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건강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살아있는 유산균,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을 복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장내 환경에 유익한 작용을 하는 유익균을 증식하고 유해균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배변활동이 원활해지고 장 건강에 도움을 줄 뿐 아니라 면역력을 높이는 데도 도움을 준다.
하지만 살아있는 균을 섭취하는 것은 경우에 따라서 오히려 장 건강을 해칠 수 있다. 특히 암 환자 등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는 일부에서는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가장 흔하게 알려진 부작용 중에는 소화기 증상이 있다. 설사, 복통, 복부 팽만감, 구역, 구토 증상이 발생할 수 있으며 피부 발진이나 가벼운 여드름이 나타나기도 한다. 최창환 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프로바이오틱스를 복용한 뒤 드물기는 하지만 패혈증(균혈증), 장 허혈, 심내막염 등도 보고된 적이 있다”며 “이전에 없던 증상이 발생하면 먹는 것을 멈추고 병원을 찾아 전문의와 상담을 받아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프로바이오틱스 복용에 따른 부작용은 일반적으로 심각한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에게서 좀 더 흔하게 발생한다. 특히 암 환자 등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경우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최 교수는 “실제로 전립선암과 대장암 환자에서 프로바이오틱스 복용 후 알레르기성 질환이 발생한 사례가 있고 급성췌장염 등으로 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자에서 심내막염, 패혈증과 같이 심각한 합병증이 보고된 적도 있다”며 “암으로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이거나 면역억제제를 복용 중인 환자, 심각한 만성 질환이 있는 환자는 면역력이 저하된 상태기 때문에 유산균이 병원성 세균처럼 작용해 느슨해진 점막장벽을 통해 혈관으로 균이 유입돼 패혈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저질환자는 아니지만 노인과 유아에서는 프로바이오틱스와 관련된 부작용의 발생률이 일반 성인보다 다소 높다. 노인에서는 패혈증, 간농양 등이 보고된 사례들도 있다.
살아있는 미생물이 포함돼 있는 세균이기 때문에 수술로 소장을 일부 제거했거나 선천적으로 장이 짧은 ‘단장증후군’ 환자의 경우 유산균(락토바실러스)이 장내 세균총 변화를 일으켜 혈액이 세균에 감염되는 균혈증을 일으킨 경우가 보고되고 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일반적으로 안전하고 우리 몸에 유익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현재까지 작용기전이 명확하지 않은 것이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최 교수는 “프로바이오틱스가 인체에 여러 가지 유익한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은 의학적 근거가 부족하고 대부분의 임상 연구는 한계점이 있어 현재로서는 질병의 예방과 치료 방법을 대체하기는 어렵다”며 “기존 치료에 보조요법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최근에는 사균체를 이용한 포스트바이오틱스의 연구도 진행 중이다. 사균의 경우 면역저하 상태에서 생균이 가지는 부작용이 없기 때문에 대안으로 생각해볼 수 있지만 아직은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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