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치료제, 국내 첫 병원 생산…소아백혈병 무료 치료길 열려

  • 뉴시스
  • 입력 2021년 12월 9일 13시 58분


소아 백혈병 환아들이 국내 병원에서 생산한 ‘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를 무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기존 해외 CAR-T 치료제는 치료비가 회당 5억 원에 달해 ‘그림의 떡’에 불과했다.

서울대병원은 지난 8일 ‘소아청소년 급성림프모구백혈병 대상 ‘CAR-T 치료’ 임상연구를 승인받았다고 9일 밝혔다. 임상연구계획을 제출한 지 약 8개월 만이다.

CAR-T 치료란 환자 혈액에서 얻은 면역세포(T세포)가 암을 잘 인식할 수 있도록 유전자 조작을 거친 뒤, 배양해 다시 환자의 몸속에 집어넣는 치료법이다. 면역세포가 암세포만을 찾아 정확히 표적하면서도 체내 정상세포 손상을 최소화해 획기적인 최신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첨단재생바이오법이 시행되면서 서울대병원은 지난 4월 백혈병 환아를 위한 ‘병원 생산 CAR-T 치료’ 임상연구계획을 보건복지부에 제출했다. 복지부와 식약처의 심의를 거쳐 지난 8일 국내 최초로 고위험 첨단재생의료 임상연구 승인을 받았다.

서울대병원은 재발성·불응성 소아청소년 급성림프모구백혈병 환자를 대상으로 본격적인 임상 연구에 나설 예정이다. 기존 해외 CAR-T 치료제는 치료비가 회당 5억 원에 달해 접근 자체가 어려웠다. 하지만 서울대병원 임상연구가 공식적으로 승인받으면서 환자들은 병원에서 생산한 CAR-T 치료제를 무상으로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비용 뿐 아니라 속도 면에서도 우수하다. 기존 CAR-T 치료제는 환자의 T세포를 해외로 보내고, 증식해 다시 주입하기까지 평균 3주가 소요됐다. 이번 CAR-T 치료제는 병원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평균 12일로 크게 단축된다. 시간을 다투는 급성림프모구백혈병 환아가 신속한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병원이 자체적으로 CAR-T 치료제를 생산해 임상연구를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4년 간 준비해온 연구 책임자 강형진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오랜 심의 끝에 연구계획을 승인받아 기쁘다”면서도 “국내 최초의 연구인 만큼 오랜 심의를 거쳤고, 그 사이 치료받지 못한 환아들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구가 비용 부담으로 CAR-T 치료를 받지 못한 국내 소아청소년 백혈병 환아들에게 희망이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대병원은 국내 연구자들이 개발한 CAR-T 치료제를 환자들에게 쉽게 적용될 수 있도록 병원 자산을 활용해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생산-전임상시험-임상시험까지 한꺼번에 진행할 수 있는 ‘CAR-T 개발 원스톱 시스템’을 준비 중이다. 이번 소아백혈병 CAR-T 치료제 뿐 아니라 여러 질환에 적용할 수 있는 CAR-T 치료제 개발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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