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인사이트] ‘2021 서울모빌리티쇼’에서 만난 친환경 모빌리티

  • 동아닷컴
  • 입력 2021년 12월 9일 15시 27분


모빌리티(mobility). 최근 몇 년간 많이 들려오는 단어입니다. 한국어로 해석해보자면, ‘이동성’ 정도가 적당하겠네요. 그런데 말입니다. 어느 순간부터 자동차도 모빌리티, 킥보드도 모빌리티, 심지어 드론도 모빌리티라고 말합니다. 대체 기준이 뭘까요? 무슨 뜻인지조차 헷갈리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지난 몇 년간 세계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스타 벤처 중 상당수는 모빌리티 기업이었습니다.

‘마치 유행어처럼 여기저기에서 쓰이고 있지만 도대체 무슨 뜻인지, 어디부터 어디까지 모빌리티라고 부르는지 도무지 모르겠다!’라는 분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모빌리티 인사이트]를 통해 국내외에서 주목받는 다양한 모빌리티 기업과 서비스를 소개합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차량호출 서비스부터 아직은 낯선 ‘마이크로 모빌리티’, ‘MaaS’, 모빌리티 산업의 꽃이라는 ‘자율 주행’ 등 모빌리티 인사이트가 국내외 사례 취합 분석해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하나씩 알려 드립니다.

친환경이 대세? 그린슈머(Greensumer)의 등장

어느 때보다 ‘친환경’에 주목하는 요즈음입니다. 카페에 개인 텀블러를 들고 가서 아메리카노를 주문하고, 대형마트에 에코백을 들고 가서 장을 봅니다. 쓰레기 배출을 줄이고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하고 있죠. 최근 스타벅스는 매장 방문 고객에게 일회용 컵 대신 재활용 컵을 제공하는 행사를 열기도 했는데요. 친환경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시작하면서 기업들도 저마다 친환경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지난 2021년 8월, ‘대학내일 20대 연구소’가 발간한 ‘2021 MZ 세대 친환경 실천 및 소비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MZ 세대 중 88.5%는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비율도 58%에 달한다고 해요. ‘제로 웨이스트(모든 제품을 재사용할 수 있도록 장려하며, 폐기물을 방지하는데 초점을 맞춘 원칙)’에 대한 관심과 실천은 젊은 세대까지 넓혀졌다는 뜻이죠.

출처: 필자 제공
출처: 필자 제공

저도 에코백, 텀블러를 가지고 다닙니다. 크게 불편하지 않고, 오히려 편할 때도 있어요. 환경오염에도 참여할 수 있구요.

맞습니다. 인디언 격언 중에 ‘자연은 물려받은 유산이 아니라 후세에게 빌려온 것’이란 말도 있잖아요. 환경오염 등으로 인한 피해와 후세가 겪을 고통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우리 모두 환경보호를 위해 앞장서야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구의 환경은 계속 나빠지고 있습니다. 유엔(UN)에 따르면, 시간이 지날수록 탄소 배출량 증가 등으로 기후변화는 심각해지는 상황인데요. 현재 지구의 평균 온도는 1800년대 후반과 비교해 약 1.1°C 증가했다고 합니다. 또한, 2011년부터 2020년까지는 날씨를 관측한 이래 가장 따뜻했던 10년이었다고 하네요.

이에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의 121개 국가는 조금이나마 환경오염을 예방하고자 ‘2050 탄소중립 목표 기후동맹’에 가입하고, 탄소 절감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단기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극복 및 일자리 대책, 중기적으로 포스트코로나를 대비한 한국판 뉴딜 정책을 발표했는데요. 환경보호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그린 뉴딜을 한국판 뉴딜 정책에 포함시켰습니다. 특히, 2020년 발표 당시 한국판 뉴딜의 총 예산 160조 원 중 그린 뉴딜에만 약 73조 원을 배정하며 중요성을 부각시켰죠.

정부는 그린 뉴딜의 주요 과제 중 하나로 ‘전기차·수소차 등 그린 모빌리티 보급 확대’를 위해 오는 2025년까지 총 13.4조 원을 지원합니다(전기차 8조 원, 수소차 5.4조 원). 친환경 자동차 및 유관 플랫폼 보급률을 높이기 위함인데요. 전기차 113만 대, 수소차 20만 대, 급속 충전기 1.5만 대, 완속 충전기 3만 대, 수소 충전기 450대 등을 보급할 계획입니다. 향후 국내 친환경 자동차 이용 편의성은 그만큼 높아지겠죠.

출처: 필자 제공
출처: 필자 제공

전 세계가 환경보호에 나섰고, 우리나라도 함께하고 있었네요. 모빌리티 관련 지원 규모도 상당하구요. 그렇다면 모빌리티 기업들도 환경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나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친환경 자동차 생산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045 탄소중립’ 전략을 대외적으로 발표했으며, 볼보, 다임러, BYD, 재규어 & 랜드로버 등 해외 완성차 업체도 2040년부터 무공해 자동차를 포함한 라인업을 완성할 것이라 발표했죠.

지난 2021년 12월 5일, 전시회를 마무리한 ‘2021 서울 모빌리티쇼’에서도 다양한 친환경 자동차와 관련 에너지 및 인프라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전 차종을 전기차로 구성해 전시했죠. 이외에도 여러 해외 완성차 업체가 주력 차종으로 미래 전기차를 앞에 내세웠습니다. 전기차뿐만 아니라 에너지원을 고려한 다양한 전기 발전 관련 설비도 함께 소개했죠.

충전 중인 전기 자동차 엔진, 출처: 한국인사이트연구소
충전 중인 전기 자동차 엔진, 출처: 한국인사이트연구소

전기차가 그렇게 많았나요?

전체적으로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전기 자동차를 더 많이 전시했습니다. 여러 완성차 업체가 말이죠. 주목할 부분은 ‘목적 기능별 전기차’를 선보였다는 것입니다. 전기차를 전략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한거죠.

고객 충성도 확대를 위한 마케팅의 일환으로 일부 완성차 업체는 헤리티지 전기차를 전시했습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1975년 출시했던 국산차 최초 고유 모델 ‘포니’를 전기차로 만들어 선보였습니다. 국내 최초로 마이카 시대를 연 주역이었던 포니의 등장은 관람객들의 향수를 자극했죠.

전기 자동차로 재탄생한 포니, 출처: 한국인사이트연구소
전기 자동차로 재탄생한 포니, 출처: 한국인사이트연구소

소형 전기트럭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마사다(MASADA), 대창모터스, 디피코 등 국내 중견 자동차 업체가 소량 화물 운송에 용이한 소형 전기트럭(2인승)을 선보였어요. 실용성, 효율성, 경제성 등에 집중한 모델이었는데요. 1,000만 원대 가격으로 발표해 높은 관심을 받았죠.

서울 모빌리티쇼에 선보인 여러 소형 전기트럭, 출처: 한국인사이트연구소
서울 모빌리티쇼에 선보인 여러 소형 전기트럭, 출처: 한국인사이트연구소

현대자동차와 한국자동차연구원은 각각 수소트럭 ‘엑시언트’와 ‘자율주행 수소버스’를 전시했습니다. 고압 수소 레귤레이터, 핵심부품 등 관련 부품도 전시했죠. 수소차는 전기차 대비 시장 규모는 아직 작지만, 전세계 연평균 성장률은 68.52%에 달합니다. 전기차의 전세계 연평균 성장률 24.30% 보다 약 2.8배 높은 수준이죠.

출처: 한국인사이트연구소
출처: 한국인사이트연구소

서울 모빌리티쇼에서 모빌리티 에너지원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나요?

전 세계가 전기차에 집중하는 가장 큰 이유는 ‘탄소중립(Carbon Neutral)’을 실현하기 위해서죠. 그런데 아직도 전기를 만들기 위해 40% 이상 석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비중은 60% 이상이죠. 전기차 사용이 늘어나면서 내연기관 자동차 운행 감소로 탄소 배출량은 조금씩 줄어들겠지만,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 자체에서 여전히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셈입니다. 즉, 친환경 에너지원 생산을 고민해야 하는 단계죠. 태양광 발전소, 풍력 발전소, 수력 발전소 등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아이솔라에너지는 태양광 에너지를 활용한 전기차 충전 시설을 전시했습니다. 낮에 태양광 에너지를 활용, 하루 약 10~12kWh의 전기를 생산한다네요. 이정도면 평균전비 5km/kWh 자동차일 경우, 50~60km를 주행할 수 있습니다.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한 충전 시설을 늘린다면, 탄소중립으로 가는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는 뜻이죠.

태양광 에너지를 활용한 전기 충전기, 출처: 한국인사이트연구소
태양광 에너지를 활용한 전기 충전기, 출처: 한국인사이트연구소

하지만, 갈 길은 여전히 멀고도 험합니다. 전기차만 생산하고,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해 전기를 생산해도, 현재 도로를 주행하는 자동차를 100% 무공해 자동차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최소 20년이 필요하다고 하네요. 실질적인 탄소중립을 위한 내연기관 자동차 감소는 넘어야 할 산이 많이 남았다는 뜻이죠.

그렇다고 내연기관 자동차를 당장 내일부터 바꾸라고 할 수는 없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연료도 선보였습니다. 바로 휘발유에 바이오연료를 혼합하는 방법인데요. 바이오연료란, 곡물이나 식물, 나무, 해조류, 축산폐기물 등에서 추출해 발효시키는 방식으로 만든 연료를 뜻합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수송용 연료에 대한 신재생 에너지 확대 정책 일환으로 ‘신재생 에너지 연료 혼합의무화제도(Renewable Fule Standards, 이하 RFS)’를 시행하고 있는데요. 아직 경유 차량에만 RFS를 시행하고 있어 아쉽습니다. 같은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미국이나 유럽 대비 혼합 비율도 낮은 수준이구요. 쉽지 않겠지만,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다양한 방면을 고려한 정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바이오연료를 소개하는 미국곡물협회, 출처: 한국인사이트연구소
바이오연료를 소개하는 미국곡물협회, 출처: 한국인사이트연구소

글 / 한국인사이트연구소 김아람 책임연구원

한국인사이트연구소는 시장 환경과 기술, 정책, 소비자 측면에서 체계적인 방법론과 경험을 통해 다양한 민간기업과 공공에 필요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컨설팅 전문 기업이다. 모빌리티 사업의 가능성을 파악하고, 모빌리티 DB 구축 및 고도화, 자동차 서비스 신사업 발굴, 자율주행 자동차 동향 연구 등 모빌리티 산업을 다각도로 연구하고 있다. 지난 2020년 ‘모빌리티 인사이트 데이’라는 전문 컨퍼런스를 개최한 것을 시작으로 모빌리티 전문 리서치를 강화하고 있으며, 모빌리티 분야의 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 ‘모빌리티 인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정리 / 동아닷컴 IT 전문 권명관 기자 tornados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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