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이어폰 한쪽의 무게는 약 5~10g에 불과하지만, 내부에는 대단히 많은 부품이 집약돼있다. 제품 동작에 필요한 배터리와 오디오 재생을 위한 사운드용 부품 이외에도 전원 충전을 위한 기판과 터치 컨트롤을 위한 부품, 블루투스 수신을 위한 안테나와 기판, 음성 통화를 위한 마이크가 기본적으로 들어간다. 만약 노이즈 캔슬링을 탑재한 제품이면 노이즈 캔슬링을 위한 부품과 마이크가 추가로 들어간다. 품질의 핵심은 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 신호인 소리로 출력하는 스피커 모듈이지만, 칩셋 역시 스피커만큼 중요하다.
무선 이어폰의 칩셋은 보통 음질이나 배터리 효율 등으로 인해 잘 부각되지 않지만, 실제로는 음원의 재생 능력과 장치 연결성, 블루투스 효율,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음성 통화 등의 성능과 직결되는 핵심 부품이다. 칩셋의 완성도가 떨어질 경우 연결성이나 호환성이 불만족스럽고, 통화 음질이나 음질이 떨어진다. 당연히 성능이 검증된 제조사의 칩셋을 쓰는 게 좋다. 문제는 제조사가 어떤 칩셋을 밝히지 않는다면, 소비자로서는 제품을 뜯어보지 않는 한 확인할 방법이 없다. 그런 가운데 브리츠(Britz)의 블루투스 이어폰, 어쿠스틱 TWS프로(Acoustic TWSPro)는 퀄컴(Qualcomm)의 QCC3040 칩셋을 활용했다고 기재된 몇 안 되는 제품 중 하나다. 믿을 수 있는 퀄컴 칩셋 활용, 기본 구성부터 성능은?
브리츠 어쿠스틱 TWS프로는 브리츠의 어쿠스틱 TWS 시리즈 중 최신작으로, 지난해 8월 출시했다. 신제품답게 퀄컴의 최신 보급-중급형 무선 이어폰 칩셋인 ‘QCC3040’ 칩셋을 탑재해 최신 기능들을 지원한다. 우선 이어폰 코덱은 퀄컴 aptX 어댑티브(Adaptive) 코덱과 aptX, SBC를 지원하며, 스냅드래곤 855 프로세서 이상 스마트폰과 조합 시 최적의 연결성을 제공한다. 블루투스 버전도 데이터 보안을 확보하면서 전력 소모량은 줄인 5.2 버전이 사용되었고, ‘퀄컴 트루 와이어리스 미러링’ 기술이 적용돼 이어폰을 한쪽만 사용하다가 반대쪽으로 교체해도 음악이나 통화가 끊어지지 않고 자연스럽게 반대쪽으로 연결된다.
이어폰 자체의 성능은 큰 특색이 없는 저음 강조형이며, 밀폐형 구조(커널형)로 돼있어 주변의 소음을 잘 차단한다. 음원을 재생하는 드라이버는 6mm 다이내믹 드라이버가 사용됐고, 최대 95±3dB의 음압 감도를 갖췄다. 다이내믹 드라이버는 다이어프램이 장착된 내부에 자성을 흘려 넣어 진동을 만들고, 이를 통해 소리를 구현하는 방식으로 흔히 중저음 음역대의 해상력이 두드러진다. 브리츠 어쿠스틱 TWS프로에 탑재된 다이내믹 드라이버도 저음역대가 강조되는 편이어서 가요나 팝 등 대중 음악 감상에 적절하다.
디자인은 케이스와 이어폰 모두 검은색 무광으로 돼있고, 안쪽에 이어폰 수납부만 유광 처리돼있다. 무광 처리는 유분이 잘 묻는다는 단점은 있지만 유광에 비해 흠집이 나더라도 티가 잘 나지 않기 때문에 오래 사용해도 깔끔한 느낌을 준다. 케이스는 자석으로 고정돼 스스로 열리지 않게 돼있고, 케이스 전면에 LED가 있어 충전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충전은 USB-C로 연결되며, 배터리는 이어폰이 각각 60밀리암페어(mAh), 케이스가 500mAh다. 블루투스 5.2의 전력효율성 덕분에 이어폰은 한 번에 최대 12시간까지 연속 사용할 수 있고, 케이스를 통해 2.5회 재충전하면 총 42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이어폰에 IP65 등급의 방수가 적용돼있다. IP65 등급이면 모든 방향에서 분사되는 높은 수압의 물줄기로부터 보호되지만, 제한적인 수준이 유입될 수 있다는 의미다. 샤워기를 직격으로 맞는 수준에서는 유입될 수 있지만, 약하게 물을 쏟거나 땀이 흐르는 정도는 충분히 막는다. 고가의 무선 이어폰이라면 이보다 높은 수준의 방진 방수 기능이 적용되긴 하나, 6만 원대 가격에서 이 정도 등급은 드문 만큼 무난하게 쓰기에 좋다. 예시처럼 이어폰이 젖었다면 곧바로 털어낸 다음, 완전히 말린 후에 케이스에 넣어서 충전하길 바란다.
제품을 연결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연결할 제품에서 블루투스를 켜고, 이어폰의 양쪽 버튼을 3초 이상 길게 누르면 LED 상태 표시등이 빨간색과 파란색으로 교차 점멸하며 검색 가능한 상태가 된다. 이때 스마트폰과 연결하면 이후부터는 자동으로 페어링 돼 케이스에서 꺼내기만 하면 바로 이어폰을 쓸 수 있다.
이어폰의 바깥쪽 측면은 터치 컨트롤을 지원한다. 휴대폰을 꺼낼 필요 없이 이어폰 하우징 테두리를 만져서 음악을 재생하거나 전화를 받는 기능이다. 음악 재생 및 일시 정지는 이어폰 양쪽 중 한 곳만 짧게 누르면 되고, 볼륨을 키우고 줄이는 기능은 각각 오른쪽 및 왼쪽을 길게 누르면 된다. 각각의 버튼을 짧게 두 번 누르면 다음 혹은 이전 트랙으로 이동한다. 만약 전화가 걸려왔을 때는 아무 방향 이어폰을 짧게 누르면 받아지고, 길게 누르면 통화가 종료된다. 터치 감도는 나쁘지 않지만, 터치 시 알림음이 제공되지 않으므로 사용 중에 착각하기 쉽다. 가성비는 무난, 연결성은 기대 이상
처음부터 고가의 무선 이어폰을 활용하면 칩셋의 중요성을 잘 모르지만, 저가형 이어폰을 사용해왔다면 칩셋의 중요성을 쉽게 느낄 수 있다. 보급형 칩셋을 쓴 무선 이어폰은 이어폰을 꺼내자마자 자동으로 켜지고 스마트폰과 연결되지 않기 때문에, 사용자가 직접 전원을 켜고 블루투스 메뉴에 들어가 페어링을 연결해야 한다. 또한 도달 거리가 짧거나 수신 감도가 떨어지고, 통화 중 음성 전달이 명료하게 이뤄지지 않는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하지만 브리츠 어쿠스틱 TWS프로는 퀄컴의 QCC3040 칩셋을 탑재한 덕분에 고성능 이어폰에 가까운 연결성을 보여주고, 배터리 성능도 상당하다.
물론 음향 자체의 특성이 부족하고, 주변의 소음을 차단하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기술이 적용되지 않아 10만 원대 이상 제품들과 비교하면 부족한 점이 느껴진다. 다행히 이어폰 형태가 귀에 잘 맞아 커널 형태만으로도 외부 소음이 제법 잘 차단되는 편이고, 또 음향에 민감하지 않다면 충분히 무난한 수준을 제공한다. 10만 원 아래의 무선 이어폰 중 활동성과 연결성이 좋은 제품을 찾는다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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