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13 ‘통화·문자 먹통’ 사태가 계속되고 있다. 수백명이 수주째 피해를 호소하고 있지만, 제조사와 통신사 모두 아직까지 명확한 원인을 찾지 못한 상태다.
더 큰 문제는 정부다. 수백명의 피해자들로부터 관련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데도, 관할 문제를 이유로 아직 실태조사조차 착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LGU+망 가입 아이폰13’에서 발생한 통화·문자 불통, 여전히 지속
현재 통화 불통 문제가 주로 발생하고 있는 단말기는 애플이 지난 10월 국내에 출시한 아이폰13 시리즈다. 특히 아이폰13 사용자 중 LG유플러스 및 LG유플러스 망 알뜰폰 가입자를 중심으로 통화 불통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현재 피해자들이 공통적으로 호소하는 증상은 전화나 제때 걸려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화와 문자가 제 시간에 수신되지 않고, 짧게는 몇분에서 길게는 몇시간 뒤에야 부재중 알림 문자(매너콜)만 오는 등 통화 지연 장애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13 이용자 중 LG유플러스 외에도 SK텔레콤과 KT 가입자들 중에서도 통화 불량 문제를 호소하는 사람들도 일부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SK텔레콤과 KT 측은 관련 문제로 접수된 사안은 없다는 입장이다.
7일 현재 카카오톡에 개설된 오픈채팅방 ‘아이폰13 수신불량 피해자 모임’에 모인 피해자수는 426명에 달한다.
◇피해자 대응은 LGU+만…애플은 별도 안내·가이드라인 없어
현재 피해자들을 상대로 유일하게 대응에 나선 것은 피해자들이 몰려있는 통신사인 LG유플러스뿐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 3일부터 아이폰13 통화 문제 고객센터 전용상담창구를 개설하고 원하는 사람들에게 아이폰12 시리즈를 임대폰으로 대여하고 있다. 현재 LG유플러스에서 아이폰12 시리즈를 임대한 사람은 약 60여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 측은 문제 해결을 위해 애플에 오류 로그 데이터를 보내 공동조사도 요청한 상태다.
애플 측은 관련 문제에 대해 별다른 소비자 대응은 하고 있지 않다. 애플 고객센터에서는 이번 현상에 대한 별도의 가이드라인은 없다고 선을 긋고 있는 상태다.
애플 측에 항의한 한 피해자는 “애플 고객센터에 연락해 엔지니어랑 통화시켜달라니 (엔지니어가) 외국 사람이라 자기도 메일로 소통한다며 통화가 가능하시겠냐는 답변을 들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그러나 임대폰으로 ‘급한 불’은 끈 피해자들 역시 불만을 말하고 있다. LG유플러스에서 제공한 임대폰의 경우 보험에도 가입하지 못하는데도 파손 등 문제가 생길 경우 수십만원에 달하는 수리비를 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 피해자는 “말도 안되는 통화 불통 문제가 발생해 최신 폰을 구매하고도 원치않게 임대폰을 사용하는 건데 신주단지 모시듯 하게 생겼다”며 “위약금 때문에 해지도 못하는데, 하루빨리 문제가 해결되기만 바라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피해 수주째인데…방통위·과기부는 관할·권한 문제 들며 실태조사에 ‘난색’
문제는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모두 관망 중이라는 점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현재 방통위 차원에서 조사하고 점검하는 상황은 아니다”며 “이번 사안의 경우 단말기 문제까지 포함된 부분이기 때문에 방통위가 직접적으로 관여하는데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기통신서비스 이용자들이 지금 불편을 겪고 있고, 보고만 있을 수는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있다”며 “과기정통부와 협의를 하려고 하고는 있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 역시 마찬가지다. 방통위 측 요청이 있으면 협조를 하겠다면서도 아직 구체적인 요청이 있었던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방통위에서 협조 요청이 있으면 저희도 협력해 도와줄 사안”이라면서도 “과기정통부에도 현장에 나가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것도 아니고, 제조사에 자료 제출을 해달라 할 수 있는 것도 아닌 상황”이라며 난색을 표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애플과 LG유플러스 모두 이번 사태의 원인이 자기가 아닌 상대방에 있다고 보고 있는데다, 어떤 기종에서 문제가 발생하는지도 ‘랜덤’이라 단시일 내에 조사 결과가 나올지는 미지수”라며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문제 해결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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