했다. 창업 생태계 저변 확대와 우수한 제품의 홍보
창업경진대회 왕중왕전 학생 부문엔 초/중등부 ‘서.승.연 최고조’와 ‘디올 사업가’, 고등부 ‘은가비’와 ‘포옹’이 참여했다. 이날 창업경진대회는 미래 세대의 관심이 향하는 방향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그들의 사업 아이템이 공통적으로 가리키는 것은 ‘환경 보호’, ‘복지’ 등의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가치들이었다.
‘서.승.현 최고조’는 폐지를 줍는 노인이 차 사고를 당하는 일이 많다는 문제를 발견했고, 주변 사물을 감지하는 손수레를 만들었다. 안전 조끼에 부착된 초소형 카메라가 다가오는 주변 사물을 인식해 골전도 이어폰으로 착용자에게 알림을 보내고, 손수레에 부착된 LED 조명등을 작동 시켜 위험을 알린다. 기존 손수레에 조명등을 부착해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디올 사업가’는 반려동물의 목욕 시 이용하는 지지대를 소개했다. 반려동물은 주 2~3회 목욕을 시켜야 하는데, 이때 반려견이 벗어나려고 하면 주인과 반려동물 모두 다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동물을 지지대에 고정하는 것이다. 경쟁사 제품과 달리 이들의 제품은 높이 조절이 가능하며, 반려견 몸에 맞게 거치대를 조절할 수 있다.
‘은가비’는 마스크 폐기물로 3D 프린터의 재료인 필라멘트를 만드는 아이디어를 설명했다. 한국에서 하루 동안 쓰고 버리는 마스크가 2천만 개에 달한다는 점에 착안해, 이를 재활용해 친환경적인 필라멘트를 만드는 것이다. 마스크의 고리와 철제를 분리한 뒤 녹여 필라멘트를 만드는 방식이다.
‘포옹’은 커피 찌꺼기를 활용한 탈취제를 선보였다. 매년 버려지는 15만 톤의 커피 찌꺼기를 재활용해 환경을 보호하고자 만들었다. 앞으로 탈취제 외에도 커피 찌꺼기를 활용한 연필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들 계획이다.
이후엔 ‘우수 창업/벤처기업의 제품 언박싱’ 행사가 이어졌다. 언박싱 행사는 베트남 시장 바이어를 타깃으로 진행됐으며, 유튜브나 페이스북 등의 SNS로 생중계됐다. 원활한 소통을 위해 32만 명의 유튜브 구독자 수를 보유한 베트남 인플루언서 ‘톤 탄(Ton Thanh)’이 방송 진행과 통역을 담당했다.
언박싱 행사엔 씨에스이엔엘(공기청정 마스크), 로이코그룹(반려동물 장난감 지급기), 느루(어린이용 수면등), 빅드림컨텐츠(장난감 구독 박스), 이엘와이컴퍼니(비건 화장품) 등 총 9사의 기업이 참여했다.
‘인천의 미래를 이끌어나갈 인재’
행사는 창업경진대회 시상식으로 마무리됐다. 학생 부문 창업경진대회의 고등부 대상은 ‘은가비’, 최우수상은 ‘포옹’이 수상했다. 은가비 팀은 “환경 쪽에 관심이 많아, 환경 보호를 위한 아이템을 만들었다. 앞으로 코스피 200에 드는 기업이 되고 싶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초/중등부 대상은 ‘서.승.현 최고조’, 최우수상은 ‘디올’에게 돌아갔다. 서.승.현 최고조는 “앞으로도 주변에 힘든 사람이 있으면 이들을 돕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각 부문의 대상팀을 지도한 교사에겐 우수 교사상을 수여했는데, 해당 상은 초/중등부의 지명자 교사와 고등부의 양대광 교사에게 돌아갔다.
일반인 부문 창업경진대회 대상 수상 기업은 ‘에코드인’이었다. 최우수상은 ‘팩토리 1907’, ‘일삼오칠’, 우수상은 ‘인천패들보트’, ‘삼공육’이 각각 수상했다. 에코드인의 김지환 팀장은 “에코드인은 재활용품을 활용한 환경교육용 키트를 만드는 기업이다. 앞으로 환경을 위한 교육의 중심이 되는 기업이 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세계 유수의 미디어가 10개 기업을 중 대상을 선정한 ‘글로벌 미디어 어워드’의 1등 상은 ‘딥팜’에게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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